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로라월드 영국 런던법인2 현대차그룹 런던법인3 KB국민은행 런던지점4 수출입은행 런던법인5 우리은행 런던지점. 사진 각 사
1 오로라월드 영국 런던법인
2 현대차그룹 런던법인
3 KB국민은행 런던지점
4 수출입은행 런던법인
5 우리은행 런던지점. 사진 각 사

1월 1일 발효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2개월간 현지 한국 기업에 과연 어떤 영향을 줬을까.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동시에 발효됨에 따라 과거 예상보다 큰 피해는 없지만, 일부에서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재영한국경제인협회(KOCHAM) 회원사는 104개사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 ‘이코노미조선’은 3월 3일 영국 현지에 있는 금융기관 및 기업 관계자들을 서면과 전화로 인터뷰해 지상 대담으로 꾸렸다. 양종배 수출입은행 런던법인 법인장, 이정훈 오로라월드(완구업체) 런던법인 법인장, 전채옥 KB국민은행 런던지점 지점장, 유도현 우리은행 런던지점 지점장, 익명을 요청한 현대차그룹 런던법인 관계자가 참여했다.


브렉시트 발효 후 현지 상황은.

양종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에 관심이 집중된 영향도 있겠으나 아직까지 큰 충격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EU 국가에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 취급 시 해당 국가 법령을 일일이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정훈 “브렉시트 딜이 EU와 체결됐지만, 현장 실무자들이 아직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통관 방식이나 절차에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유럽으로 수출 시 통관이 정체돼 몇 주 이상 선적을 못 하기도 하고, 선적 후에도 배송이 지체됐다. 또한, 선적 절차가 복잡해져 관련 인건비 등 처리 비용이 증가했다.”

유도현 “브렉시트로 영국에 있는 EU 은행들의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이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영국 금융 감독 당국은 2년 안에 영국 내 뱅킹라이선스를 취득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를 취득하기 위한 EU계 은행들의 움직임이 있으며, 일부는 EU 회원국으로 회사를 이전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대차 “아직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브렉시트가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에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를 선언한 바 있으며, 브렉시트로 인해 자국 내 자동차 제조업 전동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거래 기업의 달라진 점은.

양종배 “영국에 거점을 둔 한국 기업 현지법인(지주회사 등), 유럽에 진출한 현지 생산법인, 영국에서 인프라 사업(터널 건설 등) 참여 중인 건설 기업 등이 주요 고객이다. 브렉시트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비영국인 현지 직원의 고용 안정성 문제, 지주회사는 EU 소재 자회사의 배당금 수취 시 세금 발생 문제 등 우려가 있다고 한다. 단기 실무적으로는 EU 국가 출입국 수속 지연, 차량 이용 시 EU 자동차보험 별도 가입 등 불편함이 발생했다.”

이정훈 “영국 내 프리미엄 리테일, 레저 및 관광 업계 등은 오히려 브렉시트 이후 관광객이 증가해 성장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영국에서 EU 국가와 직접 거래하는 절차가 브렉시트 이전보다 복잡해진 관계로 EU로의 수출 성장에는 제약이 가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영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제품은 한국, 체코, 터키에서 생산된다. 각각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무관세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브렉시트에 따른 여파보다는 코로나19 유행을 제한하기 위해 지속 시행 중인 록다운(봉쇄 조치)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다.”


런던의 금융허브(금융 중심지) 지속 가능성은.

양종배 “당장은 런던의 시장 친화적 규제환경, 금융 인프라, 언어 등의 장점으로 경쟁 도시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영국 금융기관들은 EU 지역에서의 영업을 위해 별도 인가를 받아 현지법인이나 지점을 개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미 다수의 금융기관은 EU에 별도 인가를 마무리했으며 EU 주요 도시로 자산 및 인력 재배치를 완료한 상태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중개 기능 분산에 따른 거래 비용 증가 등으로, 런던의 입지 약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전채옥 “금융 서비스에 대해 3월 중 영국과 EU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으나 금융 시장 참가자들은 EU가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 영국에 기반을 둔 금융회사의 EU 접근성을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자회사나 지점을 런던에서 다른 유럽 도시로 이전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일랜드 더블린 등으로 분산하는 모습이다. 영국 정부의 규제 완화 등 유인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가 관건이다.”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는.

양종배 “자동차는 추가 관세에 따른 가격부담 증가 영향 등으로 영국 내 산업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계의 철수, 해고, 손해배상 청구 등이 예상된다. 물류는 EU 관세 부과 및 통관 지연에 따른 식료품, 약품 등 생활 물가 상승 및 공급 지연 등이 전망된다. 농업의 경우 동유럽의 저임금 노동인구 유입 감소에 따른 영국 내 농작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현대차 “대부분의 상품 수출입이 브렉시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통관 행정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상품의 수출입 비용이 약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긴 서플라이 체인(공급 사슬) 구조 기반의 제조사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은.

양종배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의 경제 하방 압력을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가중돼 여러모로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영국 정치권에서는 ‘애플카’를 영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 등 글로벌 경제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 기업도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유도현 “한국 정부와 기업은 영국과 EU 간 관세 협정으로 인한 가격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고려해 봄 직하다. 특히 브렉시트로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을 검토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plus point

쉘, BP, SC 등 한국에 진출한 영국 기업들

한국에 진출해 영업하고 있는 영국 기업들의 현황도 주목된다. 주영국 대사관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한영국상공회의소(BCCK)에 등록된 영국계 회원사는 약 150개 사다. 세계적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쉘(이하 쉘)’과 ‘BP’가 한국에 진출해 있다. 쉘은 현대오일뱅크와의 윤활기유 생산 합작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BP는 롯데케미칼과 초산제조 공장 합작사업을 하고 있다. 그린투자 기업 ‘맥쿼리 GIG’는 울산, 부산, 전남 등에서 해상풍력 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세레스 파워’도 한국에서 영업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표적인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현재 SC제일은행 사명으로 한국에서 영업 중이다. ‘아퍼마 캐피털’ ‘액티스’와 같은 사모펀드도 한국에서 기업 지분투자 및 대체투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영국의 강점인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에서는 전시·박람회 운영사 ‘리즈’, 구인·구직 회사 ‘로버트 월터스’ 등이 한국에 진출해 있다.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아스트라제네카’도 진출해 있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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