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 시대연구소장 현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 시대연구소장
현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

보통 최빈사망연령(한 해 사망 빈도가 가장 많은 연령)이 90세에 도달했을 때를 ‘100세 시대’로 정의한다. 이미 2019년 우리나라는 최빈사망연령이 90세를 넘어서면서 ‘100세 시대’에 들어섰다.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장수(長壽)’로 인한 걱정거리도 있다. 바로 은퇴 생활 기간의 증가다. 60세에 은퇴하고 80세까지 산다고 했을 때, 20년의 은퇴 생활 기간이 100세까지 살면 두 배인 40년으로 늘어난다. 그만큼 은퇴 생활에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금리 상황이 지속하면서 자산을 모으기도 운용하기도 쉽지 않다.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 투자가 필요한데 은퇴 후에는 운용 기간 제약이 있으므로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자산은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려가라고 한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은퇴 후 자산 관리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100세 시대 관점에서 보면 오래 살 수 있게 된 만큼 투자할 시간과 기회가 좀 더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 NH투자증권이 50~65세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8.4%가 은퇴 이후에도 생활비 마련을 위해 금융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평균 투자 금액은 3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산의 안전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투자 원칙을 더욱더 철저하게 지켜 혹시 모를 투자 실패로 조기에 은퇴 자산이 소진될 가능성을 낮춰야 할 것이다. 은퇴 후 투자에 대한 세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첫째,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우선하는 투자가 돼야 한다. 은퇴 후 자산을 운용하는 목적은 일차적으로는 은퇴 생활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함이다. 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돼 있다면 좀 더 편안한 투자가 가능하다. 따로 준비된 연금이 부족하다면 배당주나 리츠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배당이 발생하는 금융 투자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금융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생활비 조달에 문제가 없도록 2~3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은 국공채나 정기예금과 같이 안전성이 높은 상품 중심으로 운용하자.


안정적 현금흐름 우선하고 분산투자하라

둘째,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나 기업에 장기 투자를 하자. 시간에 제약이 있는 은퇴 자산이라고 해서 시간에 쫓기는 투자를 하면 변동성을 감내하기 힘들다.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기본적으로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이나 기업이 충분히 성장할 만큼 그에 맞는 투자 기간이 필요하다. 장수로 투자의 시간이 더 주어졌으니 5년 뒤, 10년 뒤 성장의 결과를 기대하며 장기 투자를 실천한다면 단기 투자보다 손실 위험은 줄이면서 만족할 만한 투자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셋째, 수익률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도록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은퇴 후 투자는 더욱더 그러하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변동성을 낮추면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가 개별종목 투자를 하면서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한 분산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나 펀드와 같이 알아서 분산투자가 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적립식으로 투자 시기를 분산해 가격 분산도 함께 이뤄지도록 하자. 최근에는 해외투자도 활성화되고 있으니 다양한 국가와 자산군에 골고루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장기 투자를 직접 실천하고 투자의 성과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투자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결국 시간이라는 사실에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지나고 나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도 그 순간에는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또는 투자 성과를 빨리 내고 싶은 조급함 때문에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의 힘을 믿고 원칙을 지키는 투자를 하다 보면 오히려 생각보다 이른 시일 내에 성공 투자를 경험해 볼 수도 있다. 길어진 수명만큼 투자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장수 리스크로 인한 은퇴 자산의 부족 문제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은퇴 후에도 투자는 계속돼야만 하는 이유다.

김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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