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코린 밀스 영국 퍼스널 커리어 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커리어 코치’‘합격! 훌륭한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의 저자 / 니콜라스 블룸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 스탠퍼드대 경제학 석사,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경제학 박사, 영국 재무부 영업세 정책관,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현 스탠퍼드 경제정책연구소(SIEPR) 선임 연구원
(왼쪽부터)
코린 밀스 영국 퍼스널 커리어 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커리어 코치’‘합격! 훌륭한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의 저자
니콜라스 블룸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 스탠퍼드대 경제학 석사,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경제학 박사, 영국 재무부 영업세 정책관,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현 스탠퍼드 경제정책연구소(SIEPR) 선임 연구원

투잡 현상은 국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은 부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생산성 저하를 우려한 결과다. 일본 정부는 2018년 1월 부업·겸업을 허용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야후 재팬, 소프트뱅크, 파나소닉 등 다수의 대기업이 직원의 부업·겸업을 허용하고 있다. 2019년 미국에서 복수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805만여 명으로 집계된다.

‘이코노미조선’은 니콜라스 블룸(Nicholas Bloom)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커리어 개발을 원하는 사람에게 조언해주는 코린 밀스(Corinne Mills) 영국 퍼스널 커리어 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를 이메일로 인터뷰해 해외 전문가들이 투잡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두 사람 모두 추가 수입과 미래를 위한 경험 등을 이유로 투잡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는 데에도 공감했다. 블룸 교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직 경제)가 확산된 점에, 밀스 매니징디렉터는 1981~96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느끼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블룸 교수는 복수의 직업을 갖는 게 표준이 될 수 없다고 봤지만, 밀스 매니징디렉터는 투잡 트렌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복수의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왜 늘었을까.

니콜라스 블룸 “사람들은 더 많은 수입 외에도 미래를 위한 학습 등 비금전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투잡에 뛰어든다. 근무 시간이 줄어들며 임금이 줄어든 것도 투잡을 확산시키고 있다. 복수의 직업을 선호하는 여성과 프리랜서가 늘고, 저임금 일자리 비중이 커진 영향도 있다. 투잡은 좀 더 유연성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코린 밀스 “직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돈을 주지 않아 금전적인 이유로 투잡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추가 수입을 이유로 투잡을 하지만, 점점 투잡하는 것 자체가 좋아서 복수의 일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본업이 안정적으로 주요 수입을 버는 일이라면, 부업은 돈은 덜 받더라도 정말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 본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분야의 경험을 쌓기 위해 부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투잡 현상을 부추겼는가.

니콜라스 블룸 “코로나19로 투잡 현상이 심화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코로나19로 근무시간이 줄다 보니, 복수의 직업을 갖고 싶다는 욕구는 커졌을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수가 줄었다. 코로나19로 건강·보건, 식품점, 음식 배달 산업 종사자의 투잡 자리는 늘었겠지만, 다른 산업은 상황이 좋지 않다.”

코린 밀스 “코로나19는 직원들이 잠시 일을 멈추고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어떤 기회가 자신에게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독특한 혜택(인센티브)을 줬다. 코로나19 사태 후 집에서 자신의 사업을 하는 사람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취업 시장이 어려운 만큼, 현재의 직장을 지속적으로 다니는 사람도 늘 것이다.”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바뀐 것일까.

니콜라스 블룸 “언제든 편한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고 돈을 버는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의 긱 이코노미가 확산하면서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내 추산으로 15~20% 늘었다. 투잡하는 게 이전보다 쉬워졌고 업무에 유연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직업에 대한 개념도 바뀌었다. 다만, 투잡이 절대 표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여성과 비주류 노동자들은 과거부터 복수의 일을 해왔다.”

코린 밀스 “밀레니얼 세대는 복수의 일자리 커리어를 구축하는 데 탁월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이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직장 내에서 때로는 기회가 제한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프리랜서, 온라인 판매 사이트 구축, 외국어 과외 등의 투잡을 하며 때로는 조직에서 발휘할 수 없는 능력을 발전시켜 나간다.”


부업을 고르는 기준에 관해 조언한다면.

니콜라스 블룸 “두 번째 일자리는 의무감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코린 밀스 “두 번째 직업은 주업에서 불가능한 자신의 능력을 심화하거나 확대하는 전략적 방법에서 접근해야 한다. 가령 낮에는 관리행정직으로 일하지만, 디지털 마케팅 직군으로 이직하기 위해 저녁에는 웹사이트 콘텐츠 개발자로 일할 수 있다.”


투잡 시 자신만의 규칙도 필요해 보인다.

니콜라스 블룸 “복수 직업의 업무 시간이 겹치지 않게 일정을 잘 짜야 하며, 각 직업에 몰두할 때는 확실히 집중해야 한다.”

코린 밀스 “일자리 간 경계선을 확실히 해야 한다. 업무 간 혼란이 와서는 안 된다. 시간 관리를 특별히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각 일에서 모두 뛰어난 성과를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일을 중단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념해 자신만의 업무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


투잡하는 게 법적 이슈로 이어질까.

니콜라스 블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직원들이 투잡하는 것을 금지하는 문라이팅(moonlighting·야간 부업) 조항이 계약서에 있다. 다만, 강제 집행 사항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복수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한 개의 일자리를 잃었을 때 실업 보험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도 있다.”

코린 밀스 “고용계약서를 잘 확인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개인의 부업이 정당한 것인지 고민할 수 있다. 직원이 투잡하는 게 건강과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직원이 장시간 일할 경우 기계를 작동하는 게 위험할 수 있다. 또 기업들은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 직원이 퇴근 후 경쟁사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업이 직원의 투잡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니콜라스 블룸 “기업은 야간 부업 조항에 직원이 경쟁사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 가령 우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경쟁사인 리프트에서 투잡을 하면 기업 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 기업은 직원이 투잡을 뛰느라 업무 시간에 피곤해하는 것도 싫어한다. 하지만 그 어떤 회사도 임직원이 근무 외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 명령하거나 허락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업은 직원 입장에서는 일에 대한 충분한 임금과 혜택으로 보상받으면, 겸직 금지 조항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코린 밀스 “판매 매니저가 퇴근 후 그래픽 아티스트, 과외 일을 한다면 이는 본업과 전혀 다른 업무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본업과 부업 간에 전혀 다른 영역에서 능력을 쓰는 일이다. 하지만 본업과 부업이 고객을 놓고 경쟁하는 일이거나 부업을 하느라 본업에 집중하기 피곤해하면 이를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투잡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니콜라스 블룸 “개인이 한 직장에서 충분한 임금을 받고 있음에도 다양한 일을 하고 싶다면 유연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반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투잡하는 것은 부정적이다. 오히려 투잡족이 늘어나는 것을기회의 불평등 관점에서도 볼 수 있다.”

코린 밀스 “투잡은 노동력을 강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게 클 것이다. 투잡을 받아들여야 한다. 직장생활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 다만, 고용주 입장에서는 임직원의 커리어 개발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며 책임감을 덜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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