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원 현대차 UAM 사장 연세대 기계공학,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기계공학 석사,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 박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신재원
현대차 UAM 사장 연세대 기계공학,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기계공학 석사,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 박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지상에서 하늘로! 과거엔 자동차만 제조했다면 현재는 소형 비행기를 개발, 시장을 하늘로 확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2월 26일 서울 잠실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만난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시한 비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미래 현대차의 사업 구조는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가 20% 정도 될 것”이라며 “이 틀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3월 1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도 정 회장은 UAM 사업에 대한 투자와 시장 선점을 강조했다.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들어설 수 없는 복잡한 도심에 적합한 소형 비행기를 뜻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UAM 시장이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사장은 정 회장이 밝힌 미래 현대차의 UAM 비전을 실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정 회장이 2019년 직접 영입했고, 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사장은 198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해 2008년 동양인 최초로 NASA 최고위직인 항공연구총괄본부장에 오른 세계적인 항공 전문가다. 11년 동안 NASA의 모든 항공 연구와 기술 개발을 총괄했고, 현재 현대차 UAM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왜 UAM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가.
“현대차는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중 핵심이 UAM이다. 기존처럼 땅(자동차)에서는 물론 하늘에서도 운송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UAM을 제조해 판매하는 게 끝이 아니라, 소비자가 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궁극적으로 모빌리티 생태계가 변할 것이다. 자동차, UAM 등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구조다. 내가 이 호텔에서 삼성동 코엑스로 이동한다고 가정하자. 목적지인 코엑스를 정하고 이동 서비스를 요청하면, 호텔 1층에 자동차가 됐든 UAM이 됐든 이동수단이 와서 나를 코엑스까지 데려다준다. 코엑스까지 가장 빠르고 편하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을 분석해, 알아서 서비스하는 것이다. 교통 체증 해결은 기본이고, 이동에 대한 생각을 일절 할 필요가 없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중 일부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영입했다고 들었다.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이동수단의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정 회장의 비전과 계획에 공감했다. NASA에 있을 때부터 조국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정 회장이 그 기회를 줘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대차가 UAM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고, 소비자도 이를 통해 안전, 편리 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업 초기 단계로, 조직 구성이 중요한데.
“크게 세 개 팀으로 나뉜다. 1세대 UAM 기체를 제조하는 엔지니어링 조직과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기체를 만들 때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조직 그리고 실제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기획하는 조직이다. 세 개 팀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야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우리 조직은 1~2년이 아닌 5년, 10년, 20년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돼야 한다. 미국 워싱턴 D.C.에 법인 설립도 준비 중이다. 미국 진출은 물론 현지 인력 확보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UAM 시장이고 연구개발 인력이 풍부하다. 지난 2월에는 항공우주 분야 스타트업 ‘오프너’ 최고경영자(CEO) 출신 벤 다이어친을 UAM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그는 민간 유인 우주선, 개인용 전용 항공기 개발 능력이 있고 앞으로 미국 법인의 연구개발을 맡을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0에서 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UAM 모형을 공개했다. 총길이 10.7m로, 메인 날개와 꼬리 날개가 있고 두 날개에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했다. 최고 시속 290㎞로 약 100㎞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탑승 인원은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UAM 이착륙장(왼쪽)과 지난해 CES 2020에서 공개한 UAM 모형.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UAM 이착륙장(왼쪽)과 지난해 CES 2020에서 공개한 UAM 모형. 사진 현대차

UAM 개발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안전성에 대한 다중화 설계를 통해 프로펠러 하나에 이상이 있더라도 문제없이 이착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도심 비행이 가능하고 탑승자 간 원활한 대화가 가능한 저소음 비행기로 제조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 부분과 관련, 자동차 제조 경험을 살려 공기역학적 설계, 탄소 복합재를 이용한 경량화, 생산성 있는 설계 기술, 운영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갖출 계획이다.”

상용화 계획은.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배터리+수소연료전지 등 두 개 이상의 동력원)을 탑재한 화물용 UAM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화물용 UAM을 통해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쌓은 후 2028년에는 완전 전동화한 여객용 UAM을 상용화할 것이다.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UAM을 출시한다.”

인프라가 중요하지 않나.
“UAM 전문 이착륙장이 필요하다. 사람이 많은 도심 지역에 이착륙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장소가 마땅치 않다. 또 현대차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정부·지자체와 20~30년 후를 바라보고 함께 구축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한강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한강변에 UAM 전문 이착륙장을 만들 계획이다. 또 UAM만이 아닌, 자동차 등 다른 이동수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영국에서 UAM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지난해 영국 UAM 인프라 전문 업체 ‘어번에어포트’와 함께 UAM 기반 시설을 영국 코번트리에 구축하기로 했다. 여객·물류를 위한 UAM 허브(hub)와 환승 시스템 등 생태계 전반의 시설이 포함된 프로젝트다. 어번에어포트는 일반적인 헬기 이착륙장보다 훨씬 작은 ‘버티포트(Vertiport·수직 이착륙 시설)’를 설계한다.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에 여러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최종적으로 현대차-어번에어포트가 선정됐다. 현대차의 UAM 개발 기술력뿐 아니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내 갖춰진 인프라 역량도 높이 평가받은 덕분이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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