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제21대 국회의원(강원 원주시갑)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 전 재단법인 여시재 원장, 전 제35대 강원도 도지사, 전 제17·18대 국회의원,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실장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이광재
제21대 국회의원(강원 원주시갑)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 전 재단법인 여시재 원장, 전 제35대 강원도 도지사, 전 제17·18대 국회의원,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실장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은 스마트시티가 인류를 구원할 ‘노아의 방주’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인류가 위기에 처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기상 이변, 소득에 따른 교육·디지털 격차 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100세 시대가 본격화하면 저비용·고효율이 아니면 더는 삶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생각하는 스마트시티는 기술 만능 사회가 아니다. 구성원 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되, 기술을 통해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금보다 대폭 줄인 사회다. 주거·업무 기능이 통합돼 비용과 에너지는 덜 들어야 하고 구성원들은 재능을 나누며 서로 부족한 점을 메워줘야 한다. 이 의원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웰빙 공동체 타운’이다.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가령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시티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아이부터 노인까지 상부상조하며 살 수 있는 스마트타운을 개발할 수 있다는 식의 발상이었다. 그는 실험하고 또 실험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야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1월 20일 ‘스마트시티 전도사’로 통하는 이 의원을 만났다. 그는 2011년 1월까지 강원도 도지사를 지내고서 2년간 중국 칭화대에 적을 뒀고, 이후 싱크탱크 여시재 원장으로 재임했다. 정계를 떠나있는 동안 국가 미래 전략을 연구하며 스마트시티에 대한 생각을 정립했다. 2020년 4월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9년 만에 정계로 복귀한 그는 스마트시티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으로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재단법인 여시재는 지난해 말 낸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백서’에서 주거와 여가, 직장이 단일화되는 ‘직주일체(職住一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봤다. 사진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백서
재단법인 여시재는 지난해 말 낸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백서’에서 주거와 여가, 직장이 단일화되는 ‘직주일체(職住一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봤다. 사진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백서

스마트시티는 무엇이며, 어떤 모습이라야 하나.
“새로운 삶의 그릇이다. 디지털과 녹색혁명이 시작되면 대도시가 아니라 웰빙 공동체 타운에서 살게 될 것이다. 대도시는 고비용 구조이지만, 이곳은 저비용에다 행복한 삶의 질이 있는 곳이다. 인류를 구원할 노아의 방주인 셈이다. 과거에는 일과 주거, 놀이 문화가 다 따로따로였다면 이제는 디지털 혁명을 통해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다.”

노아의 방주에는 무엇을 담아야 하나.
“삶의 질과 저비용을 담아야 한다. 삶의 질을 충족하기 위해선 일과 소득이 있어야 한다. 여태까진 주거와 일터가 분리됐지만, 이제는 근접하거나 붙어 있게 될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셈이다. 혁신 대학으로 주목받는 미국 미네르바스쿨을 보면 강의실이나 도서관 없는 학교가 가능하다는 걸 볼 수 있다.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에 따라 학습 격차가 생기는 현 상황에선 반드시 교육도 스마트시티 안에 담겨야 한다. 종일 돌보미도 필수다. 노인들이 있는 곳에 병원과 문화 시설, 노인 돌보미가 함께 있는 의료·문화·주거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마트시티를 저비용으로 만들기 위해선 건물 높이 등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교통도 확충해야 한다고 본다.”

스마트시티에서 삶은 어떻게 바뀔까.
“100세 시대다. 저비용과 고효율이 아니면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요즘 서울 강남 아파트를 보면 커뮤니티 시설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이런 곳이 있으면 노인들이나 맞벌이 가정 학생들이 경로당이나 집에서 밥을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 이걸 보고 나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대도시의 외로운 개인으로 살았다면, 이제 디지털 공간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인도와 중국, 방글라데시 등 전 세계에서 앞으로 25억 명이 도시로 쏟아져 나온다. 하드웨어도 충분해야 하지만, 물과 전기를 절약하고 일·교육·의료 서비스를 나눌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구축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와 오피스를 통해 일하는 환경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도시 운영체제(OS)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승리자가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최고 수출 상품은 스마트시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어느 지역이 스마트시티가 될 수 있을까.
“스탠퍼드대가 있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가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고려대,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의 대학이 모여 있는 홍릉 일대를 혁신 공간으로 조성해보면 어떨까 싶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가 모여 있는 신촌 일대도 마찬가지다. 대학이 혁신 공간이 되면 이점이 매우 많다. 인근에 있는 중·고교가 대학 실험실을 쓸 수 있고, 노인들은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항상 학교 뒤편에 치우쳐 있는 대학 기숙사도 정문 가까이로 끌어내 창업보육센터 같은 개념으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 동네 상권은 살아날 것이며, 주민들은 여기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가릴 것 없이 노인이 아기를 보고 여가를 보내며 병원까지 가는 플랫폼을 실험해볼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집 구조도 바꿔볼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데서부터 혁신은 시작되는 법이다.”

스마트시티 사업 가속화를 위해선 규제 완화도 필요할 텐데.
“요즘 초등학교는 오후 3시만 되면 다 비어 있다. 이곳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동네 모든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있다. 이런 시설을 복합화해서 어린이집부터 유치원, 도서관, 위워크 기능을 넣으면 어떨까. 체육·복지시설도 하나로 복합화하면 할아버지·할머니는 운동하고, 어머니는 취미 생활을 즐기며, 아이는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해진다. 다만 정말 잘해야 한다. 인천 송도에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정도는 돼야 한다. 이곳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커뮤니케이션과 멀티미디어, 극장, 미디어 제작, 협업, 회의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같은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도시는 그 안에 모든 게 다 있다. 인간의 인문학·기술 역량을 총동원해 인류의 삶을 바꾸는 명실상부한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에서 1조원을 쓰더라도 전 세계 최고 석학의 강의를 조그만 아파트 단지까지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른바 ‘디지털 집현전’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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