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의 인스타그램은 팔로어가 3억 명이 넘고,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광고 단가는 18억원에 달한다. 사진 AP연합
포르투갈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의 인스타그램은 팔로어가 3억 명이 넘고,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광고 단가는 18억원에 달한다. 사진 AP연합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경영학 교수미시간대 스포츠경영학 박사, 현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경영학 교수
미시간대 스포츠경영학 박사, 현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7월 23일 개막한다. 전 인류가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개최되는 이번 도쿄올림픽은 모든 스포츠 이벤트 이해 당사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이것은 올림픽을 후원하는 공식 파트너 기업들에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스포츠를 후원하는 이유는 언어, 문화, 종교를 뛰어넘어 인간의 본성과 감성에 소구하는 스포츠를 통해 더 많은 잠재고객과 관계 맺기 위해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스포츠 스폰서십 패키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의 하나는 경기장 주변에 A보드를 설치하고 스포츠 중계 전, 중간, 후에 TV 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스포츠를 여전히 불특정 대중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는 매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보완재로 접근한 것이다.

그러나 2020년 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지구촌을 강타한 이후 전 세계 스포츠 시장이 미증유의 위기를 경험하는 가운데, 후원 기업들은 오히려 스포츠 스폰서십 마케팅의 본래 목적에 더 충실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대규모 관중 집객이 중요한 스포츠 산업은 여행 산업과 함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환경은 역설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스포츠 산업을 새롭게 진화시키고 있다. 특히 스포츠 시장의 핵심 상품인 스포츠 이벤트의 생산,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스폰서십 마케팅을 추진하는 기업에도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변화하는 스포츠 스폰서십 마케팅 전략

스포츠 시장은 핵심 상품인 스포츠 이벤트를 생산하는 본원 시장과 그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상품들이 생산되는 파생 시장으로 구성되는데 이 두 시장 모두 디지털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의 도래로 통신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 증가하며 이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스포츠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스포츠 경기를 소비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구축됐다. 기존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커머스 플랫폼뿐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이 급부상하며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가상세계 플랫폼이 추가됐다.

올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쿠팡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자회사인 쿠팡플레이는 도쿄올림픽과 국가대표 축구 A매치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쿠팡플레이는 한 달에 2900원을 내는 유료 회원에게 스포츠 콘텐츠 시청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이 그랬던 것처럼 목적은 스포츠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을 유발시켜 커머스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스포츠 콘텐츠의 유통 채널 역할을 하는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원천 가치가 있는 스포츠 이벤트 콘텐츠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 스포츠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팬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및 소비 형태의 변화다. 포르투갈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인스타그램은 팔로어가 3억 명을 돌파했으며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광고 단가는 18억원이 넘는다.

이미 소셜미디어(SNS)의 생활화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팬 관리의 기본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지 오래됐으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의 접목으로 새로운 차원의 스포츠 중계와 고객 경험이 가능해졌다. 이미 일부 국내외 프로 스포츠 구단은 AR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중계의 질을 높이고 팬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과 원하는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팬은 더 이상 일방적으로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크게 방송사나 미디어 전문가가 만들어내는 콘텐츠(PGC·Professional Generated Content)와 소비자가 만드는 콘텐츠(UGC·User Generated Content)로 나뉜다. 과거에는 PGC의 상업적 가치가 UGC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면 지금은 UGC가 PGC보다 훨씬 높다. 더불어 메타버스의 출현은 스포츠 후원 기업들에 팬 커뮤니케이션부터 콘텐츠 소비와 생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차원의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할 것이다.


NBA는 캐나다 스타트업 대퍼랩스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담은 NFT 기반 디지털 카드를 출시했다. 사진 대퍼랩스
NBA는 캐나다 스타트업 대퍼랩스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담은 NFT 기반 디지털 카드를 출시했다. 사진 대퍼랩스

선수 초상권, 경기 일부 NFT로 전환

스포츠와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새로운 디지털 스포츠 파생상품도 출현시켰다. 선수의 초상권이나 경기의 일부를 NFT(Nonfung‑

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전환하는 것은 디지털 스포츠 파생상품 출현의 대표적인 사례다. 비주얼 정보를 디지털화해 진위성과 희소성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NFT는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와 경기가 만들어지고 이를 사랑하는 팬이 있는 스포츠 시장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다.

미국 프로농구(NBA)는 캐나다 스타트업 대퍼랩스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담은 NFT 기반 디지털 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5개월 만에 8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2021년 2월 한 달 매출이 2억3200만달러(약 2700억원)를 기록했다.

스포츠 선수 카드는 NFT화하며 기존의 판타지 스포츠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판타지 축구게임 업체인 소레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축구 선수의 수집용 카드에 진위성과 희소성을 담보한 후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구동하고 NFT로 전환한다. 소비자는 수집한 카드를 판매하거나 경매에 내놓을 수 있다. 소레어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와도 협약을 맺고 국내 선수들의 디지털 카드도 유통하고 있다.

결국 기업은 자신들의 브랜드 정체성과 확실하게 연계 가능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스포츠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포츠 자산 가운데서도 이벤트보다 선수를 콘텐츠로 전환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향후 선수에 대한 관심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단순 브랜드 노출을 넘어 정확한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그들이 좋아하고 소비하고 생산하는 스포츠 콘텐츠에 접근해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 시대 스포츠 후원 기업의 핵심 전략이 돼야 한다.

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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