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전 한국건설산업 연구원 연구위원 /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주택 공급은 양적 문제가 아니라 질적 문제”라며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김현아 위원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전 한국건설산업 연구원 연구위원 /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주택 공급은 양적 문제가 아니라 질적 문제”라며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김현아 위원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20대 국회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에 대해선 “반드시 철회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1대 총선에선 ‘창릉신도시 개발계획 철회’를 공약으로 걸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였던 경기 고양 정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위원은 “애초부터 시장 분석과 정책 영향 없이 수요자들의 불만이 거세지니 불쑥 내놓은 정책”이라고 3기 신도시 정책을 평가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하며 국회를 떠났지만, 도시계획학 박사에다 20여 년간 부동산 정책을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종횡무진 뛰고 있다. 김 위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이른바 ‘4무(無)’로 본다. ‘무시와 무지, 무능, 무리수’가 합쳐졌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조선’은 김 위원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앞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정부가 추가 주택 공급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수도 이전과 수도권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수도 이전에 추진력을 주면서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이겠다는 건 모순이라고 본다. 수도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정부가 기존에 밝힌 대로 수도권에는 추가로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대체 정부의 진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역세권이나 준공업지역의 용적률을 상향하는 계획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없다. 만약 정부와 서울시가 해왔듯 늘어난 용적률의 일정 비중을 임대주택으로 채우게 되면 저소득층 주택이나 임대주택의 집단화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양적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겠지만, 질적으로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3040’은 임대주택이 아닌 자가주택을 원한다. 역세권, 준공업지역 용적률을 높여 주택을 지으면 이들이 과연 선호할까?”

어쨌든 공급 정책을 내놓으면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
“공급 정책은 타이밍상 늦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도 들어맞지 않는다.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과도하게 매겨 집을 팔게 해놓고, 주택 공급을 늘리는 건 어떻게 보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그런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급 확대는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 정책을 발표한다고 해서 당장 공급이 느는 게 아니다. 국민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땜질식 처방’이다. 큰 취지에선 공감이 안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서울 주택 공급의 전제는 서울 인프라(기반시설)가 수요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느냐다. 서울 재건축의 경우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공급하려는 건 서울 재건축이 중심이 아니라 도심 역세권과 유휴 부지, 3기 신도시다. 인프라 확충이 결정되지 않았고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급  정책 이전에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가 먼저 들어섰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항상 공급 정책을 먼저 발표하고 나중에 교통 대책을 얘기한다.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주택 정책과 똑같다. 과거와 하나도 바뀐 게 없다. 당장 대안이 안 보이긴 한다. 모든 문제가 엉켜 있다. 어디서 풀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뾰족한 공급 대안이 없는 건가.
“양적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질적 부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재개발·재건축을 해결해야 한다. 도심의 양호한 입지에 있는데, 노후화된 주거지로 내버려 두는 건 사회적 낭비다. 기반시설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훌륭한 입지를 갖춘 곳이다.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30년이 다 돼 가는 수도권 1기 신도시도 이에 해당한다. 낡은 주택들의 성능 향상과 주택 공급 정책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 다만 이것만으로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면 서울 주거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라고 본다. 서울을 살기 좋게 만들면 결국 수요도 그만큼 늘어난다. 물량을 채워나가되 서울 외곽지역이나 수도권으로 벗어나도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1기 신도시의 재건축·리모델링을 통한 리뉴얼 사업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투기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래서 한꺼번에 하면 안 된다. 점진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투기를 잡으려면 ‘뒷북 규제’만 안 하면 된다.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에 대해 사전에 규제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집값이 이미 오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미리 규제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재건축의 경우 개발이익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한발 늦게 대책을 발표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 규제지역 지정 같은 규제도 호재로 인식됐다. 만약 1기 신도시 재건축과 리모델링 규제가 완화된다면 일시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세저항운동까지 벌일 정도로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뭔가.
“세금 부담을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늘렸다. 정부가 세금을 걷는 명분을 확실히 알려주지 않고, 세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신뢰를 주지 않으면, 국민은 세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벌금’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부는 해외 사례를 들면서 한국의 보유세 수준을 판단하는데, 역으로 대체 어떤 나라가 이렇게 보유세를 급격하게 올리고 취득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는지 묻고 싶다. 특히 재산세의 경우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민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세를 내는 만큼 지역 주민에게 제공되는 공공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있느냐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집 가진 게 죄냐’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plus point

국토부 “보유세 강화, 임대차 3법은 시장 안정 위한 것”

주택 시장과 수요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서울 재건축 용적률과 층수 규제를 완화하고,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최대 800%로 올릴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7월 27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최근 논란이 되는 보유세 강화와 ‘임대차 3법’은 주택 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7·10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이 증가하는 대상은 다주택자에 한정되며, 그 대상은 전체 인구의 0.4%에 불과하다”며 “공시가격 9억원 가량의 주택을 소유한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집값 상승분 외에 추가적인 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임차인이 원하는 경우 임차 거주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되고, 임대료 인상률도 예측할 수 있게 돼 지금보다 안정적인 주거를 누릴 수 있게 된다”며 “특히 임차인을 폭넓게 보호하고, 갑작스러운 전·월세 가격 급등을 방지할 필요가 있어 현재 존속 중인 계약에도 임대차 3법을 적용할 공익상의 필요가 상당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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