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희 서울대 기술경영박사, 현 스마트시티창의융합인력양성사업단장
한정희
서울대 기술경영박사, 현 스마트시티창의융합인력양성사업단장

도시는 무엇일까. 수많은 정의가 있지만, ‘자식은 한양으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낸다’라는 속담을 통해 도시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선 시대에도 한양에 자식을 보내야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이들로부터 다양한 내용의 지식(정형 데이터)과 떠도는 무형의 소문(비정형 데이터)을 접할 수 있으며, 이런 경험이 곧 자식에게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부모의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즉, 출세나 돈벌이 기회를 더 수월하게 얻을 수 있는 곳이 한양, 곧 도시였던 셈이다. 한양은 투입 대비 얼마나 큰 효과를 얻는지를 의미하는 효율성(efficiency)과 목표 대비 달성을 뜻하는 효과성(effectiveness)을 모두 증대시킬 수 있는 곳이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시각으로 보면 이런 데이터가 기술로 연결된 곳이 스마트시티다. 효율성과 효과성이 극대화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40여 년 전에 네트워크형 수평적 사회의 출현을 예견하면서 ‘기회가 넘치고 새로운 발전이 가능한 시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메가 챌린지(mega challenges)’를 강조했다. 메가 챌린지의 핵심은 ‘데이터와 창의성’을 연결하는 것인데, 이를 필자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라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다면 스마트시티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미래 스마트시티는 이런 연결을 통해 시민이 원하기도 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대만 신베이(新北)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만도 고령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스마트시티 구축은 한발 앞서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기술과 살아있는 연구실인 ‘리빙 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돌봄 센터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시티는 기술의 진화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기술의 진화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해야 한다.

배경음악에 따라 작동하는 파킨슨병 재활 모델도 사례로 들 수 있다. ‘템포템포’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파킨슨병 재활 치료 서비스의 경우 음악에 따라 징검다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물체 위를 환자가 걷도록 하는데, 간단하지만 재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아 집중력을 높여준다. 알츠하이머 등 기억력 질환을 겪는 노인을 위해 화상 요법, 전문가와 실시간 연결, 환자와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 질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

스마트시티가 최근 주목받는 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선 융합형 기술을 이용한 도전이 수월해야 한다. 기업이 판매자와 구매자 간 플랫폼 같은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양면 시장형 플랫폼을 만들어낸다면, 그 안에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사람이 살아있는 스마트시티가 탄생할 것이다.

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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