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트 아가왈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틸레라코퍼레이션·버추얼머신웍스 창업자, 현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 / 사진 edX
아난트 아가왈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틸레라코퍼레이션·버추얼머신웍스 창업자, 현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 / 사진 edX

2020년 상반기는 아이비리그 경영전문대학원(MBA)에도 혼란의 시기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교 폐쇄령으로 해외 유학생들은 하나둘씩 본국으로 돌아갔다. 9월 새 학기를 앞두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을 비롯한 여러 글로벌 톱 MBA가 대응책으로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을 혼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의 수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MBA는 오프라인 교육의 정통성을 높게 샀다. 2010년대부터 비싼 등록금과 정체된 커리큘럼에 대한 반성으로 온라인 교육이 생겨났지만, 이 또한 오프라인 교육의 ‘이류’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 덕에 온라인 교육의 주가가 오프라인 교육을 넘어서고 있다.

이미 이런 분위기 전환은 MBA 바깥 세상에선 조금씩 이뤄지고 있었다. 고등 교육 강의를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 플랫폼이 보편화한 덕분이다. 에드엑스(edX)도 무크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협력 기관은 140여 개, 강의 수는 3000여 개, 전 세계 수강생은 3300만여 명에 달한다. 무료 강의가 대다수지만 일부 강의는 강의료를 받고 인증서나 학위를 발급한다.

edX가 코로나19를 예견했던 것일까. 공교롭게도 지난해 7월 보스턴대 퀘스트롬스쿨과 협력해 정규 온라인 MBA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3월 신입생 모집을 완료했고 9월 정규 학기를 시작한다. 아난트 아가왈 edX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메일로 코로나19 이후 MBA 교육의 미래를 물었다.


우선 edX를 소개해달라.
“2012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기존 교육 방식을 재구성하고자 여러 기관을 소집한 비영리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당시 △고품질 학습 경험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 △급격한 기술 변화로 생긴 숙련도 격차 △고급 지식과 학위 취득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시간 투자와 같은 여러 난관이 있었다. 우리는 세 가지 목표에 주안점을 둔다. △모든 사람과 모든 장소에 고품질 교육 접근권 확장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의 재구성 △연구를 통한 교육 및 학습 결과 개선이다.”

코로나19 이후 edX 수강생도 늘었나.
“3월 중순부터 전 세계적으로 트래픽양이 많이 증가했다. 4월에만 전 세계에서 500만여 명의 수강생이 신규 등록했다. 2019년 신규 수강생의 수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총 3300만여 명이 edX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기업 및 경영, 컴퓨터과학, 데이터분석 및 통계 분야가 가장 인기가 많다.”

9월 온라인 MBA 강좌가 처음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의 첫 MBA 프로그램을 보스턴대 퀘스트롬스쿨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세계적인 수준의 프로그램이 파격적인 가격대로 전 세계 학생에게 제공된다. 보스턴대와 협업은 교육의 혁신을 증진시키자는 공동의 약속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 개설은 전 세계적인 기술 격차를 해소하며 저장 가능하고, 저렴하고, 접근이 용이한 온라인 석사 학위를 개설하는 초석이다.”

edX는 이미 미니 MBA 프로그램인 ‘마이크로마스터’ 프로그램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보스턴대를 비롯한 MIT, 로체스터대, 펜실베이니아대, 컬럼비아대 등 22개 학교가 총 48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4~6개 코스를 약 1년 동안 수강하면 인증서가 발급되는 프로그램이다. 주제는 기업가 정신, 공급망 관리, 알고리즘 및 데이터 구조, 디지털 리더십 등 최신 트렌드다. 1000달러 이하의 강의가 대부분으로, 10만달러를 뛰어넘는 기존 MBA보다 훨씬 저렴하다.

보스턴대 온라인 MBA는 그보다 한 단계 수준을 높였다. 인증서 대신 보스턴대의 학위가 발급되는 만큼 정식 지원 과정을 거친다. 합격하면 9월부터 최소 2년 동안 6개의 강의 모듈을 듣는다. 한 모듈당 일주일에 15~20시간씩, 3개월이 소요된다. 등록금은 연 1만2000달러로 기존 보스턴대의 풀타임 MBA 등록금(5만6412달러)의 5분의 1 수준이다. 온라인 MBA라 동문 네트워킹이 어렵진 않을까. 이 또한 온라인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수강자는 온라인 네트워킹 플랫폼이나 구인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MBA의 강점은.
“edX의 석사 학위 프로그램은 커리어 전환 시 석사 학위가 필요한 학습자에게 맞춤형으로 디자인됐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저렴한 가격대로 일류 대학 상위권 MBA 프로그램 학위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MBA와 비교하면 ‘유연성'과 ‘경제성’이 강점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MBA의 인기도 올라갈 것 같다.
“전통적인 고등 교육이 이전과 같은 모습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물론 오프라인 교육을 위한 자리는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온라인 교육이 모든 대학의 주요 요소라는 점을 보여줬다. 허리케인이든, 눈보라든, 폭우든, 홍수든, 팬데믹이든, 학생에게 캠퍼스에 모이는 것의 대안을 제공할 능력이 중요한 안전망으로 작용한다. 평범한 상황에서도 온라인 교육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예컨대, 수업이 겹칠 경우나 학생이 인턴십으로 학기를 쉬어야 할 때도 온라인 교육이 유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교육의 미래는.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혼합한 ‘블렌디드 러닝’이 고등 교육의 ‘뉴노멀’이 될 것이다. 기관별로, 프로그램별로 형태는 각각 다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학생들은 두 유형의 교육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다.”

온라인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소통이나 토론 같은 교육의 본질을 놓치진 않을까.
“코로나19로 원격 근무에 나섰던 기업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이거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네. 사실, 이게 더 낫잖아!’ 많은 기업이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고, 재택근무일과 직장근무일을 섞은 ‘블렌디드 근무 환경’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 8년간 블렌디드 러닝의 성공을 목격했다. MIT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은 학생이 캠퍼스 수업과 비슷한 학업 성과를 냈고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소희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