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환 대표는 “도전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며 “실패했을 때에는 그 이유를 되짚어보며 전략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소태환 대표는 “도전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며 “실패했을 때에는 그 이유를 되짚어보며 전략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창업은 무엇보다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1월 9일 만난 소태환(44) 모노랩스 대표는 창업 즉, 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창업은 성공을 바라보고 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걸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할 때 성공이 따른다”고 했다.

소 대표는 젊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에 속하지만 벌써 세 번의 창업을 경험한 ‘연쇄 창업가’다. 그는 2001년 엔텔리전트, 2009년 네시삼십삼분 등 게임 개발 업체를 세웠다. 2018년에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업체 모노랩스를 설립했다.

앞서 창업한 두 회사 모두 좋은 성과를 냈다. 모노랩스 역시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 총 7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대학 졸업도 하지 않고 권준모 경희대 심리학과 교수 등과 창업한 엔텔리전트의 경우, 기존에 없던 형태의 피처폰 게임 ‘삼국지 무한대전’ 등으로 대박을 쳤다. 2005년에는 회사를 넥슨에 매각했고, 소 대표는 넥슨에서 일하며 대형 게임 업체의 시스템을 경험했다.

이후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시대가 열리자, 소 대표는 과감히 넥슨에서 나와 네시삼십삼분을 창업했다. 두 번째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규제로 묶여 있던 국내 건강기능식품 소분 시장이 곧 열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2년 전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학을 중퇴하고 엔텔리전트를 창업했다. 대학 간판이 중요한 한국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성공 확신이 있었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목표가 분명했다. 대학 졸업보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대학을 다닐 때는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직접 만들었다. 게임 개발이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다. 도전할 때는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 무엇을 만들지 등 분명한 목표가 더 중요하다.”

엔텔리전트 창업 후 개발한 ‘삼국지 무한대전’ 등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비결이 있다면.
“사람들이 어떤 게임을 좋아할지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였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었고, 개발한 모든 게임이 좋은 결과를 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시장에 도전했다. 이때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고, 이 경험이 회사를 경영하고 창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이 부족했는지 등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내 생각과 목표를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는지, 우리가 가진 자금, 능력 등 자원과 비교해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한 건 아닌지 등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보완한 새로운 계획과 전략을 가지고 다시 도전했고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엔텔리전트를 넥슨에 매각, 넥슨에서 모바일 게임 총괄로 일했다.
“엑시트(exit)에 대한 고민을 했고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 넥슨에 회사를 매각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넥슨은 대기업이었다. 뛰어난 게임 개발 인재들이 모여 있었고, 조직 구성, 회사 시스템도 체계적이었다. 이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했고 경험해보고 싶었다. 매각 후 넥슨에서 약 5년 동안 모바일 게임 총괄로 일했다. 거대한 조직 내에서 어떻게 협업하고 소통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넥슨의 안정된 자리에서 나와 네시삼십삼분을 창업했다. 왜 또 도전했나.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았다. 이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변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했다. 규모가 큰 넥슨에서는 이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직 전체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새롭게 도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처음 창업한 엔텔리전트 멤버들과 다시 뭉쳤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피처폰에서 만들던 경험으로 스마트폰 게임을 만들려고 하니 굉장히 어려웠다. 스마트폰을 같은 휴대전화라고 생각한 게 착오였다. 이런 개념을 바꾸고 나서부터 게임 개발이 하나둘 진행됐다. 내가 기존에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업과 시장도 변화가 일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는 모든 걸 버리고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는 게임이 아닌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에 도전했다.
“스타트업 CEO로 일하면서 건강이 나빠졌고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게 됐다. 그런데 영양제 등을 구매할 때 무조건 한 통으로 비교적 많은 양을 구매해야 했다. 건강기능식품법상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소가 제품을 소분해(소량으로 나눠서) 파는 게 불법이기 때문이었다. 마치 약사가 약을 처방하듯 여러 영양제를 한 알씩 봉지에 낱개로 포장해 판매한다면 소비자가 훨씬 편하고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제를 추천하고, 배달하는 구독 서비스를 더했다. 2018년 모노랩스를 설립하고 바로 서비스를 준비했다. 규제로 막혀 있는 비즈니스라 우리가 이 시장을 처음 만든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주변에선 규제가 있는 시장에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시장 조사를 통해 미국 등 해외에는 이런 규제가 없다는 걸 알았고, 이미 소분 배달 서비스를 하는 업체도 있었다. 또 한국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2020년 4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영양제를 소분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작년 12월 이마트 성수점에 첫 모노랩스 매장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없나.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기회로 작용한다. 매장을 찾는 고객은 다소 줄 수 있지만, 큰 방향으로 보면 코로나19로 건강을 신경 쓰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 우리는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 내에 매장을 열었다. 생필품 등을 구매하려고 이마트를 찾는 고객이 여전히 많고 이들을 공략하려고 한다. 하루에 수십, 수백 명이 우리 매장을 찾아 상담을 받고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고 있다. 약국과 협력해 약국에도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를 지원한다. 1월 내 신촌 독수리약국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고, 올해 정부가 허가한 약국 20곳, 이마트 매장 6곳을 통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약국의 경우, 우리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더 많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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