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브는 택시 지붕에 센서가 부착된 옥외광고를 달아 데이터를 수집한다. 사진 모토브
모토브는 택시 지붕에 센서가 부착된 옥외광고를 달아 데이터를 수집한다. 사진 모토브

‘모든 디지털(All Digital)’을 주제로 1월 11일부터 4일간 열렸던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뽑은 핵심 키워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마트시티’였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스마트시티를 추구해 온 기업에 새로운 혁신 과제를 안겼다”는 주최 측의 설명에 알맞게 올해도 전 세계 2000여 개 기업이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을 CES에서 선보였다. 이 중에는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스마트시티 구축의 청사진을 제시한 스타트업도 있었다.

‘이코노미조선’은 각각 올해와 지난해 CES에 참여해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을 선보인 모빌리티 기반 도시정보 수집 스타트업 모토브의 임우혁 대표와 데이터 익명화 스타트업 딥핑소스의 김태훈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모토브는 택시를 활용해 도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업이다. 반면 딥핑소스는 기업과 지자체 등에서 수집한 도시 관련 데이터를 개인정보 관련 규제를 어기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비식별화(익명화)하는 기업이다. 두 기업 모두 약 60억원 규모의 시리즈 A를 지난해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임우혁 모토브 대표
“택시 지붕에 IoT 센서 달아 市·기사·광고주 모두 윈윈”

임우혁 모토브 대표 미국 텍사스 주립대 정보기술학 석사, 전 솔루션개발 회사 아이그로브 대표 / 사진 이소연 기자
임우혁 모토브 대표 미국 텍사스 주립대 정보기술학 석사, 전 솔루션개발 회사 아이그로브 대표 / 사진 이소연 기자

“인천시가 스마트시티가 되기 위해선 치안이 불안정한 곳을 경찰과 시 당국이 ‘스마트’하게 미리 파악해 대비할 수 있어야 했다. 모토브는 인천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택시 300대의 지붕에 센서를 부착해 인천시 전역 10개 구·군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범죄에 취약한 골목길을 콕 집어냈고, 경찰이 매일 밤 그곳을 추가로 순찰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과 1월 18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난 임우혁 모토브 대표는 월 50억 개 이상 수집하는 데이터가 인천시의 스마트시티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토브는 택시 지붕에 IoT(사물인터넷) 센서가 부착된 광고판을 설치하는 모빌리티 기반 데이터 스타트업이다. 지난해부터 인천광역시와 인천지방경찰청에 택시가 운행 중 실시간 수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임 대표는 “택시에 달린 센서로 스마트폰 와이파이 시그널을 감지해 유동인구 데이터를 추정하고, 가로등이나 간판 등 주변 밝기를 측정해 조도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시에서 심야 시간에 주변이 어두운데도 유동인구는 끊이지 않아 범죄에 취약한 구역을 찾아냈다. 환경 센서로 미세먼지 등 유해가스를 측정한 데이터는 초등학교 주변에 등교 시간 차량을 우회시키는 인천시 사업의 기반 데이터로 활용된다.

현재 서울, 인천, 대전에서 운행하는 약 800여 대의 택시와 계약을 맺은 모토브는 강남구청 등 지자체와도 교통체증 등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지역과 유동인구 등을 분석해 코로나19 위험지역을 알리는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모토브의 수익 모델은 광고다. 센서를 부착한 디지털 옥외광고판을 택시 지붕에 달아 광고 수익을 챙긴다. 이 가운데 일부는 택시기사에게 운행 시간에 따라 제공한다. 여기어때, 광동제약 등 기업이 주로 광고하고 있지만 소상공인까지 광고주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임 대표는 “스마트시티의 핵심인 데이터를 택시기사, 광고주, 시 당국까지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수집하겠다”고 말했다.


딥핑소스는 개인정보법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원본 데이터를 개인정보가 삭제된 비식별화 상태로 만든다. 사진 딥핑소스
딥핑소스는 개인정보법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원본 데이터를 개인정보가 삭제된 비식별화 상태로 만든다. 사진 딥핑소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개인정보 걱정 없이 데이터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도와”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 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 사진 이소연 기자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 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 사진 이소연 기자

“스마트시티에서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잘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은 수만 가지가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가 심한 요즘 결국 ‘지금 당장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거의 없다. 딥핑소스는 그 해결책이 되고 싶다.”

‘이코노미조선’과 1월 8일 서울 역삼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는 “전 세계 수많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시민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의 개인정보 침해, 사생활 유출을 이유로 현재 멈춰 있다”며 “딥핑소스의 데이터 익명화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201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이 시행되면서 스마트시티 공공 데이터 관리 기준이 더 엄격해졌다”며 “얼굴 사진 한 장에 몇십원 하던 데이터 가격이 몇만원 단위까지 폭등하고, 사용할 수 없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생긴 상태라 도시 내 시민의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는 많은 기업과 지자체가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딥핑소스는 개인정보를 담은 데이터에서 빅데이터 정보 분석에 필요한 정보만 추출해서 활용하고, 나머지 데이터는 아예 알아볼 수 없게 깨뜨리는 데이터 보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사람의 영상을 통해 이 사람이 웃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입과 눈의 일부 형태만을 남겨두고 얼굴에 있는 나머지 모든 정보를 ‘쓰레기’ 형태로 파쇄하는 것이다.

딥핑소스의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특정 부위만을 제외한 모든 데이터를 익명화 처리해 클라우드에 전송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이나 지자체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없이 사람의 시선이나 동선 등 실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스마트시티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감시도시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안전한 기술로 누구도 사람의 얼굴 등 신원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든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딥핑소스는 인텔, LG CNS, 서울아산병원 등의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다.


plus point

5G·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수혜株 주목

스마트시티가 부상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종과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주요 건물, 도로, 자동차 등에 부착된 IoT 센서들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5G 기술은 스마트시티의 필수 인프라다. SK텔레콤, 미국의 버라이즌 등 5G 통신을 제공하는 주요 통신사와 5G 통신장비업체인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이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5G 무선통신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케이엠더블유, 5G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만드는 미국의 퀄컴도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시티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 역시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 웨이모, 자율주행차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테슬라, GM 등이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라이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생산하는 서울로보틱스 등 관련 기업 역시 주목받고 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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