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거듭하는 미국권 경영전문대학원(MBA). 이곳들은 최근 스템(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MBA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왼쪽부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SGSB),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스쿨. 사진 각 학교
혁신을 거듭하는 미국권 경영전문대학원(MBA). 이곳들은 최근 스템(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MBA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왼쪽부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SGSB),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스쿨. 사진 각 학교

기업은 혁신을 거듭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명문대의 학위증이라 할지라도, ‘속 빈 강정’이라면 점차 값어치가 낮아진다. 지원율 하락에 맞닥뜨린 글로벌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위기의식을 느꼈던 이유다. 지난 10년간 MBA는 지원율을 다시 높이고자 여러 노력을 거듭했다. 이런 시도는 아직 진행형으로 보인다. MBA가 시도하고 있는 위기 탈출법 세 가지를 분석했다.


탈출법 1│온라인 강의로 몸집을 줄이라

MBA 지망자가 중시하는 개념은 투자수익률(ROI·Return on Investment)이다. 투자한 비용만큼 수익이 나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MBA 투자로 환산한다면, 학위 취득에 투입되는 시간과 금전 대비 연봉 상승률을 비교하면 된다.

업계에서는 MBA 학위가 보편화하면서 연봉 상승률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이 줄어든 상황. ROI를 높이려면 비용도 함께 줄여야 한다. MBA도 이런 전략적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 학생이 투자하는 시간과 등록금을 줄이고자 1년 석사 과정과 온라인 강의 과정을 개설하는 학교가 늘었다.

MBA는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 플랫폼과 연계해 강의를 신설하기도 한다. 무크는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고등 교육 강의를 의미한다. 무크 플랫폼 코세라는 일리노이대 기스스쿨과 협력해 총등록금 2만1744달러의 2~3년 MBA 프로그램을 설립했다. 또 다른 플랫폼 에드엑스는 올해 처음으로 보스턴대 퀘스트롬스쿨과 총등록금 2만4000달러의 2~3년 MBA 과정을 선보인다.

다만 온라인 강의는 동문 간 네트워킹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과정은 캠퍼스 내 선택 과목 수강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학교별로 학술대회나 사교 행사를 열면서 학생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탈출법 2│산업별·지역별 특색 갖추라

신산업에 발맞춰 교과과정을 다양화하기 도 한다. 선택과목을 늘리면서 발 빠르게 산 업 현장에 적응하는 방식이다. 컨설팅과 금 융에 한정됐던 교과과정은 바이오, 에너지,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으로 폭을 넓혀왔다.

이에 따라 졸업생의 취업 분야도 다양해 지고 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2019년 131곳의 MBA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 업생의 진출 분야는 컨설팅(3394명)과 금융 (2973명)뿐만 아니라 테크(2778명), 소비재 (954명), 헬스케어(961명) 등 다양했다. 하버 드대 경영대학원(HBS), 스탠퍼드대 경영대 학원(SGSB),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스 쿨 등에선 스템(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MBA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스템 학위가 있으면 취업 가능 비자 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다. 아 메리칸액션포럼에 따르면, 2024년까지 미국 에서 스템 분야 근로자는 110만 명이 부족하 다. 지역적 특색으로 취업 기회를 극대화하 는 경우도 많다. 중국의 중국유럽국제경영대 (CEIBS)는 중국 기반의 경영 교육을 제공한 다. 딩 유안 CEIBS 부학장은 “졸업생이 중국 기업의 고위직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과 거래하는 해외 기업도 졸 업생을 많이 고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탈출법 3│현장과 연계해서 커뮤니티를 조성하라

필수적인 요소는 현장과의 연계다. 학내뿐만 아니라 교외 커뮤니티를 늘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이나 벤처캐피털과 협력하면서 사업을 만들거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도 있다. 싱가포르국립대(NUS) 경영대학원은 MBA 컨설팅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골드만삭스, GE디지털 등 기업과 함께 소규모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MIT 슬론스쿨은 매년 스타트업, 비영리기관 등과 연계해 필드워크를 진행하는 ‘액션러닝(Action Learning)’ 수업을 연다.

학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추가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한다. SGSB는 전 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8주간의 글로벌 혁신 스프린트 프로그램 ‘스탠퍼드 리빌드(Stanford Rebuild)’를 개설했다. SGSB 학생도 당연히 참여할 수 있다. 학교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꾸리는 방법이다. 6월 23일 기준 3100명이 등록했고, 브라질·미국·인도순으로 등록자가 많았다.


plus point

“컨설팅·IB 옛말”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MBA 졸업생

실리콘밸리 전경.
실리콘밸리 전경.

“실리콘밸리가 새로운 ‘뉴욕’이라고 불리잖아요. 미국 서부권 전문경영대학원(MBA)뿐만 아니라 동부권 MBA도 이젠 스타트업 업계에 초점을 맞춰서 기회를 발굴하고 있어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SGSB) 졸업생 김진성(33)씨는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신생 벤처캐피털(VC) 취업을 앞두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컨설팅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4년간 일했던 그는 2018년 전업을 결심하고 SGSB행을 택했다.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창업과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분야로 취업하게 됐다.

과거 MBA는 이른바 전략 컨설팅이나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몸값’을 올리는 용도였다. 미국 동부권 MBA에 진학해 월가에 입성하는 금융맨이 되는 것도 졸업생들의 꿈이었다. 하지만 요즘 MBA 졸업생은 세계의 부(富)가 몰리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매사추세츠공대 (MIT)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테크 기업 입사 비율은 2007년 13.1%에서 2015년 30.7%로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권 졸업생의 비율은 26.1%에서 12.9%로 감소했다.

스타트업에선 임원급 직무에 MBA 출신을 선호한다. 규모가 큰 테크 기업에선 관리자급으로 MBA 출신을 뽑는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매년 최대 1000명가량의 MBA 출신을 채용하고 있다. 주로 톱 12개 학교 졸업생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나 최근엔 80개 학교까지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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