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 시장의 회복은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방역 수준에 따라 국가와 지역별로 ‘K 자’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7월 6일(현지시각) NBA 밀워키 벅스와 피닉스 선즈의 NBA 결승 1차전이 열린 경기장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사진 AFP연합
스포츠 마케팅 시장의 회복은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방역 수준에 따라 국가와 지역별로 ‘K 자’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7월 6일(현지시각) NBA 밀워키 벅스와 피닉스 선즈의 NBA 결승 1차전이 열린 경기장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사진 AFP연합

7월 3일(현지시각) 미국 프로농구(NBA) 애틀랜타 호크스와 밀워키 벅스의 플레이오프 6차전이 열린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기장 ‘스테이트팜 아레나’는 관중으로 가득 찼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NBA가 제 모습을 찾아가자, 중단됐던 기업들의 NBA 광고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밀워키 벅스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NBA 후원사 나이키 로고와 함께 모토롤라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중국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롤라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밀워키 벅스 후원사가 됐다. 2018년 12월 인디애나 페이서스, 지난해 12월 브루클린 네츠와 각각 후원 계약을 맺은 모토롤라는 NBA에서 유일하게 3개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이다. 미국 스폰서 컨설팅 업체 IEG에 따르면 NBA 30개 구단의 이번 시즌 스폰서 수입은 작년 시즌보다 6% 증가한 14억6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13건의 신규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덕분이다.

미국 프로 스포츠 시장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도 다시 열기를 띠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시장의 회복은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방역 수준에 따라 국가와 지역별로 K 자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관중 입장이 허용돼 뜨거운 열기 속 마무리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와 무관중으로 열린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가 이를 보여준다. 현장 관중의 열기는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에서 중요한 요인이다. 박성배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현장 관중을 상대로 한 마케팅은 물론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를 노출할 때도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있는 스포츠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마케팅 효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속 올림픽 마케팅 역풍 우려

1년이 연기돼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의 공식 후원사 13개 사는 올림픽 마케팅을 두고 고민 중이다. 예전과 같으면 올림픽 개최 약 50일 전부터 대대적인 TV 광고를 하고 올림픽 개최 현장에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부스를 설치했겠지만, 현재는 이런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올림픽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 오히려 그 기업이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은 현장 행사를 줄이는 대신 올림픽 개최 기간 내 다양한 올림픽 정보를 제공하고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쿄올림픽 무선통신 부문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올림픽 기간 내 ‘올림픽 후원사 삼성전자’ 사이트를 개설·운영할 예정이고,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부터 현재까지 공식 후원사로 활동 중인 코카콜라는 소비자와 함께 올림픽 현장을 찾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올림픽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시장 강자로 꼽히는 나이키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우리의 힘을 믿어(You Can’t Stop Sports)’ 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도전, 용기 등 스포츠 정신을 바탕으로 팬데믹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한 것이다. 나이키는 또 팬데믹으로 단체 운동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해 나이키닷컴과 모바일 앱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 등에 전문 트레이너들이 설계한 운동 프로그램 영상을 올려, 소비자가 집 또는 안전한 스포츠센터에서 혼자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영상에 나오는 트레이너들은 나이키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팬데믹 스포츠 마케팅의 전략으로 스포츠 리그 또는 팀보다 스타 개인의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후원이 부각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아도 수많은 팔로어를 지닌 스포츠 스타들은 여전히 SNS에서 활발히 활동한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NBA ‘코트의 왕’으로 불리는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는 ‘인스타그램의 왕’이기도 하다. 제임스가 후원 기업의 스포츠용품을 소개하는 포스트를 인스타그램에 올릴 때 벌어들이는 수익은 건당 30만달러(약 3억4500만원)로 추정된다.


나이키의 홈 트레이닝 지원 프로그램 영상. 사진 나이키
나이키의 홈 트레이닝 지원 프로그램 영상. 사진 나이키

위생 브랜드와 양주·카지노 업체에는 기회

이번 팬데믹 사태를 기회로 스포츠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기업도 있다. 영국 위생 전문 브랜드 ‘데톨’은 올해 2월 영국축구협회(FA)와 공식 위생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제품을 축구장에 배치하는 등의 소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언택트(비대면) 소비 덕에 급성장한 음식 배달 업체 ‘저스트 잇’은 유럽축구연맹(UEFA) 식품 부문 공식 후원사였던 맥도널드를 대체했다. 2019년 11월 UEFA와 유로 2020 식품 부문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한 저스트 잇은 올해 3월에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챔피언스 리그 등 UEFA가 주최하는 11개 대회를 후원하는 계약을 했다.

양주 기업과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 업체에도 코로나19는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NBA는 리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양주 기업과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 업체 후원을 금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작년 시즌 약 1조원의 적자를 낸 NBA는 올해 시즌을 열며 이 같은 금지령을 완화했다. 무관중 경기 혹은 어쩔 수 없이 일부 관중이 입장만 하는 경기에 양주 기업과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 업체의 광고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양주, 카지노, 스포츠 베팅 등 3개 사업군의 NBA 리그 후원 허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후원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계약을 해지하는 상황이 발생한 2007-2008시즌 이후 두 번째다.


plus point

e스포츠·당구 “우린 팬데믹에 강해요”

우리은행은 1월 프로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금융권 최초로 LCK 타이틀 후원을 맡았던 우리은행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3년까지 파트너십을 유지하게 됐다.

e스포츠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컴퓨터 게임 대회나 리그를 뜻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여 수많은 팬 앞에서 진행하는 현장 중심의 일반 스포츠와는 달리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e스포츠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에게 인기가 많아, 젊은 고객을 잡으려는 기업들이 후원에 나서고 있다.

e스포츠 강국인 한국에선 금융권이 e스포츠 후원에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저축 계좌를 만들면 LoL 인기 아이템을 지급하는 형태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자사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 ‘리브’를 LoL 구단 ‘샌드박스’ 이름 앞에 넣어 홍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며, 이 대회 리그 명칭을 20대를 타깃으로 한 자사 금융 브랜드 ‘헤이 영’으로 하고, 헤이 영 카트라이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팬데믹 사태에도 출범한 국내 프로 당구(PBA) 리그도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줄면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경기를 중계하는 당구의 특성 때문이다. 작년 첫 리그는 신한금융투자가 후원했고, 올해 7월 6일 개막한 두 번째 리그는 웰컴저축은행이 공식 파트너사로 나섰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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