류중희 서울과학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학·석·박사, KAIST 경영대학원 및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 올라웍스 창업, 올라웍스 미국 인텔에 매각, 퓨처플레이 창업 / 사진 김문관 기자
류중희
서울과학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학·석·박사, KAIST 경영대학원 및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 올라웍스 창업, 올라웍스 미국 인텔에 매각, 퓨처플레이 창업 / 사진 김문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 큰 충격을 준 역사적 사건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번 위기를 통해 ‘방역이 곧 경제’라는 시각이 즉각 대두됐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비즈니스 출장은 줄고 오프라인 사무실 수요도 감소했다. 화상 전환을 통해 교육에도 일대 혁명이 예고됐다. 초유의 재택근무 실험도 행해졌다. 이는 정보기술(IT) 적용 분야가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4월 24일 서울 역삼동 창업지원공간 ‘마루 180’에서 ‘이코노미조선’과 만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지금 같은 대변혁기에는 대기업보다 발 빠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퓨처플레이는 4월 말 기준 112개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직)다. 류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학·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글로벌 IT 기업 인텔의 임원(상무)이라는 내로라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도 스스로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얼굴 인식 기술이 있는 ‘올라웍스’를 창업했는데, 이 회사를 인텔이 2012년 350억원에 인수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후 퓨처플레이를 창업해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류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후 우리가 사는 도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가 투자한 대표적인 분야 및 회사는 △로보틱스(에일리언로봇·베어로보틱스) △프롭테크(카사·빌드블록) △증강현실(스페이셜), 쇼핑 및 푸드테크(더플랜잇·부루구루) △자율주행(SOS랩·비트센싱) 등이다.

류 대표는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대면의 위험성을 경고한 사건으로, 온라인 상거래로의 변화 가속화를 이끌 것”이라며 “여기서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오프라인도 변해야만 생존할 수 있음을 강하게 알려준 계기가 됐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분야에 대한 신개념 점포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공유 미용실 ‘쉐어스팟’ 내부. 퓨처플레이는 비대면이 불가능한 업종에 대한 새로운 개념의 오프라인 매장을 론칭할 예정이다. 사진 김문관 기자
서울 역삼동에 있는 공유 미용실 ‘쉐어스팟’ 내부. 퓨처플레이는 비대면이 불가능한 업종에 대한 새로운 개념의 오프라인 매장을 론칭할 예정이다. 사진 김문관 기자

‘미래와 논다’는 회사명이 신선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일을 한다. 해외에서는 이런 형태를 ‘스타트업 스튜디오’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일을 하는 사내 그룹 이름이 ‘스튜디오 그룹’이다. 기존 벤처캐피털(VC)은 아이디어에 자금을 투자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사업 초창기에 필요한 건 자금만이 아니다. 퓨처플레이는 VC 활동에 더해 아이디어와 기술 인적 자원 등 많은 것을 지원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뇌과학,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돕는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위기가 미친 영향은.
“코로나19 위기의 핵심은 불특정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인식을 인류에게 심어준 것이다. 그러나 현대 도시 생활에서는 완전한 격리란 불가능하다. 얼마 전 미국 모 기관의 분석 자료를 보니 식당·미용실·약국 등은 사람 손을 사용하지 않으면 영업이 힘든 업종으로 나왔다. 이런 장소를 완전히 다르게 정의하고 개혁해야 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코로나19의 영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50~60대도 쿠팡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던 일을 온라인화하는 일이다. 대표적인 예는 원격의료다. 원격의료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내에서도 규제를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은 온라인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산업군이다. 언택트(untact·비대면)가 불가능한 산업인데, 최근에는 이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오프라인 고도화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2019년에 발병해 명명된 ‘코로나19’는 ‘코로나20’ ‘코로나21’ 등으로 계속 확산할 수 있다. 흔히 앞으로 오프라인이 붕괴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필수 불가결한 곳에서는 사라질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 등장한 공유 미용실 ‘쉐어스팟’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칸막이가 있고 접객하는 매니저가 없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예약하고 디자이너마다 정해진 번호의 개별 방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오프라인이지만 언택트가 적용된 셈이다.”

다른 사례도 들어달라.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가 만든 서빙 로봇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손님들이 싫어했다. 기존의 접객 개념과는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종업원이 서빙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위생 및 보건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프라인은 점차 프라이빗해지거나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아파트 상가를 보자. 미용실·학원·치킨집·세탁소 등은 수십 년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확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대체재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것이다.”

재택 경험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는.
“1인 가구 증가로 가구당 집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집 공간의 대체재를 찾는 트렌드가 강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세탁 배달 스타트업 ‘런드리고’가 더욱 보편화하면, 집에서 세탁 시설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또 스타벅스 부류의 라운지 비즈니스(거실 대행업), 무인 독서실 등 공부방 대행업 등도 앞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는 집이라는 공간의 ‘분산화’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사업 기회가 있다.”

최근 스타트업 트렌드는.
“최근 2년간의 트렌드는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였다. 100개 회사가 창업하면 그중 20~30개는 모빌리티와 연관이 있었다. 그런데 대면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앞으로는 로보틱스와 AI 회사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AI와 로보틱스 결합 움직임은 많았는데, 코로나19가 이를 더 가속화할 것이다. 스마트 공장에 가면 이미 80~90%의 일을 로봇이 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으려면.
“주로 많이 하는 얘기는 ‘도전과 응전’이다. 코로나19는 불행한 사건이지만, 앞으로 인류에게 상수가 될 것이다. 사회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거기서 현명하게 대응책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백화점은 사람이 줄어도 스타벅스는 그대로였다는 사실이 대표적이다. 기회가 생길 때 스타트업은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은 구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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