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갓 은퇴한 뉴 시니어들은 적극적으로 여가 활동을 향유하고자 한다.
직장에서 갓 은퇴한 뉴 시니어들은 적극적으로 여가 활동을 향유하고자 한다.

프랑스계 회사의 마케터인 김인나(32·가명)씨는 천안에서 상경해 홀로 자취하는 1인 가구다. 가끔 외로움을 느끼지만 그는 이를 채우기 위해 결혼과 육아 대신 외부인과 커뮤니티 활동과 취미를 택했다. 그가 모임 후 뒤풀이비와 독서 모임 책 값까지 포함해 취미 커뮤니티에 사용하는 금액은 한 달에 60만원에 달한다. 소셜 살롱 ‘문토’에서 여럿이 함께 요리를 배우고, 소셜 살롱 ‘크리에이터 클럽’에서는 모르는 사람들과 3개월간 깊은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 핵가족은 무너지고 있다. 젊은 세대 중엔 1인 가구와 딩크족(결혼은 하되 아이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들을 겨냥한 취미 기반 커뮤니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인 가구가 결혼 대신 시간과 비용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분야는 취미 활동(30.1%)이었다. 국내외 여행(27.4%), 지인과 유대 관계(20.7%) 등이 뒤따랐다. 특히 이 중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여가·취미 활동을 하겠다는 응답자가 42%에 달했다. 일본의 칼럼니스트 아라카와 가즈히사는 저서 ‘초솔로 사회’에서 이들이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가족이 아닌 타인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를 “준거 집단과 문화와 관련된 관계적 경험 가치(Relate)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으로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구가 줄어들어도 이들이 자신에게 투자하는 금액은 오히려 많아져서 관련 산업의 객단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설립된 독서 모임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트레바리는 이같은 흐름에 올라탄 기업이다. 누적 회원 수가 5만 명에 달하는 이 기업의 모토는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다. 월 1회 정기 독서 모임을 기반으로 공연, 강연, 파티, 문화 체험 등 커뮤니티 이벤트를 제공해 2030세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기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10월 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누적 90억원의 투자액을 기록했다.


해외에선 시니어 대상 커뮤니티 사업 활발

해외에선 은퇴한 노년층이 서로 네트워킹하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보다 끈끈한 형태의 커뮤니티 사업이 성장했다. 이성철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유럽 등 해외에선 시니어 세대가 스포츠, 맥주 등을 함께 즐기는 문화가 상당히 발달해있다”며 “시니어가 리조트와 클럽 등 고정된 공간에서 교류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산업이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테마파크, 카페 등 젊은 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도 시니어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거나 시니어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은퇴한 시니어가 모여 살면서 문화생활 등을 공유하는 대규모 공동체 주택단지)인 레저월드다.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248만㎡(약 75만 평) 규모의 커뮤니티인 레저월드에는 약 1만 명에 가까운 55세 이상의 은퇴자가 거주하며 함께 골프, 수영 등 취미 활동을 즐기고 종교 예배 등 소모임 활동을 한다.


plus point

커뮤니티형 헬스기기
‘코로나 3대 필수품’ 된 펠로톤, 1년 새 주가 340% 급등

안소영 기자

펠로톤은 2012년 뉴욕에서 설립됐으며, 2019년 9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사진 펠로톤
펠로톤은 2012년 뉴욕에서 설립됐으며, 2019년 9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사진 펠로톤

홈 피트니스 기업 펠로톤은 지난해 미국 전역에 자전거 운동 붐을 일으켰다. 펠로톤은 실내 자전거에 붙은 대형 모니터를 통해 집에서 생중계로 운동 수업을 들으며 운동하는 방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미국인의 3대 필수품은 휴지·고기·펠로톤’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펠로톤의 실내자전거는 250만원, 트레드밀은 500만원이 넘고, 매월 구독료로 5만원 이상 들지만 소비자는 개의치 않는다.

펠로톤의 인기는 곧바로 실적 호조와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펠로톤의 지난해 1분기 매출 성장률은 66%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172%, 3분기에는 232%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주가가 급등하며 나스닥100에 포함됐다. 2월 3일 펠로톤 주가는 147.17달러로, 1년 전(33.37달러)보다 340% 오른 수준이다. 창업 당시만 해도 투자자에게 거절당하기 일쑤였던 오리가 백조로 거듭난 원인이 뭘까. ‘이코노미조선’이 펠로톤의 성공 비결을 살펴봤다.


성공 비결 1│실감 나는 스트리밍 콘텐츠

펠로톤은 ‘피트니스계 넷플릭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매출 비중은 실내자전거·트레이드밀 판매(하드웨어)가 79%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펠로톤은 매달 950개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고, 매일 14편의 운동 강의를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펠로톤은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해 강사진 선정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인다. 강사의 능력이 곧 콘텐츠의 질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펠로톤은 캐스팅,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운동 및 엔터테인먼트 능력을 갖춘 강사를 전략적으로 채용한다.

영상을 찍는 스튜디오와 음악에 대한 투자도 꾸준하다. 펠로톤은 뉴욕과 런던 도심에 2645㎡(800평) 넘는 대형 스튜디오를 차리고, 카메라와 조명, 음향 등 고급 장비와 방송국 수준의 전문 스태프를 갖췄다. 수업 때 트는 음악이 다양하게끔 2018년 6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뉴로틱미디어를 인수했으며, 폴 매카트니, 마돈나 등과 손잡고 전용 음악을 작업하기도 했다.


성공 비결 2│펠로톤 커뮤니티 활성화

펠로톤은 혼자 집에서 운동할 때 느끼는 지루함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사는 수업 중 사용자가 밟는 페달의 회전수·속도·거리를 확인하고 일대일 지도를 해준다. 오프라인에서 하듯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회원은 다른 회원들과의 영상 채팅, 격려 이모티콘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다.

펠로톤 회원은 출신 대학교, 고향, 직업 등 자신을 소개하는 10개의 태그를 달 수 있다. 잘 통하는 회원을 팔로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이를 팔로잉하면 수강 수업과 로그인 여부, 운동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서로 운동을 독려할 수 있다.

펠로톤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새로운 운동 친구를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펠로톤의 페이스북 팔로어는 61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75만 명에 달한다. 참여자들은 SNS에 자신의 운동 사진을 올리고 운동 목표,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오프라인 모임도 즐길 수 있다. 펠로톤이 2019년 진행한 홈커밍데이에는 3000명의 고객이 참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서로를 안아주며 “동기 부여를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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