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시카고대 경제학, 현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ESG 프랙티스 리더 / 사진 삼정KPMG
이동석
시카고대 경제학, 현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ESG 프랙티스 리더 / 사진 삼정KPMG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는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기후 변화가 미국 금융 시스템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 당국이 기후 위기를 부채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상 이변으로 스위스 리나 뮤닉 리 등 유럽계 재보험사의 피해보험 지급액이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듯이 기후 변화는 우리 기업 성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11월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취임 첫날 복귀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중국과 일본이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선언한 데 이어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복귀 선언으로 탄소 제로 경제(Zero-Carbon Economy)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도 올해 9월 ‘기후 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기후 위기는 지구의 대기 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넘어 기업에 매우 중요한 경영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전문가로서 아래 제시하는 4단계 전략적 접근법이 탄소중립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도움 되었으면 한다.


1단계│경영진의 주도 아래 ESG와 연계한 전사적 목표를 수립하라

탄소중립 목표 수립은 ESG를 고려한 전략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므로 투자 및 경영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최고경영자(CEO) 주도하에 선언되어야 한다. 탄소중립에서 ‘E(Environment·환경)’가 핵심 영역이지만, 기업의 기후 변화 대응은 ‘S(Social·사회)’에 직접 영향을 주며, 궁극적으로는 ‘G(Governance·지배구조)’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고려한 기업의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CEO의 ESG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로 탄소중립 목표를 기업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핵심 성과 지표)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 유니레버의 CEO 앨런 조프는 지난해 넷제로(Net Zero·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이란 뜻으로 탄소중립을 의미)를 선언하면서 회사의 탄소중립 목표와 무역협회에서의 활동이 일치하는지 확인함과 동시에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구조적 변화(Transformational Changes)’를 주문한 바 있다. 현재 많은 글로벌 선도 기업이 MSCI ESG 기준 등을 참고, 기업 상황에 맞는 넷제로 KPI를 개발 중이다.


2단계│탄소중립의 재무적 영향을 고려한 전략을 수립하라

기업은 향후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지배구조 개편 시 탄소중립 목표를 회사의 성장 로드맵과 재무적 우선순위와 일치하도록 방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블랙록 등 글로벌 기관 투자사는 탄소 배출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 및 ESG 관련 공시 요구를 강화한다. 또한 내년부터 한국에서 시행될 3기 배출권거래제 규제 역시 강화됨에 따라 탄소 배출은 환경 측면을 넘어서 이미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사회 규모가 크고 독립성이 강할수록 기업의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 비용이 감소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현금 흐름과 재무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스플랜그룹은 ‘글로벌 EV100 이니셔티브’ 가입과 함께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2021년까지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리스플랜그룹
리스플랜그룹은 ‘글로벌 EV100 이니셔티브’ 가입과 함께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2021년까지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리스플랜그룹

3단계│저탄소 기술 발전을 고려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라

태양광 모듈, 전기차 배터리 등 저탄소 기술 발전은 배출권거래제 및 RE100(Renewa-ble Energy 100) 등 친환경 정책 확대와 함께 비즈니스 구조 변화와 탄소중립을 달성할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200만 대 리스 차량을 보유한 리스플랜그룹은 내연기관차의 전기차로 전환을 가속하는 ‘글로벌 EV100 이니셔티브’ 가입과 함께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2021년까지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전기 충전 요금이 기존 화석 연료 구매보다 저렴하고 유지 보수 비용도 낮아 재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 모듈 가격이 2010년 대비 82% 하락함에 따라 태양광 모듈을 활용한 통합 비즈니스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다.


4단계│새로운 파트너십에 참여하라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은 결코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탈탄소화(De-carbonization)를 위해 파트너사, 정부, 지역 사회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충분한 시간과 투자,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협력해야 한다. 기업은 동일 산업군이 아니라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는 이니셔티브 가입을 통해 새로운 파트너십을 결성해 동반 성장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애플, 아마존, 버라이즌 등 시가 총액 1조달러(약 1085조원)가 넘는 14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위 민 비즈니스 연합(We Mean Business Coalition)’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의 넷제로 목표 달성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로의 탈바꿈(Business Transformation)을 위한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기업은 탄소중립을 통해 기후 변화 완화와 함께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04년생)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 기업의 동반자가 될 이 세대의 약 75%가 기업이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를 강력하게 기대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결승점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기업이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데는 전 세계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혁신은 기존 비즈니스 사고를 대체할 매력적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필요로 한다. 탄소중립 시대에서 비즈니스 리더들은 탄소중립에 대한 혁신적인 사고와 해결책을 기업의 우선순위 과제로 가져와야 하며, 단순한 신규 사업 개발 차원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위한 ESG 경영 전략 구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Keyword

MSCI ESG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매년 전 세계 9000여 개 기업의 ESG 등급을 평가하며, 많은 투자자가 투자 의사결정에 이를 참고한다.

RE100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약속이다. 애플, 구글, 아마존,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 270여 곳이 동참했다. 국내에서 SK그룹 계열사 8곳이 최초로 가입했다.

글로벌 EV100 이니셔티브 글로벌 비영리 환경단체 클라이밋그룹이 주도하는 캠페인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해 2030년까지 전기 모빌리티를 새로운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위 민 비즈니스 연합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는 비영리 연합이다. 기후 변화 관련 기업 행동과 정부 정책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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