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쇼크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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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쇼크 지난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에 정박했지만 화물을 내리지 못한 컨테이너선이 100척을 넘어섰다. 부산에서 출발한 한 선박은 화물 운송까지 10일이 걸렸는데, 화물을 항구에 적재하는 데만 20일이 걸렸다고 한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이하 델타 변이) 확산으로 현지 화물 작업 인력이 급감한 데다, 기존 물류 작업에 투입돼 온 선원들의 상륙이 제한된 탓이었다.


쇼티지 이코노미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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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티지 이코노미 국내 한 중견 건설사인 A사는 11월 16일 이후에 작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굴착기에 사용하는 요소수 재고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산 요소 수입에 의존해온 요소수 가격은 10L(리터)당 1만원에서 1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없어서 못 구할 정도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으로 “쇼티지 이코노미(shortage economy⋅부족 경제)가 글로벌 번영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려가 나온다.


통화 긴축 불확실성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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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긴축 불확실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1월 3일(이하 현지시각) “11월 말부터 내년 6월까지 테이퍼링(양적 완화 점진적 축소)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 “테이퍼링 결정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11월 11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1년 만에 최고치인 6.2%를 기록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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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소프트뱅크그룹이 올해 3분기 3979억엔(약 3조97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11월 8일, 손정의 회장은 눈 덮인 툰드라를 담은 PPT를 보여주며 “(소프트뱅크가) 강한 눈보라 속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중국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손 회장의 이날 발언은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 리스크가 글로벌 리스크로 전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회복 궤도에 올랐던 글로벌 경제가 4대 리스크의 습격을 받고 있는 사례들이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원한 코로나19 쇼크 터널을 2년여 만에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이들 리스크 탓에 힘을 잃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면서 매년 12월 새해 사업 계획을 짜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세계 경제가 직면한 4대 리스크를 중심으로 경제 석학 및 국내 투자 전문가와 인터뷰를 준비한 이유다.

델타 변이 확산, 글로벌 공급망 타격과 인플레이션, 통화 긴축 속도, 차이나 리스크로 대표되는 이들 리스크는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등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리스크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글로벌 경기가 다시 둔화 국면에 빠져들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위기론까지 고조되고 있다.


Risk 1│델타 변이 보복 소비 가로막나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율 2%로 작년 1, 2분기 마이너스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된 지난 10월, 뉴욕타임스(NYT)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소비 지출 감소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델타 변이 확산 이후 백신 효능이 떨어지면서 팬데믹이 장기화했고,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라고 했다. 현재 미국, 영국, 한국 등 주요국 코로나19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 환자다.

델타 변이 확산은 뉴노멀(새로운 일상)로 가기 위한 보복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꺾는 것은 물론 물류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델타 변이 탓에 여행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글로벌 항공 화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여객기의 운항 정상화가 더뎌지고 있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의 최근 전언은 델타 변이발 물류 리스크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Risk 2│인플레 진원지 공급망 병목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문제로 인한 애플의 매출 손실이 60억달러(약 7조2180억원) 이상에 달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가 지난 10월 CNBC와 인터뷰한 대목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은 물류 비용이 치솟고 차량용 반도체에서부터 요소수까지 핵심 원자재와 부품 수급난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11월 5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4535.92로 연초 대비 58% 급등했다.

공급망 병목은 델타 변이뿐 아니라 탈탄소 과속으로 인한 에너지 쇼크, 미·중 무역전쟁 지속 같은 보호주의와도 맞물려 있다. 중국이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 공급을 억제한 게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요소 생산 위축으로 이어졌고, 요소 수입의 80%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요소수 대란으로 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탄 가격 급등은 중국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력발전 위축으로 이어져 전력난에 따른 중국 제조업 위축으로도 연결된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력난이 불거진 9월부터 두 달 연속 경기 위축을 뜻하는 50 미만에 머물고 있다. 공급망 타격으로 미국과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각각 8.6%, 13.5%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G2(주요 2개국)발 물가 불안이 세계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isk 3│경기 회복 발목 잡는 통화 긴축

인플레이션 우려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앞다퉈 펼친 경기 부양책의 정상화를 서두르게 한다. 팬데믹 부양책으로 세계에 풀린 돈이 10조4000억달러(약 1경251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추정했다. 이렇게 자금을 푼 통화 확장 정책이 수요를 부추긴 게 글로벌 공급망 병목을 심화시키는 한편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통화 긴축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지난 9월 브라질 중앙은행과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각각 기준금리를 1%포인트씩 올렸다. 한국도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변동이 심했던 러시아의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이나 기준금리를 올렸다. 통화 정책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달러화 기축통화국 미국의 경우 11월 말부터 테이퍼링에 들어간다고 선언했지만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022년과 2023년으로 엇갈린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자금 유출 대란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Risk 4│차이나 리스크 위기 뇌관 되나

글로벌 경제 성장의 30% 이상을 책임져온 중국이 리스크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2위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恒大)그룹의 파산 위기로 드러난 부채 리스크와 부동산 경기 위축, 빅테크 규제, 탈탄소 과속으로 인한 전력난 등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의 상장을 중지시킨 지난해 11월 3일 이후 강화된 빅테크 규제로 미국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HXC) 지수에 편입된 98개 중국 대형 기술주들의 시가 총액이 1년 만에 약 1조5000억달러(약 1804조원) 증발했다. 코스피 상위 100개 기업의 시가 총액(11월 10일 기준 1787조2445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들 리스크는 중국이 내년 가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종신 통치를 염두에 둔 포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은 역사적 인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자본주의 색채를 지우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 유럽, 일본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를 합친 것보다 큰 중국 경제의 향방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요소수 대란은 한 사례일 뿐이다.

미국 연준은 11월 8일 발표한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헝다 등 중국 부동산 산업의 위험이 미국의 금융 시스템으로 번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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