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태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 총괄팀장 / 사진 카카오뱅크
하경태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 총괄팀장 /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새로운 방식의 대출 심사를 본격 시작했다. 대안 신용평가(구매 실적, 통신 기록 등 비금융 관련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자체 개발,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 덕에 고금리로 낮은 한도의 대출을 받아야 했던 중(中)신용(구 신용등급 4~6등급) 고객들은 낮은 금리로 높은 한도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중신용 고객 대출 한도는 최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라갔고, 금리 하락 폭은 최대 1.52%포인트에 달했다. 대출 자체가 막혔던 일부 저(低)신용(구 신용등급 7~10등급) 고객들까지도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한 8월 한 달 동안의 대출액은 2944억원으로 7월(11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하경태 신용리스크모델링 총괄팀장은 8월 27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23년까지 전체 가계 신용 대출 가운데 중⋅저신용 고객 비중을 10%에서 30%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안 신용평가 기법이 팬데믹 영향을 받았나
“그렇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몇 년간에 걸쳐 일어날 디지털 전환이 한꺼번에 진행됐다. 전자상거래,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접근이 익숙해지고 쉬워짐에 따라 이용 패턴이나 로그 같은 디지털 행적에 대한 정보들이 증가했다. 이러한 디지털화되고 축적된 정보의 정교한 분석과 선제적인 활용이 신용평가 사업 역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강점은
“우리는 선제적으로 2017년 출범 때부터 자체 비금융 데이터 축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카카오에서 선물을 주고받은 이력이나 카카오 택시 탑승 이력 같은 비금융 데이터가 대출 연체율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유통 회사의 고객 소비 패턴 데이터나 통신사의 고객 통신 이용 정보 등 유의미한 비금융 데이터의 경우 외부 업체들과 협력해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 협업이 중요한 것 같다
“기존 신용평가사와 빅테크들은 서로의 아쉬운 점을 상대방을 통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협업을 늘릴 것으로 본다. 빅테크 입장에선 데이터 제공이 경제적인 실익이 없고 자사의 데이터가 외부에 노출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고객에 대한 금융적인 혜택 제공이 고객 록인(Lock-in⋅고객 묶어두기)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데이터 협업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조만간 정부 허가가 나면 ‘데이터 기반 중금리 시장 혁신준비법인’이 출범한다. 우리는 이 법인 지분율을 33%까지 확보,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우리 외에도 최대 주주인 한국신용데이터를 주축으로 SGI서울보증, KB국민은행, 현대캐피탈, 전북은행, 웰컴저축은행이 주주사로 참여한다. 이 법인은 주주사들의 금융, 비금융 데이터 협업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혁신적인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다른 금융 회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 고도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 연말정산 등 공공 비금융 데이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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