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욱 휴넷 명예회장 서울대 농업토목과 학사, 전 한보건설 사장, 현 청춘합창단 단장 및 유튜버 / 9월 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의 한 산막에서 권대욱 휴넷 명예회장이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문관 기자
권대욱 휴넷 명예회장
서울대 농업토목과 학사, 전 한보건설 사장, 현 청춘합창단 단장 및 유튜버 / 9월 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의 한 산막에서 권대욱 휴넷 명예회장이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문관 기자

2019년 5월 6일(현지시각) 세계적인 공연 명소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평균 연령 67세의 한국인 합창단이 올라 화제를 모았다. 시니어 합창단 ‘청춘합창단’이 3‧1절 100주년 기념 한‧미 합창 축제 연주단체로 초청된 것. 청춘합창단은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탄생한 민간 합창단이다. 이날 청춘합창단은 카네기홀 메인 무대에서 민요 ‘아리랑’ ‘밀양아리랑’ ‘새야새야 파랑새야’ 등을 불렀다. 이 합창단은 권대욱(71) 휴넷 명예회장이 이끌고 있다. 합창단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평균 연 10회 이상 공연했다.

권 회장은 ‘직업이 사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물이다. 35세 때 국내 최연소 건설사 사장이 된 이후 30여 년간 줄곧 사장 자리를 맡아 왔다. 한보종합건설 사장, 한보철강 건설사업본부 사장, 한보에너지 사장, 유원건설 사장 등을 역임했다. 극동건설, 효명건설로 자리를 옮겨 다년간 건설 회사 대표로서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이후 호텔서교와 하얏트리젠시 제주 등을 거쳐 2008년부터 국내 최대 호텔 체인을 보유한 호텔 운영사인 아코르앰버서더코리아 사장을 지냈다. 2019년 교육 업체 휴넷에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올해 초부터 명예회장을 맡아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권 회장의 도전은 끝이 없다. 그는 현 거주지인 강원도 산막스쿨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주요 일간지에 기고하고 유튜브 채널 ‘권대욱 TV’에 국내외 인터뷰와 일상 등을 직접 편집해 방송하고 있다. 산막스쿨에 사람들을 초대해 일종의 ‘힐링캠프’도 운영한다. 그는 몇 해 전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에도 참여했으나 나이 제한에 걸렸다. TV조선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인 ‘내일은 국민가수’에도 참여 신청을 해둔 상태다.

햇살이 눈부셨던 9월 4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산골짜기에 자리 잡은 산막스쿨에서 흰색 캐주얼 셔츠 차림의 그를 만났다. 그는 “‘액티브시니어 애즈 올웨이즈(ASAA)’를 줄여 발음하면 ‘아싸’”라고 말문을 텄다. 그는 이어 “학습하는 인간이 아름답다. 청춘합창단, 산막스쿨, 유튜브 ‘권대욱 TV’ ‘사장이 미안해’, 페이스북 등을 통해 내 사회적 가치를 계속 높이도록 애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니어들이 ‘이제 끝이야’라며 낙담하지 말고, 항상 자기 자신을 고무시키는 것을 역량과 환경 범위 내에서 찾아야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해진다”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적 가치는 운도 있어야 하고 노력도 있어야 하고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사회적 가치는 다르다. 의지와 노력으로 나의 가치의 총합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튜브 채널 ‘권대욱 TV’는 국내외 인터뷰 등으로 꾸려졌다. 지난 4월 칼 가뇽(왼쪽)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총지배인과 인터뷰하고 있는 권 회장. 사진 유튜브
유튜브 채널 ‘권대욱 TV’는 국내외 인터뷰 등으로 꾸려졌다. 지난 4월 칼 가뇽(왼쪽)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총지배인과 인터뷰하고 있는 권 회장. 사진 유튜브

