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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Exchange Trad‑ ed Fund·상장지수펀드) ‘타이거(TIGER)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는 7월 20일 기준 순자산 총액이 1조1296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 577억원에서 1857% 급증한 것이다. 중국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에서 전기차와 이차전지 관련 시가 총액 상위 20개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테마형 ETF다. 국내 시장에서 이를 포함해 3개 ETF가 1년 새 순자산 기준 1조원 넘는 초대형 ETF 대열에 가세했다. 테마형 중심으로 ETF 대형화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 ETF에 돈이 몰리자, 공모펀드 중심이었던 자산운용사들이 ETF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한 액티브 ETF를 출시하거나, 다양한 테마를 주축으로 한 ETF를 선보이면서 ‘ETF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TF 순유입액은 7628억달러(약 884조원)로 역대 최고치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ETF에 6607억달러(약 766조원)의 자금이 유입된 상황으로, 올해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ETF 시장이 성장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고, 퇴직연금과 개인 연금저축 계좌로도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7월 20일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1조4551억원이 빠져나갔으나, 국내 주식형 ETF에는 3조9038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ETF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는 이유다.


글로벌 액티브 ETF 출시 2배로

요즘 ETF 시장의 키워드는 액티브 ETF다. 기존 ETF 시장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가 많아 단조로운 형태였는데 액티브 ETF가 다수 등장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ETFGI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액티브 ETF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12개가량 상장됐으나, 지난해에는 두 배 수준인 238개나 상장됐다.

먼저 액티브 ETF 시장이 커진 데에는 미국의 규제 완화가 있다. 인덱스 ETF는 지수를 오차 없이 추종하는 상품이지만 액티브 ETF는 70%가량은 지수를 따르되, 30%는 펀드매니저가 재량껏 종목을 골라 담아 운용하는 방식이다. ETF 특성상 모두 자산 구성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해,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전략이 공개될 수 있는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를 꺼려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19년 자산 구성 내역 비공개형 액티브 ETF의 상장을 승인하면서 액티브 ETF 시장을 활짝 열었다.

여기에 월가 스타 매니저인 캐시우드가 선보인 ETF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것도 한몫했다. 캐시우드가 이끄는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선보인 혁신, 유전공학, 인터넷, 핀테크, 자동화 및 로봇 등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자 아크인베스트의 액티브 ETF 5종은 한 해 동안 109~158%가량의 수익률을 냈다. 아크인베스트 운용 자산 규모도 2020년 초 33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서 1년 새 470억달러(약 54조5200억원)로 늘었다. 올해 7월 전통 운용사인 골드만삭스까지 첫 액티브 ETF를 출시하는 등 견제에 나서 액티브 ETF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하자, 국내 증권 업계에서도 주식형 액티브 ETF에 힘주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의 상장만 허용했으나, 지난해 7월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도 허가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ETF 31개 중 액티브 ETF가 12개(38%)를 차지할 정도로 수가 늘어나, 액티브 ETF 시대가 열렸다는 평이 나왔다. 5월 24일 동시 상장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에는 한달 간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순자산 1조원 ‘초대형⋅테마형 ETF’ 잇따라

ETF 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는 테마형 ETF의 인기다. 테마형 ETF는 배당주, 우량주, 특정 그룹주로 구성된 ETF나 클라우드, 전기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테마와 관련된 지수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코로나19로 산업 지형이 급격히 변화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유망 산업에 투자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테마형 ETF 시장이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내 테마형 ETF 운용 자산은 2019년 12월 말 490억달러(약 57조원)에서 올해 3월 말 1600억달러(약 186조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순자산 규모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테마형 ETF도 8개에서 41개로 증가했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테마형 ETF에도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총액이 1조원을 넘은 테마형 ETF는 코덱스(KODEX) 삼성그룹 ETF 하나뿐이었지만 올해 타이거 톱10과 타이거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 ETF도 이름을 올리면서 초대형 ETF 수를 14개로 늘렸다.

테마형 ETF 인기가 높아지자, 자산운용사 간 상품 출시 경쟁도 치열하다. 다른 자산운용사보다 빠르게 유망 테마를 선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기·수소차, 신재생에너지,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SG 등의 ETF를 잇달아 출시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는 ETF를 계획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에 투자하는 ETF 출시를 검토 중이고,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웹툰&드라마 ETF를 선보일 계획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K팝 ETF와 골프 ETF를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다양한 테마형 ETF 출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테마형 ETF는 유행이 지날 경우 거래가 줄어 상장 폐지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ETF 상장 폐지 기준은 6개월간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이거나 3개월 이상 ETF의 순자산가치와 기초지수간 상관계수가 0.9 미만인 경우 등이다.

모닝스타의 선임 연구 분석가 케네스 라몬트는 ‘2021 글로벌 테마형 펀드 보고서’에서 “테마형 펀드는 분야가 협소하고,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기존 주식 보유량을 전부 대체하는 것보다 보완하는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ETF에 정통한 국내 관계자도 “시장에서는 제일 고점을 달리고 있는, 이른바 ‘뒷북치는’ 테마 ETF가 제일 위험하다는 말이 나온다”라면서 “투자자는 투자하려는 액티브 ETF가 단기적으로 반짝 뜨고 말 테마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가져가도 될 테마인지를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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