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HOFA갤러리에서 NFT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9월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HOFA갤러리에서 NFT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스콧 듀크 코미너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부교수 현 전미경제분석국(NBER) 경제학자, 현 미국컴퓨터학회(ACM) 부의장 / 사진 하버드대
스콧 듀크 코미너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부교수
현 전미경제분석국(NBER) 경제학자, 현 미국컴퓨터학회(ACM) 부의장 / 사진 하버드대

“암호화폐보다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가 가상세계를 더 빠르게 견인할 것이다. NFT는 소수에게 인정받고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지만, 암호화폐는 다수에게 수용돼야 가치를 형성할 수 있다.”

스콧 듀크 코미너스(Scott Duke Kominers)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부교수는 10월 2일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NFT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NFT는 원본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모든 영역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연 티켓부터 식당 예약, 교육기관의 졸업장이나 이력서 등에도 NFT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버드대 경제학부 소속이자 경영대학원 부교수로 그간 블룸버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등에 암호화폐, NFT와 관련된 기고문을 게재해왔다. 페이스북의 전자지갑인 노비(Novi),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디엠(Diem·전 리브라) 등 각종 암호화폐 스타트업과 프로젝트에 조언해주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 세계적으로 NFT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유가 뭔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자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새로운 시장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관심이 크다. 암호화폐로 시작된 혁신은 돈에 국한되지 않았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디파이(DeFi·탈중앙화한 분산금융)로, 디지털 자산인 NFT로 넘어온 상황이다.”

NFT의 매력은.
“NFT의 고유성과 대체 불가능성이다. NFT는 그간 예술가들의 고민거리를 한 번에 해결했다. NFT 등장 이전까지는 디지털 자산 원본을 소유한 자와 그저 다운로드한 사람을 구별할 방법이 없었다. 웹사이트에 아무런 저작권 표시 없이 게시물이 올라오면, 복제본은 엄청나게 빠르게 퍼져나갔다. 예술가들은 오로지 저작권법을 통한 집행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했다. 그러나 NFT는 블록체인에 소유권, 거래 내역을 적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고, 새로운 콘텐츠 큐레이션과 유통에 대한 기회를 열었다. 예술가들은 안심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작품을 공유할 수 있고, 보상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나는 개인 간 NFT 거래가 암호화폐보다 가상 세계를 더 빠르게 견인할 것이라 생각한다. NFT의 독특한 특성은 독자적인 가치를 형성한다. NFT는 소규모 집단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뒤에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반면, 암호화폐는 많은 사람이 수용해야 가치가 형성될 수 있다.”

NFT,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NFT는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며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다. 이미 NFT 예술품이나 NFT 카드를 모으는 수집가가 있고, 특정 NFT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NFT가 실생활에 활용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아직은 초기 시장이지만, NFT 거래 규모도 상당하다.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시의 거래 규모는 8월 기준 34억달러(약 4조4600억원)였다. 해리포터 영화 매출의 3분의 1 정도다. 오픈시 이용자가 50만 명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만약 디즈니, 픽사, 닌텐도 등 지식재산권(IP) 공룡들이 NFT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NFT 시장이 얼마나 커지겠는가.”

NFT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있다면.
“많은 기업이 NFT 발행과 큐레이팅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 ‘NBA 톱샷’으로 불리는 NFT 컬렉터블 시리즈 라이선스를 발행했다. NFT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NFT 브랜드와 손을 잡는 경우도 있다. 결제 기업 비자(VISA)는 지난 8월 ‘크립토펑크’ NFT를 구매하고, NFT 거래에 참여하는 창작자와 수집가, 예술가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음료제조회사 애리조나 아이스티도 원숭이 그림 NFT를 제작하는 BAYC와 손잡고 NFT 만화를 선보였다. NFT를 소유한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도전할 수 있다.”

NFT는 어떤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NFT는 원본 여부를 검증해야 하는 대부분의 영역에 활용될 것이다. 이미 행사 티켓을 발행하거나, 식당 예약에 NFT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기업도 있다. 학위나 수료증, 상장을 수여하는 교육기관도 NFT를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개인의 소유권을 인증하는 데에만 NFT가 활용되지 않을 것이다. 보다 복잡한 권리 체계로 작용할 것이라 보는데, NFT화한 음원이 사용될 때마다 로열티를 받는 아티스트가 그 예다.”

NFT 시장 규모는 얼마나 커질까.
“전망하기 어렵다. 다만 글로벌 컬렉터블 시장은 수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추정되는데, NFT가 글로벌 컬렉터블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 같은 100억~200억달러(약 12조~24조원) 규모의 산업에서 NFT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은 생각지 못한 분야에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다.”

NFT 인기가 버블이라는 우려가 있다. NFT는 단기의 유행에 그칠까.
“장기적으로 볼 때, NFT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하다. 다만 가격 형성, 생산 측면에서 일시적인(단기적인) 버블이 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부풀려진 NFT의 가치가 소비, 생산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암호화폐 인기가 줄면, NFT 인기도 사그라들까.
“NFT가 암호화폐의 가격에 영향을 받는 건 맞다. NFT 거래 대부분이 암호화폐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금껏 암호화폐 가격에 따라 NFT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일이 발생해왔다.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소유한 NFT 명목 가격을 올려 손실을 보전하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NFT 수요가 암호화폐 수요와 꼭 같다고는 할 수 없다. NFT 수집가로서 NFT를 모으고 오랜 기간 소유하려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건 암호화폐가 널리 수용되고 소비자 접근이 용이해질수록 NFT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암호화폐를 매수하고 NFT를 구매하는 사람이 적었다.”

NFT 시장의 단점은. 보완할 부분은.
“NFT가 새로운 형태의 IP 개념을 만들었지만 기존 IP 체계와 부딪히는 부분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NFT의 상호작용 구조와 재산권, 특히 IP 형태에 관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과도한 전기 사용도 문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에너지 효율적인 블록체인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과 규제 덕에 지속 가능한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NFT의 높은 거래 비용은 보완돼야 할 문제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NFT를 거래할 때엔 가스 비용(gas fee)이라고 불리는 수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높은 거래 비용은 소규모 저가 NFT 제품의 시장 진입을 방해할 것이다. 이 또한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기술 혁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NFT 구매자 측면에서 봐도 수많은 과제가 있다. 먼저 플랫폼과 기술에 따라 구매 과정이 다르고 복잡하다는 점이 있다. 보안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NFT는 플랫폼이나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보호 장치가 없다. 과세 측면에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NFT 시장이 주류로 자리 잡기 전까지 이러한 과제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안소영 기자, 김혜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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