산막 활동 내용이 흥미롭다
“소나무가 훌륭한 곳이다. 이 장소를 23년간 준비했다. 실제 거주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지인들과 집을 총 7채 지었는데 세상일은 역시 맘대로 되지 않더라. 현재는 나 홀로 소유하고 있다. 이 공간을 활용해 ‘게스트’들을 모셨다. 청년, 학생, 직장인, 사업가, 교육가, 예술가 등 2000명이 넘게 다녀갔다. 모닥불 피우고 하룻밤 자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지금까지도 잘 살았지만, 앞으로 조금 더 잘 살아야겠다’는 결심 하나만 가지고 나가면 되는 학교다. 나름 원주시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비용을 받지 않나
“영리 목적은 전혀 없다. 70까지 직장생활하며 모은 돈과 연금으로 운영한다. ‘최연소 사장’ ‘직업이 사장’이라는 타이틀이 계속 따라다녔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게 세상에 신세 진 것이더라. 사회와 세상에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튜버 생활은 보람 있나
“우선 내가 행복하다. 그리고 인사이트를 많이 받는다. 인근 고물 장수 부부와 인터뷰한 유튜브 영상이 있다. 두 분이 합쳐 월수입 100만원 정도인데 평생 취미인 악기 연주 능력을 살려 틈틈이 봉사 활동을 다니신다. 인터뷰하면서 가슴이 뜨겁더라. 꼭 이런 분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길게 대화하고, 그 대화를 편집하다 보면 얻게 되는 것이 많다. 편집 과정에서 열 번 이상 보고 듣게 되며, 작은 움직임과 발언 하나도 꼼꼼히 관찰한다. 유튜버 활동으로 얻은 소득 중 하나는 바로 경청이다.”

정치인 허경영도 만났던데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의 경우 페이스북 친구 중에 열렬한 팔로어의 부탁을 받은 경우다. ‘공중부양’ 등 이상한 얘기도 물론 있었지만(웃음), 쓸 만한 얘기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 등이다. 나름의 논리가 탄탄하더라.”

활기찬 제2의 삶을 사는 비결은
“계속 열어야 한다. 지갑은 물론이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다 똑같은 인간이다. 나이, 종교, 학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단견으로 함부로 타인을 재단하는 순간 나의 세상은 영원히 닫힌다.”

나이 듦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나이 듦은 죄가 아니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 교수님의 얘기처럼 65세부터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나이 듦의 미학이 있다. 내려놓으니까 가져갈 게 없어 편하다. 다만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위험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자아를 상실하게 된다. 내가 과거에 무엇을 했든, 현재 상황이 어떻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활동이 노년을 윤택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마당에 작은 밭을 가는 것도 괜찮다. 어떤 형태로든지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모두 보람 있고 복된 삶이다.”

경제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35세에 사장이 된 후 말도 못 하게 고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극동건설 사장직에서 하루 만에 해고된 후 사업도 해 봤지만 실패했다. 직장 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좌절도 했고 건강이 나빠져 쓰러질 뻔도 했다. 꽤 큰 금액을 지인에게 빌려준 적이 있다. 10년 동안 받지 못했다. 심성은 좋은 분이었다. 그런데 그 돈이 내 마음의 병이 되더라. 그래서 2년 전 ‘귀하의 모든 채무는 오늘부로 면제입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돈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고 확신한다. 지금은 돈에 관해서는 부자가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부자다. 경제력은 약해졌지만, 대신 사회적 부(富)를 쌓았다고 자부한다.”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긍정이다. 사람들이 묻는다. 왜 긍정해야 하냐고. 그러면 긍정해서 당신에게 나쁜 것이 하나라도 있느냐, 없지 않느냐 그러니 긍정해야 한다고 답한다. 이런 생각이 쌓여 지금은 모든 삶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사장, 회장 그게 인생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보석처럼 빛나는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한다. 선한 의지, 따뜻한 미소 같은 것들이다.”

후배 시니어를 위한 조언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돈도 되는 걸 찾아라. 흔히 일과 직업을 분리하라고 하는데, 틀린 소리다. 일과 삶이 경계가 있는가? 무경계 시대가 왔다. 애써 구분하지 말라. 호텔 사장을 지낼 때 해외 출장을 와이프와 함께 갔다. 물론 비용은 따로 썼다. 와이프는 내가 일하는 동안 배낭여행을 했다. 이를 통해 오히려 내 일의 능률이 올랐다. 자기만 떳떳하면 남의 눈치를 볼 필요 없다. 고정관념을 깨라. 때로는 과감하게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이라고 한다. 이 말도 분명히 맞지만, 살아보니 세상에는 돈 말고도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얼마든지 있더라.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지금 당장 더욱 행복해질 방법을 찾아 몰두해야 한다.”

원주(강원)=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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