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본부장(상무)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 전 조흥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 사진 삼성자산운용/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 고려대 경영학, 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왼쪽부터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본부장(상무)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 전 조흥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 사진 삼성자산운용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 고려대 경영학, 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은 한국에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를 처음 소개한 회사다. 2002년 10월 상장한 ‘코덱스(KODEX) 200’을 시작으로 섹터·해외·채권·파생형·액티브 등 다양한 종류의 ETF를 잇달아 선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한국 ETF 시장 규모는 약 60조원이다. 코덱스 시리즈의 운용 규모는 29조3000억원으로 국내 ETF 시장의 절반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타이거(TI‑ GER) ETF’ 시리즈를 들고 ETF 시장에 뛰어들어 삼성자산운용과 라이벌 구도를 구축했다. 순자산 규모는 16조7000억원. 국내 시장 점유율은 27%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했고, 같은 해 캐나다의 액티브 ETF 강자인 ‘호라이즌 ETFs’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를 사들였다.

‘이코노미조선’은 한국을 대표하는 두 ETF 운용사에 투자 조언과 시장 전망을 의뢰했다. 삼성자산운용의 김두남 ETF컨설팅본부장(상무)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김남기 ETF운용부문 상무가 대화에 응했다. 이들은 전기차·정보기술(I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ETF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적립식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ETF에 접근할 것을 권했다.


ETF를 찾는 투자자가 왜 많아졌다고 보나

김남기 “ETF는 편리하고, 저렴하고, 투명하다. 투자자는 ETF의 이름만 들어도 해당 ETF가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인지 알 수 있다. 운용사는 ETF가 어떤 주식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 매일 공개한다. 요즘 개인은 자신의 귀한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지 제대로 알고 싶어 한다. 그런 눈높이에 맞는 상품이 ETF다. 또 본질이 펀드인 만큼 리밸런싱(투자 종목 재조정)이 정기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ETF의 장점이다.”

김두남 “초저금리 환경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유튜브 등을 통해 전보다 쉽게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개인이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늘었다. ETF는 간접 투자 상품인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직접 투자 수단이다.”


어떤 종류의 상품이 특히 뜨겁나

김두남 “이차전지·자동차·IT·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ETF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대표 전기차 배터리 3사와 이차전지 밸류체인 모두에 투자하는 ‘코덱스 이차전지 산업 ETF’의 인기가 높다. 운용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기업이 많아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 구글·애플·아마존·엔비디아 등 미국에 상장된 10개 IT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코덱스 미국 FANG 플러스(H) ETF’는 올해 코덱스 해외 투자 상품 중 가장 많은 금액이 유입된 ETF다.”

김남기 “현재 가장 핫한 상품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는 ‘타이거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다. CATL과 BYD를 비롯한 전기차 밸류체인 상위 2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지난해 12월 초 상장한 ETF인데, 누적된 개인 매수세만 6000억원 이상이고 시가 총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중국은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도입하면서 그 일환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아예 퇴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런 배경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누구나 소유하고 싶은 미국의 초대형 알짜 테크 기업 10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타이거 미국 테크 톱10 ETF’도 올해 4월 상장하자마자 개인 순매수가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슈가 ETF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끼쳤나

김남기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운용 방식이 팬데믹이라고 해서 달라질 이유는 없다. 다만 팬데믹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펀드 운용과 ETF 유동성 관리 시 받을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팬데믹의 영향을 논하자면, 운용 전략보다는 상품 개발과 연관이 큰 것 같다. 바이러스가 바꿔버린 세상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2020년 10월 상장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TF가 그런 고민의 결과물 중 하나다.”


하반기 이후 투자 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김두남 “2021년 상반기 시장의 화두는 물가와 금리 변동성 확대였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것)과 금리 인상 논의 역시 애초 우려보다는 다소 완화됐다. 테이퍼링 논의는 하반기에도 계속되겠지만 이는 테이퍼링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판단한다. 금리의 경우 다소 상승하겠으나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다. 자동차·반도체·석유화학 등 주요 섹터의 수출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당분간은 경기 회복에 집중한 투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ETF 시장은 어떻게 진화할까

김남기 “과거 ETF 시장은 투자자의 고통과 함께 성장했다. 시장이 급락할 때는 레버리지(주가가 오를 때 수익을 내는 구조) 물타기, 시장이 상승할 때는 인버스(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구조) 물타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투자 문화가 성숙해지면서 점차 연금 계좌 중심의 우량주와 테마형 장기 적립식 투자로 질적인 변화를 보인다. 오를 때 더 사는 것을 ‘불타기’라고 부르더라. 미국 ETF 시장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인데, 국내 ETF 시장에서도 이런 건전한 적립식 투자 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김두남 “상품 유형 측면에서 보면 당분간은 테마형 ETF(사회·경제 트렌드에 투자)의 인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테마형 ETF의 성과가 계속 좋을 수는 없을 테니, 수익률의 부침은 나타날 수 있다. 은퇴 설계를 위한 연금 투자용 ETF도 꾸준히 개발돼 상장될 것이다. 아직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 총액 대비 ETF 시장 규모는 3%가 채 되지 않는다. ETF 시장은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 어떤 금융 상품보다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ETF 투자자에게 조언 한마디씩 해달라

김두남 “ETF가 유행이라고 해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들어오면 안 된다. 환율에 노출되는 상품인데도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해외 지수 움직임만 보는 사람,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무조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단하는 사람, 주식시장이 하락했으니 인버스 ETF는 당연히 올랐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 등을 너무 자주 목격한다. 매수하려는 ETF를 운용하는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떤 유형의 ETF인지,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또 기초 지수와 환 헤지(hedge·위험 회피) 여부, 최대 편입 종목 등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김남기 “ETF는 우량주를 장기 투자할 때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본다. ETF를 단타가 아닌, 노후 준비 수단으로 사용하길 당부한다. ‘우량주를 사라. 그리고 수면제를 먹고 자라. 10년 뒤 깨어나면 부자가 돼 있을 것이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명언을 기억하자.”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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