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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접종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 그러나 백신 확보 역량에 따라 선진국과 빈곤국 사이 경제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포스트 백신 시대에도 코로나19 이전에 존재했던 기후 변화, 빈곤 문제 등의 위기는 여전히 우리와 공존할 것이다.”

‘이코노미조선’은 7월 8일 서면으로 조너선 포츠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경제·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조너선 그루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토마시 K. 미찰스키 프랑스 HEC 파리 국제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부교수 등 해외 경제 석학 세 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장기적으로 국가 간 경제 격차가 커질 것을 우려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할 것으로 전망하며 각국 정부는 인프라 구축 등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기업은 디지털 분야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츠 교수는 영국 정부 노동·연금 부서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노동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 경제를 탐구하는 학자다. 그루버 교수는 전미경제연구소에서 국가 헬스케어 프로그램 시행을 총괄한 경험을 토대로 국가 재정 정책을 중심으로 미시경제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미찰스키 부교수는 경영자 관점에서 세계화와 금융시장 등 거시경제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국제 경제를 진단해 달라

조너선 포츠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는 분명 위기였으나 본질적으로 세계 경제의 생산력(productive capacity·경제 체제 내에서 가능한 최대 생산량) 자체를 축소하지는 않았다. 백신 관련 올바른 정책을 각국 정부가 시행하기만 한다면, 경제에 영구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막을 수 있다.”

토마시 미찰스키 “아직 다수의 개발도상국에 제대로 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세계 경제의 회복 수준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 백신 접종이 다수 이뤄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발생해 2020년 록다운(봉쇄령)처럼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이 세계 경제를 본질적으로, 온전히 회복시키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구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내가 있는 프랑스의 경우 경제가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선 90~95%의 인구에게 백신을 통한 항체가 생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증권가 등 금융시장은 백신 보급에 따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미래를 전망했다고 본다.”


국가 간 경제 극복 수준 격차가 큰가

조너선 그루버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에서 빈곤국과 선진국의 격차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전보다 커졌다. 미국 등 다수의 인구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성공시킨 국가의 경제는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그러지 못한 국가의 경제는 악화하고 있다. 일부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결국 국가의 백신 확보 및 접종 능력이 국가 경제 회복의 열쇠가 된 것이다.”

조너선 포츠 “중국과 한국 등 경제가 발전한 동아시아 국가는 탄탄한 경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재정 지원을 강행한 결과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역시 미국보다는 약한 수준이지만, 정부의 재정 정책을 기반으로 코로나19로 타격받은 경제가 천천히 회복세에 들었다.”


포스트 백신 시대에 예상되는 세계 경제 위기는

조너선 포츠 “포스트 백신 시대에 각국 정부가, 그리고 세계 경제 전체가 맞닥뜨리게 될 문제는 코로나19 이전 시대와 동일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후 변화, 불평등과 빈곤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고조화가 있다.”

조너선 그루버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하다. 다만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이들 국가가 제공하던 저임금 노동력이 줄어들 것이다. 이는 전 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토마시 미찰스키 “코로나19로 쌓인 부채로 인해 세계 각국의 기업과 가정이 고통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각국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토마시 미찰스키 “포스트 백신 시대에는 정부가 경제에 일정 부분 간섭하는 ‘큰 정부’의 시대가 돌아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은 미래에 제대로 된 인적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생산성 저하와 전체적인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로 인해 이 아이들의 미래 평생 소득이 총 4%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에 대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근로자의 일시 해고와 과도한 대출 담보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포스트 백신 시대에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과잉 수요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으므로,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대량으로 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대신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미국은 교통 인프라를, 프랑스는 인터넷 통신망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

조너선 그루버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만연한 만큼, 이를 활용해 각국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나

조너선 그루버 “현재까지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미뤄 짐작하면, 세계 경제는 다시 과거 정상 상태로 빠르게 복귀할 것이다. 따라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 좋다. 백신의 영향력은 기대 이상으로 강력하다.”

토마시 미찰스키 “기업의 리더는 근로자가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인지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근무 형태에 맞춰 새로운 근무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재택근무와 원격 협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 생산성과 혁신성을 높여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시도도 좋다.”


한국 정부와 기업에 조언한다면

조너선 포츠 “한국의 경우 앞서 언급한 기후 변화, 불평등과 빈곤, 미·중 갈등으로 인해 받는 타격 등 외부적인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인구 절벽’ 문제다. 한국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를 맞이했다. 이러한 인구학적인 위기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국 정부가 국내 젠더(姓) 관련 문제에 있어 혁신적인 정책 변화를 줘야 한다. 외부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 내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한국 여성이 아이를 출산할 이유가 없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앞에는 매우 어두운 미래가 드리워질 것이다. 여성의 삶에 커리어와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힘써야 한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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