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미국 보스턴 시내에서 인권 활동가들이 2022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AP연합
6월 23일 미국 보스턴 시내에서 인권 활동가들이 2022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AP연합

도쿄올림픽 육상경기 테스트 대회가 열린 5월 9일 일본 신주쿠 국립경기장 주변에서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시위를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올여름 도쿄올림픽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일본과 다른 나라 모두에 ‘두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올림픽을 늦추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반년 뒤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경계감도 최근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전 세계 200개가 넘는 인권단체가 중국 신장위구르에서의 인권 유린을 문제 삼으며 ‘베이징올림픽을 취소시키거나, 보이콧(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이 뒤늦게 해명했지만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논의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었다. 지난 6월 유럽의회에선 10명의 의원이 유럽연합(EU)이 베이징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해야 하는지 묻는 질의서를 유럽평의회에 제출했다. 유럽평의회는 인권 수호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기구다.

1984년 올림픽 이후 37년 만에 올림픽 보이콧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7월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과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을 열 예정인 중국은 올림픽을 통한 ‘국가 마케팅’에 차질을 빚을 상황에 처했다. 후원 기업과 개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경제 효과를 가져다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와중에 열리게 되면서 역효과를 낼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일본에 이어 중국도 베이징올림픽의 순조로운 개최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일본과 중국 모두 올림픽 개최를 통해 국가 브랜드 제고 경험이 있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고속철도인 ‘신칸센’을 개통, 일본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중국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전 베이징과 톈진을 잇는 중국 첫 고속철도를 개통했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 후 6년 만인 1970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GDP(국내총생산) 국가가 됐고, 중국은 올림픽 2년 뒤인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올랐다. 하지만 팬데믹 탓에 이번엔 성공적 개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日·中 팬데믹에 올림픽 특수 재현 힘들 듯

일본은 두 번째 올림픽 개최에서 팬데믹이란 복병을 만나 지난해 예정됐던 개최를 1년 연기했다.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은 관중 없는 경기장에서 치르게 됐다. 도쿄가 7월 12일부터 8월 22일까지 긴급사태에 들어감에 따라 전례없는 올림픽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이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기로 한 건 취소가 가져올 경제적 손실 탓이다. 일본 노무라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취소할 경우 1조8000억엔(약 18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4.6%에 그쳐 199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역성장을 한 일본이 올림픽을 통한 경기 부양은커녕 악재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중국도 첫 번째 올림픽과 다른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외자가 밀려들며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했던 중국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국가 정상(104개국)을 개막식에 참가시키며 높아진 국가 위상을 과시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48개 금메달을 획득, 순위 1위에 오르며 수조원대의 국가 브랜드 광고 효과를 거뒀다.

중국은 올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 등 일본에 비해 코로나19를 상대적으로 잘 통제하지만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중국은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7만여 명 참석자의 모습을 해외로 내보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종료 예정인 국경 봉쇄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올림픽 개최 전까지 외부 위험 요인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중국 팬데믹 통제 상황을 어떻게 바꿀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신장위구르 등 중국 소수민족 인권 탄압과 코로나19 발원지 논란이 두 번째 베이징올림픽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미 정보 당국에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재조사를 명령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외국 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는 망상을 하면 14억 인민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공격적인 외교 전술도 해외의 반중 정서를 키워 평화 상징인 올림픽 개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가 베이징하계올림픽 개최 직전인 2007년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2021년 9개국(한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웨덴·캐나다·스페인)에서 조사한 중국 평판 결과를 보면, 2007년에는 9개국 중 5개국이 중국에 호의적이었던 반면, 현재는 9개국 전부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영국은 반중지수가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plus point

[Interview] 요시모토 코지 일본 소카대 경영학과 교수
“팬데믹 상황서 올림픽 개최…국가의 ‘득’보다 ‘실’ 커”

요시모토 코지 일본 소카대 경영학과 교수 일본 소카대 경영학 석사,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한일경상학회 부회장 사진 요시모토 코지
요시모토 코지 일본 소카대 경영학과 교수
일본 소카대 경영학 석사,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한일경상학회 부회장 사진 요시모토 코지

“팬데믹 상황에서 개최한 올림픽 기간 중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국가 마케팅 차원에서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다.”

요시모토 코지 일본 소카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7월 2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국제지역 경영학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팬데믹 이후 올림픽 개최 어떻게 보나
“만일 대회 기간 중 코로나19가 더 심해진다면 일본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일본 국민과 올림픽 선수단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조치를 철저히 하지 않아,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경우에는 오히려 일본 국가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국가 위상도 땅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다.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일본이 올림픽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올림픽을 성공시켜, 역시 일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국가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싶은 것이다. 6개월 뒤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성공해 버리면 일본이 중국에 졌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어 이것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과거에도 중·일전쟁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1940년 도쿄올림픽 개최권을 박탈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또다시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 것을 막고 싶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중국도 올림픽 강행이 유리한가
“중국은 티베트와 위구르 등을 둘러싼 인권 문제, 코로나19 발생국이라는 책임 문제를 안고 있어, 올림픽 개최가 국가 이미지 개선에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다. 다만,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해외 투자나 관광객 증가 같은 간접적인 경제 효과를 얻을 것이라 본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때도 서방 언론은 인권 문제 등을 들어 중국의 올림픽 개최를 부정적으로 보도했지만, 올림픽 개최를 통해 얻은 게 더 많았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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