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시스템즈의 로봇가구 클라우드 베드(Cloud Bed). 침대를 내리면 침실로, 침대를 올리면 거실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오리시스템즈
오리시스템즈의 로봇가구 클라우드 베드(Cloud Bed). 침대를 내리면 침실로, 침대를 올리면 거실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오리시스템즈

인류가 무리를 지어 살아온 수십만 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나 홀로 주거’를 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2016년 35%에서 2020년 39.2%로 늘었다. 눈을 해외로 돌려보면 이미 두 가구 중 한 가구꼴로 1인 가구인 나라도 많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스웨덴은 1인 가구 비율이 56.6%에 달했고, 리투아니아·덴마크·핀란드·독일 등도 40%를 넘어섰다.

1인 가구가 주된 가구 유형으로 떠오르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주거 문화다. 소형 주택에 거주하는 인구가 늘자 공간이 부족한 1인 가구를 위해 움직이는 스마트 가구부터 짐 보관, 물품 대여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1인 가구 수는 늘어나는데 이들을 위한 상품·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기업들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미국 보스턴 스타트업 오리시스템즈는 좁은 거주 공간을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해답을 주는 기업이다. 오리시스템즈가 판매하는 스마트 로봇 가구는 사물인터넷(IoT)과 연결돼 버튼 조작 한 번에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 선반이나 침대, 탁자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일본 간덴부동산개발은 자전거처럼 갖고 있으면 편리하지만 보관하기엔 곤란한 물건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유료로 대여해주는 공유 자동차는 6개월마다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차종을 변경해준다.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보다 저렴한 데다 매월 한 시간 무료 쿠폰을 제공해 주민에게 호평을 얻는다.

국내외 할 것 없이 1인 가구를 위한 짐 보관 스타트업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공간이 협소한 집에 두기 힘든 물건이나 개인의 소중한 물건을 안전한 장소에 따로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삿짐부터 취미용품, 계절용품 등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짐을 보관할 수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셀프스토리지 시장이 2018년 373억달러(약 41조원)에서 2024년 490억달러(약 5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좁은 주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인테리어 스타트업도 인기다. 2016년 서비스를 개시한 오늘의집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대행해준다.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는 1000만 건,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할 정도다.


‘코리빙 하우스’ 사업 진출하는 기업들

국내외에서는 혼자 살지만 외로운 건 싫은 1인 가구를 노린 ‘코리빙 하우스(Co-living·함께 산다는 뜻)’ 사업도 뜨고 있다. 코리빙하우스란 개인 공간을 보장하면서 다른 사람과 문화·업무 공간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다. 피트니스클럽·시네마룸·라운지·테라스 등 시설을 공유한다. 입주민은 요가·커피·맥주 등을 즐기는 모임을 할 수 있다. 영국의 올드오크, 미국의 위리브·커먼 등이 수백 명이 함께 생활하는 대표적인 공유 주택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 D&D와 코오롱에서 독립한 리베토 코리아 등이 빨래, 청소, 이불보 교체, 택배 수령 등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빙 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랜서와 크리에이터, 1인 창업자를 공략한 코리빙 스페이스까지 등장했다. 로컬스티치는 주거 공간과 공유 사무실을 연결해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거주자는 다른 사람과 교류를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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