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는 “삶에서 새로운 재미는 무엇일까를 고민한다”며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사는 게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박막례 할머니
박막례 할머니는 “삶에서 새로운 재미는 무엇일까를 고민한다”며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사는 게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박막례 할머니

“젊어서 일만 할 때는 몰랐던 새로운 걸 경험하는 즐거움이 현재 내 삶의 원동력이다.” 구독자 수 132만 명에 달하는 ‘할머니 유튜버’ 박막례(74)씨는 9월 6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삶의 활력 요소로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한평생 가족을 위해 일만 하며 살았다. 과일 장사부터 가사 도우미, 공사장 백반집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마흔이 넘어 경기도 용인에 작은 식당을 열었지만, 자신을 위한 삶은 없었다. 매일같이 아침 일찍 식당에 나가 저녁 늦게까지 일했다.

그는 그렇게 일만 하며 살다, 나이 칠십인 2017년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집안은 난리 났고, 이 소식을 들은 손녀의 제안으로 호주로 ‘치매 예방’ 여행을 떠났다.

“할머니, 이제 일만 하지 말고, 당신 삶의 의미를 찾으러 떠나요.” 손녀와의 호주 여행은 그의 삶을 180도 바꿔놨다. 손녀가 호주 여행 영상을 시작으로 그의 일상생활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 영상들이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더구나 당시 국내에 칠십 넘은 ‘할머니 유튜버’는 그가 처음이었다. 그의 솔직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스타일은 단숨에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이후 약 30년간 운영하던 식당을 정리하고 손녀와 함께 본격적으로 유튜버로 나섰다. ‘유튜버 박막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다양한 영상들. 사진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다양한 영상들. 사진 유튜브

제2의 인생 시작의 계기가 된 호주 여행은 어땠나
“매우 즐거웠다. 아직도 호주 여행 영상을 보면 웃음이 난다. 한국은 겨울이라 호주가 여름인지 모르고 두꺼운 옷을 챙겨가려고 했다. 당시만 해도 모든 나라는 날씨가 다 똑같은 줄 알았다. 호주에서 민소매 원피스를 샀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입고 나가기 창피했다. 내 팔이 훤히 다 나와서 ‘조금이라도 덮어줘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날 쳐다볼 것 같았다. 그런데 용기를 내서 입고 나갔더니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더라. 내가 뭘 하든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았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스테이크도 처음 먹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물에 빠져 죽을 뻔했지만 스노클링도 잊을 수 없다.”

새로운 걸 경험하는 즐거움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유튜버 활동 전에는 스위스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구글이라는 회사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크다. 그동안 유튜버로 활동하며 많은 걸 경험했다. 잠이 들기 전, 내일 새로운 뭔가를 한다는 두근거림을 느낀다. 칠십이 넘었을 때 내 인생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자식들한테 폐 끼치지 않고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내 삶에서 새로운 재미는 무엇일까’라는 긍정적인 고민을 한다. 인생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주로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드나
“집에서 요리하고, 드라마를 보고 얘기하는 등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에는 세계 여행을 다녔다. 젊었을 때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못 했던 거를 하나씩 하고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재미가 크다. 나이에 상관없이 뭐든 도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유튜버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비결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나는 솔직하게 나오는 대로 툭툭 내뱉는 것인데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하더라. 내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 주니 내가 더 좋고 고맙다.”

2019년 5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게 화제였는데
“구글 개발자대회에 (한국 대표 인플루언서 자격으로) 초대돼 미국에 갔었는데, 갑자기 구글 사장이 나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내가 잘못한 게 있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내가 좋다고 한번 보고 싶다는 거였다. 그렇게 구글 사장을 만났고, 내 채널이 그 어떤 채널보다 자신에게 큰 영감을 준다는 말을 들었다. 세계적인 기업 사장이 내게 이런 말을 하다니, 너무 신기하고 감동이었다. 한국에 돌아오면서 결심했다. 인생 얼마 안 남은 거 알지만 지금보다 더 열정적으로 살아보겠다고.”

박막례 할머니는 또 다른 삶의 활력 요소로 손녀를 꼽았다. 호주 여행부터 현재까지 그가 유튜버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손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손녀는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PD로, 콘텐츠 기획부터 영상 촬영까지 하고 있다. 박막례 할머니는 “손녀와 합이 잘 맞는다”며 “손녀가 늘 내게 맞춰주고 함께 있기에 어려운 점 없이 유튜버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자의 응원도 힘이 된다. 그들 덕분에 즐겁게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박막례(왼쪽) 할머니가 2019년 5월 미국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를 만나고 있다. 사진 유튜브
박막례(왼쪽) 할머니가 2019년 5월 미국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를 만나고 있다. 사진 유튜브

할머니만의 세상 사는 노하우가 있다면
“매일 하는 말이 있다.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다. 나는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삶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삶이 매일 행복할 수 없지만, 내 행운과 행복이 어딘가에 있을 테니, 이를 잡기 전까지 기운차게 버텨야 한다.”

젊은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남의 박자에 맞춰서 살면 힘들다. 자기 박자대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무엇이든 된다. 그리고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에는 기회가 여러 번 꼭 온다. 나는 칠십이 넘어서 왔다. 우리 젊은 친구들은 똑똑하고 뭐든 잘하니까 기회가 더 많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순간을 위해서 조금만 더 힘내자. 한국의 젊은 친구들은 너무 똑똑하고 대단하다.”

앞으로 계획은
“지금 상황에서 더 바랄 게 없다.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사는 게 내 계획이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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