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우 영화전문기자 전 무비스트 기자, 전 텐아시아 기자
정시우
영화전문기자 전 무비스트 기자, 전 텐아시아 기자

“신인일 때 누군가의 여자친구 역할만 맡으면서 다짐했어요. 거머리처럼 살아남아서 언젠가 이 판을 뒤집어야지.”

할리우드에 만연한 성차별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우먼 인 할리우드(2018)’에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한 말이다. 그런데, 이 판이 요즘 실제로 심상치 않다. 남성 중심이었던 작품을 여성으로 바꿔 재가공하는 ‘젠더 스와프’ 바람이 불고 있고, 히어로 영화 안에 셋방살이하던 여성 히어로들의 ‘독립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왕이 되겠다며 당당하게 외치는 주체적인 캐릭터로 돌아온 ‘알라딘(2019)’의 자스민 공주가 보여주듯 영화판이 바뀌고 있다.

여성 캐릭터 운신의 폭이 좁았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분명 달라진 풍경. 물론 이러한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 이 흐름을 타기까지 발판이 돼 준 이들이 있으니, 우린 그들을 ‘여전사’라고 부른다.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의 여자 주인공 리플리는 ‘여전사’ 캐릭터 계보에서 시조새 같은 존재다. 이전까지만 해도 액션 영화에서 여성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거나, 남성 주인공의 미션 성공을 위한 조력자에 머물렀다.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1979)’에서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리플리는 이를 거부했다. 여성도 위기 앞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며 기존 관습에 침을 뱉은 것이다. 에이리언의 공격에 맞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리플리는 제임스 캐머런이 메가폰을 잡은 ‘에이리언 2(1986)’를 통해 여전사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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