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베트남 국립대 경제학, 베트남 국립 경제대 MBA, 베트남 사회과학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하노이 베트남 국립대 경제학, 베트남 국립 경제대 MBA, 베트남 사회과학 대학원 경제학 박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후 탈(脫)중국 러시가 한창이다. 미국은 한국, 일본, 베트남, 호주, 인도, 뉴질랜드에 반중 경제블록인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를 제안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짜여있던 글로벌 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이 빠른 시일 내에 전면 재편될 수도 있다. 바둑에 비유하면, 다가올 국면(局面)을 위한 포석(布石) 작업에 몰두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심부를 차지하려면 적절한 타이밍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은 패착(敗着)이 될 수도 있다. 20년 동안 베트남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을 연구한 응우옌 비엣 코이 하노이 베트남 국립대 교수를 이메일로 인터뷰해 한국 전략을 물었다. 그의 연구 지역은 동아시아, 베트남이다.

응우옌 교수는 “한국은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으로 동남아시아 틈새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면서 이어 “이 과정에서 일본과 경쟁 구도가 펼쳐질 수 있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해체되고 있다.
“확실히 동의하는 부분이다. 중국 공장이 멈춰서면서 중국에서 자본을 수급받던 베트남 제조업도 위기를 맞았다. 흥미롭게도 베트남 기업들은 동남아시아의 현지 공급처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수출 기반 기업은 더욱 생존하기 어렵고 도산할 위험이 있다. 정부 간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더 나은 방향과 선택지로 변화할 것이다.”

미국이 EPN 구상을 한국에 제안했는데.
“한국은 EPN을 제안받은 국가 가운데 탈중국화를 주도할 역량이 있는 곳 중 하나다. 미국은 삼성, 현대차, 롯데와 같은 많은 다국적 기업이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을 만들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한국이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에 새로운 판을 어떻게 주도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중·일 분업구조는 어떻게 변화할까.
“탈중국화로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두 국가는 새로운 공급망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어떤 국가가 주도권을 쥘지는 말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한국은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다국적 기업이 많아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협력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한국 기업이 지배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형성해야 한다. 아시아 국가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특히 베트남과 같은 아세안 국가에 집중해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동남아 시장은 이미 일본이 선점하고 있지 않나.
“일본이 역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생산 벨트를 독차지하는 선점우위 효과를 누렸다. 그럼에도 최근 한국 기업의 부상으로 일본은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에 좋은 소식이다. 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을 만들기 위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역량이 있지 않나. ‘한국의 드라마부터 한국의 산업까지’ 전면적으로 현지에 녹아드는 전략이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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