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릭 츄 인텔렉트 창업자 전 Existgreat 최고경영자(CEO), 전 EITAN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 전 Voyagin 콘텐츠 마케팅 책임자 / 사진 인텔렉트
테오도릭 츄 인텔렉트 창업자
전 Existgreat 최고경영자(CEO), 전 EITAN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 전 Voyagin 콘텐츠 마케팅 책임자 / 사진 인텔렉트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장기화로 심리방역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며 기술로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서비스가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국 명상 앱 캄은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와 상담 앱 진저는 최근 합병하면서 전 세계 190개국 2700개 기업, 약 1억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몸집이 커졌다.

서양에서만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에서도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건강을 넘어 내면까지 미리 챙기려는 움직임이 일며, 스마트폰을 활용해 가볍게 조언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주목받는다. 싱가포르 정신건강 앱 인텔렉트(Intellect)는 출시 1년 반 만에 300만 명 넘는 고객을 모았다. 한국, 일본 등 20개국에 진출한 인텔렉트는 지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로부터 ‘2020년 개인 성장을 위한 최고의 안드로이드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텔렉트는 연쇄 창업가 테오도릭 츄(Theodoric chew·25)가 지난해 4월 싱가포르에서 출시한 앱으로, 20개국에서 12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 △멘털 셀프케어(Self-Care·자기 돌봄)와 △행동 건강 코칭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상담 등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인텔렉트 앱에서 가벼운 퀴즈를 통해 정신건강을 진단받을 수 있고,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정신건강 코치·전문가와 화상상담을 하거나 문자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인텔렉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로나19로 기업도, 개인도 정신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체감한 덕분이다. 테오도릭 츄는 ‘이코노미조선’과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신체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아프기 전부터 체육관에 가고, 다이어트도 하는데 정신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정신건강을 챙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면서 인텔렉트도 빠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인텔렉트는 셀프케어는 물론 코칭, 화상상담, 문자상담 등을 지원한다.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모두 제공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병원 등 다양한 직장과 협력한다. 사진 인텔렉트
인텔렉트는 셀프케어는 물론 코칭, 화상상담, 문자상담 등을 지원한다.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모두 제공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병원 등 다양한 직장과 협력한다. 사진 인텔렉트

창업 계기는.
“중학생 때부터 불안 증세를 겪으며 치료받았다. 한때 공황장애 증세까지 생겨 치료를 병행했고, 일과 생활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당시 경험을 통해 정신건강 문제가 있으면 치료받는 게 얼마나 도움 되는지 알게 됐다. 동시에 알게 된 건 많은 아시아인이 여전히 정신 치료를 받는 것을 꺼린다는 점이다. 정신건강을 챙기고 싶다고 하면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정신분열증(조현병)을 겪는 사람으로 보는 등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는 탓이다. 서양에도 낙인 문제가 있지만, 아시아가 훨씬 더 보수적이다. 타인의 비난이 두렵고 치료비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치료받겠다고 나서지 않는 사람이 많다. 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정신건강 플랫폼인 인텔렉트를 출시했다. 임상심리학자와 정신건강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금전적 부담도 크지 않다. 언제 어디서나 정신건강 전문가와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인과 조직(기업)은 정신건강을 챙기면서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은 없었나.
“코로나19는 오히려 기회였다. 코로나19는 디지털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을 크게 늘렸다. 팬데믹으로 일상의 한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오자, 대면 치료를 하던 이들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원격 근무,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타인과 관계나 마음 챙김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 11~12월 인텔렉트가 싱가포르 직장인 1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응답자가 코로나19 이후 불안감(75%)과 스트레스(68%)를 느끼고 있었다. 또 절반가량(46%)이 이전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직장생활에 미친 영향으로 업무량 증가, 업무 피로도 증가,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인한 대인 관계 악화를 꼽았다. 인텔렉트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았고, 현재 300만 명까지 늘었다. 인텔렉트의 올해 1~10월 매출은 전년도 4~12월 대비 15배가량 성장했다. 지난 8월 220만달러(약 2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아시아 전역에 정신건강 솔루션을 확장하려고 준비 중이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관심이 지속할까.
“물론이다. 아시아 지역 내 정신건강 산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이제 시작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서구 선진국이 정신건강 분야에 관심을 보인 반면, 동양권에서는 이를 기피해 왔다. 최근 들어서야 정신건강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인식을 키웠고,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디지털 헬스케어 효율성 덕분에 사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인텔렉트의 주요 사용자는 누구인가.
“인텔렉트 사용자 대다수는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을 더욱 잘 영위하기 위해 지원받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만 정신건강을 관리한다는 편견을 깨고, 모든 이가 마음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기업들이 인텔렉트와 손잡는 이유는.
“기업들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돌보지 않으면 회사가 나쁜 영향을 받게 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예를 들면 직원들 간 갈등이 있으면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직원들의 의욕 부족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회사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야근과 과도한 업무에 따른 번아웃(탈진), 스트레스 등에 지친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거나 병가를 낼 수도 있다. 회사가 직원 개개인의 정신건강에 투자한다면, 직원들의 만족도가 커져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아시아에 있는 모든 국가에 진출하고자 한다. 각 국가에 맞춘 현지화도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당장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만 봐도 특성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현지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껏 아시아 지역에서 의미 있는 변화을 이끌어낸 정신건강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인텔렉트에 더욱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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