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드 라이언스 중국은행 영국지사 이사 현 넷웰스 수석 경제전략가, 현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선임연구원, 현 워릭경영대학원 자문위원, 전 런던시 수석 경제고문, 전 체이스맨해튼은행 이코노미스트, 전 스위스은행 영국·전 다이이치산쿄은행(DKB)· 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 사진 제러드 라이언스
제러드 라이언스
중국은행 영국지사 이사 현 넷웰스 수석 경제전략가, 현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선임연구원, 현 워릭경영대학원 자문위원, 전 런던시 수석 경제고문, 전 체이스맨해튼은행 이코노미스트, 전 스위스은행 영국·전 다이이치산쿄은행(DKB)· 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 사진 제러드 라이언스

올해 발효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도했다. 존슨 총리는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을 들어 1999년 영국의 유로화 채용을 반대할 만큼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실행 작전’을 뒷받침한 대표적인 인물로 체이스맨해튼, 스탠다드차타드 등 국제 금융기관의 이코노미스트 출신 제러드 라이언스(Gerard Lyons)가 꼽힌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이코노미스트’의 공동 의장으로도 활동한 라이언스는 존슨 총리가 런던시장으로 활동할 당시 런던시 수석 경제고문을 역임하기도 했다.

브렉시트가 발효된 지 두 달이 넘은 3월 2일 ‘이코노미조선’은 라이언스를 서면 인터뷰했다. 라이언스는 “얼마 안 됐지만, 브렉시트가 영국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며 “영국은 브렉시트에 힘입어 앞으로 25년 내 서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럽연합(EU)을 떠나는 것은 영국 경제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앞서 라이언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주목받기도 했다. 경제 예언가로 통하는 그는 1980년대 영국의 버블 붕괴, 1990년대 파운드화 폭락도 맞췄다. 블룸버그는 2010년과 2011년 그를 최고의 경제 전망가로 꼽았다. 라이언스는 선데이타임스가 뽑은 최고의 경제 전문가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향후 20년간 전 세계가 변화 속에서 맞이할 기회와 위협을 다룬 책 ‘거대한 전환’ 저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라이언스와 일문일답.


현 시점에서 브렉시트를 어떻게 평가하나.
“세계적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하느라 브렉시트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린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브렉시트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우선 지난해 12월 24일 영국과 EU 사이의 브렉시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영국은 (애초 협상 난항으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를 막으며) 순조롭게 EU를 퇴장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경제적, 사업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브렉시트는 정치적 성공이기도 하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후 위기를 겪었다. 많은 정치인은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그러던 중 2019년 12월 총선에서 보수당이 ‘브렉시트를 완수하라(Get Brexit Done)’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승리했다. 결국 영국의 EU 탈퇴는 영국의 이정표 역할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해결한 영국의 성공적인 백신 프로그램도 브렉시트의 대표적인 성과다. EU는 백신 확보에 관료적 접근으로 느리게 움직였지만, 영국은 독립적이고 민첩하게 움직였다. 영국과 EU 간 무역 흐름도 원활하다.”

성공적인 브렉시트의 조건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성공시키려면 경제 정책, EU와 관계, 세계에서의 자국 위치를 제대로 확립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EU와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가장 큰 난제다. EU는 브렉시트가 성공하기를 바라지 않고 영국에 대한 차별을 이어나갈 것이다.”

브렉시트가 영국에 미칠 영향은.
“영국은 브렉시트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 정부는 EU 탈퇴로 혁신에 더욱 집중하고, 투자와 인프라 지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세계 경제에서 영국의 위치도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경제의 균형 중심축이 인도 서부에서 미국 동부로 이어지는 인도⋅태평양으로 옮겨지고 있다. 영국은 유대 관계를 강화할 주요 지역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꼽는다. 영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64건의 무역 협정을 체결했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도 가입 신청을 했다. 영국은 향후 미국과도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 반면,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의 최대 과제는 단기적으로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와의 정치 이슈다. 현재 네 개의 영국연방 가운데 북아일랜드만 다른 관세 규정을 적용받고 있는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 스코틀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일원으로 힘이 더 강해진 점을 감안하면, 분리독립하지 않고 영국 내에 남아 있는 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맞다.”

브렉시트가 EU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영국은 EU를 하나의 경제 프로젝트로 바라봤다. 하지만 EU의 나머지 27개 회원국은 이를 대체로 정치 프로젝트로 봤다. 이 때문에 브렉시트를 통해 EU는 공동의 목표인 정치적 연합 강화에 힘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EU가 브렉시트로 유럽에서 독일에 이은 2대 경제 대국 회원을 잃게 된 것은 치명타다. EU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예산을 많이 부담해온 회원국을 잃게 된 것이다. EU에 영국은 글로벌 금융중심지이며 주요 군사 강국이다. EU 회원국을 동쪽으로 확장시켜주는 역할도 했다. EU가 뿌리 깊은 경제적 분열을 지니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EU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유일하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 세기 이전보다 낮다. EU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느리게 성장하는 지역이다. 개혁할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로 영국의 금융허브 위상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영국은 EU와 좋은 협력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EU는 매우 적대적이다. 특히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더욱 민감하다. 하지만 런던은 유럽의 선도적인 금융중심지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EU에 기반을 둔 1000개 이상의 금융 회사가 최근 영국에 사무실을 내겠다고 신청한 게 이를 증명한다. 또 영국의 선도적인 기술 회사는 모두 예정된 런던 내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런던은 핀테크 부문 투자 규모에서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핀테크 투자처로 뉴욕보다 런던을 더 많이 택한 것이다. 런던이 핀테크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40년간 속해 있던 EU를 떠나는 게 쉽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브렉시트로 단기적으로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놀랍지 않다. 우리는 이미 프로젝트 피어(Project Fear·브렉시트 투표 전후에 EU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영국 사람의 비관주의)가 잘못된 것을 지켜봤다. 일자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위기 이전 영국은 고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기업은 이전했지만, 그것은 소수다.”

영국 경제는 언제 반등할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 건강 위기가 일단락된 이후 반등 가능하다. 영국은 백신 접종에 성공하며 몇 달 안에 경제 봉쇄 조치가 풀릴 것이다. 영국 경제는 내년 초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U보다 빠르게 팬데믹 이전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다. 다만, 영국 경제는 불균형 상태다. 마치 역기(바벨)와 같다. 한쪽 끝에는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과 회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문이 있다. 5명 중 2명은 저숙련, 저임금 직종에 종사 중이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한다.”

영국과 한국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코로나19가 변화를 촉발하겠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의 성장, 4차 산업혁명, 데이터·디지털 혁명은 이어질 것이다. 이는 영국과 한국, 양국 모두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영국은 G7(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을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D10 협의체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D10은 ‘민주주의 10개국(Democracy 10)’의 줄임말로, G7에 호주, 인도, 한국을 더한 10개국을 의미한다. 영국이 CPTPP 가입을 신청한 것도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관계에 긍정적이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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