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아, 일주일 동안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보고 체험기를 써보는 건 어떠니?”

‘이코노미조선’ ETF 기획을 한 주 앞둔 7월 13일 오후, 선배의 카톡이 날아왔다. 새로운 것을 보면 흥미를 느끼고 돌진하는 이엔에프피(ENFP·재기 발랄한 활동가)형인 기자에게는 너무나 끌리는 제안이었다. 빠르게 “넵!!”을 외치고, 곧바로 증권사 주식 계좌에 로그인했다.

무엇에 투자할지 모르겠어서, 고점이라서 손실만 볼까 봐 무서워서 고스란히 주식 계좌에 남겨뒀던 140만원에 손을 대기로 했다. 기왕이면 절세 혜택이 있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 ETF 투자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기사를 쓰는 김에 다양하게 투자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투자에 앞서 오랫동안 가져왔던 궁금증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길고 긴 ETF 상품 이름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하는 기본적인 의문이었다. 책을 찾아보니 ETF 이름의 앞부분은 운용사나 브랜드명, 중간은 투자 대상, 마지막은 투자 전략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ETF가 레버리지, 인버스 ETF였지만, 위험도가 높아 제외하기로 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 일간 수익률의 2~3배로 추종하는 것으로 기초 지수의 상승을 기대할 때 효과적인 상품이었다. 인버스 ETF는 지수의 하락을 기대하고 넣는 상품이었다. 일일 수익률의 배만큼 움직이기 때문에 등락 방향을 예측하지 못하면 손실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기초 지수가 100에서 80까지 떨어졌다 다시 100으로 오른다고 해도 레버리지 ETF는 100에서 60, 90으로 움직일 정도다.

수많은 ETF 이름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보니 이 속도로는 오늘 중으로 ETF 투자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TF 신봉자인 가족과 주식에 관심이 많은 대학교 동아리 친구들에게 추천을 받아보기로 했다.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인덱스 ETF’와 펀드매니저가 편입 종목과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액티브 ETF’를 적절하게 섞어서 사보기로 했다.

먼저 ETF 팬인 가족은 ‘인덱스 펀드의 대표 주자’인 지수형 ETF를 추천했다. 국내 대표 지수인 코스피, 미국 대표 지수인 S&P 500, 나스닥에 연동하는 ETF에 투자하라고 권장했다. 주로 성장주를 선호하는 기자에게는 다소 재미없게 느껴졌으나 사보기로 했다. 거래량이 적으면 상장폐지될 수 있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크고, 거래량이 많은 상품을 택했다. 막상 매수하고 보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주부터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까지 사고 싶었던 주식은 모두 편입돼 있어서 왠지 모를 뿌듯함이 들었다.

다음으로 위험 선호자인 친구들에게도 추천을 받았다. 세 명이나 국내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ETF를 추천했다. 올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라고 했다. 마침 오늘 샀다는 친구에게 매수 이유를 물었더니 ‘수익률이 좋다더라’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 같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 관련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고 리스크가 클 것 같아 자산 분배를 할 수 있는 ETF를 사보기로 했다. 또 다른 친구가 추천한 글로벌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까지, ETF 5개에 20만원가량씩 고루 넣었다.

그런데도 영 아쉬움이 남았다. ISA로는 국내에 상장된 ETF만 살 수 있어서 막상 평소에 관심 있는 종목을 편입한 ETF는 살 수 없는 탓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데, 국내에서는 메타버스 ETF가 출시되지 않아 관련주에 투자하거나 펀드를 사는 수밖에 없었다. 기후 위험 때문에 탄소 배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인데 관련 ETF도 찾을 수 없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탄소효율 그린뉴딜 ETF’를 운용하고 있지만 편입 종목을 살펴보니 코스피 ETF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의 느린 ETF 시장 흐름이 아쉽기만 했다.

또 다른 증권 계좌를 열고 미국 장이 열리는 시각까지 기다려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ETF인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META)’를 매수했다.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을 살펴보니 엔비디아, 텐센트, 로블록스, MS(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크고 유명한 기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하는 ‘크레인쉐어즈 글로벌 탄소 ETF (KRBN)’에도 투자했다. KRBN은 유럽·미국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으로 구성된 IHS 마킷 글로벌 카본 지수를 추종한다.

투자한 날부터는 밤낮으로 ETF 흐름을 살피는 게 일이었다. 낮에는 국내 주식 ETF와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 ETF를 보고, 밤에는 해외에 상장된 ETF를 보는 식이었다. 하루에도 최대 30%까지 오르고 떨어지는 개별 주식에 반해, 1% 내외의 평온한 흐름을 이어 갔다. 해외에 상장된 ETF도 손익이 비슷했지만, 외화와 원화 두 가지로 나뉘어 보였다. 환율이 크게 변동하면 이익을 보는 금액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환율 정보도 살펴보게 됐다.

일주일간 투자한 결과 국내 ETF든, 해외 ETF든 할 것 없이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흔들리는 탓에 이익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나스닥 ETF와 중국 전기차 ETF는 매수일이었던 7월 13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였고 S&P500도 7월 14일 하루 반짝 오르고 계속 하락했다. 다만 손실 차이는 컸다. 국내외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1.2~1.9% 하락에 그쳤지만, 중국 전기차 ETF는 -6.8%로 가장 큰 손실을 안겨줬다.

ETF만 담아놓은 계좌에 파란불이 뜨다보니 ‘모든 종목이 고점을 달릴 때 뒷북치면서 뛰어든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ETF가 아무리 다양한 자산에 분산해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시장 상황을 잘 읽는 게 먼저였다는 후회가 몰려왔다. 다음부터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투자를 하겠다는 결심도 섰다.

일주일간의 ETF 투자기는 실패로 마치지만, ETF 투자는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자신이 잘 아는 종목에 장기 투자하라. 만약 그럴 자신이 없다면 인덱스펀드에 분할 투자하라”는 명언을 남기지 않았나. 매달 적금처럼 꾸준히 모아가면 언젠가 ETF 계좌도 빨간 불로 변할 것이라 확신한다. 독자들에게도 행운의 여신이 함께하길 바라며, ‘ETF를 투자할 때 살펴야 할 포인트’로 기사를 마무리해본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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