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왼쪽 첫 번째)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설계3팀 팀장은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라는 현대차의 비전이 사운드 개발 철학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현대차
김동진(왼쪽 첫 번째)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설계3팀 팀장은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라는 현대차의 비전이 사운드 개발 철학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지향점은 ‘사람’이다. 2019년 11월 정의선 당시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인간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선언했고, 올해 10월 14일 회장 취임사에서 ‘인류의 행복’ ‘인류의 꿈’을 거듭 강조하며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제시했다.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키고, 인문학적 가치를 만드는 이동 수단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설계팀은 이런 현대차 미래의 최전방에 서 있는 팀이다. 주행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청각적인 감성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조선’이 김동진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설계3팀 팀장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주행음은 어떻게 만드나.
“기본적으로 주행음은 흡기계, 배기계 등 기계적인 구성 요소에 의해 재생돼 사양이 고정되면 변화를 줄 수 없다. 하지만 스피커나 앰프 등 사운드 시스템을 이용하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이런 가상 엔진 사운드 기술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주행 음색을 재생하는 데 그쳤고, 시스템의 한계로 인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현재는 능동 소음 제어 기술 등을 융합해 완성도를 높였다. 전기차가 확대되면서 소리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고성능 차량이라는 인식이 있고, 운전자는 전기차임에도 내연기관 기반의 고성능 차량의 배기음 또는 엔진 사운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서 제공됐던 여러 가지 매개변수가 없다. 그래서 차속, 모터 회전 수, 토크 등을 실시간 측정하고, 디지털 알고리즘을 통해 주행 환경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재생해야 한다.”

현대차만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궁금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현대·기아 등 3개 브랜드와 어울리는 3개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사운드 정체성의 기본을 만들 땐 같은 과정을 거친다. 공간의 특성에 맞는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스피커 위치를 확보하고 장착 구조를 설계한다. 이후 유한요소법(FEM)이나 광선 추적(Ray tracing) 같은 해석 기법을 활용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낸다.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음원이 가진 특성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후 앰프를 통해 사운드 튜닝을 한다. 최근엔 세심하고 정교한 스피커 그릴의 패턴이나 앰비언트 라이팅을 통해 사운드 시그니처를 강화하고 있다.”

소리를 담당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전자파 해석을 전공했다. 현대차 입사 초기에는 차량 안테나와 전자파 특성에 대한 개발을 진행했다. 흥미롭게도 안테나 시스템과 사운드 시스템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전파와 소리가 매질을 통해 멀리 전달되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전파를 음파로 바꾸기만 하면 전파 해석 이론이 음향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안테나를 스피커로 바꾸기만 하면 통신 시스템과 사운드 시스템은 설계와 측정에서 그 근본 특성이 같아진다. 이처럼 이론과 시스템의 유사성 때문에 사운드로 업무를 확장하게 됐고, 초기에는 사운드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사운드를 다룰 수 있어 시스템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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