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 일본 와세다대 경제학과, 전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경제조사부장,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사진 노무라종합연구소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 일본 와세다대 경제학과, 전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경제조사부장,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사진 노무라종합연구소

“전 세계적으로 두 가지 요인이 집값을 끌어올렸습니다. 하나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고, 둘째는 과도한 통화 완화 정책입니다. 2022년에 각국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다면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 끝날 수도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에는 집값이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때야말로 세계 주택 시장의 큰 분수령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기우치 다카히데(木内登英) 노무라종합연구소(NR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거시경제 최고 전문가인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11월 5일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 위험(리스크) 요인을 여러모로 진단했다.

그는 11월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말부터 테이퍼링(양적 완화 점진적 축소)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통화 정책 정상화 과정이라고 여기기보다는 일시적인 특별 정책을 (미국이) 취소했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2022년이 아닌 2023년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안팎에서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연준 입장에서도 당장 내년에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7년 대학 졸업 후 노무라연구소에 입사한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2007년부터 노무라증권에서 경제조사부장으로 일했다. 이후 2012년부터 5년간 일본은행(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냈다.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은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해당하는 자리다. 당시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 내 대표적인 ‘매파(긴축 선호)’ 위원으로 꼽혔다. 그는 2017년 친정인 노무라종합연구소로 돌아와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글로벌 경제 위험 요인은.
“공급망 붕괴와 공급 제한으로 인한 물가 상승 그리고 부족한 노동력은 일부 업종에서 위험 요인이다. 또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생긴 인플레이션이 경제 혼란을 야기하면서 글로벌 경제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감염 위험은 줄겠지만 전 세계가 팬데믹을 완전히 극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경제 환경은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이다. 향후 물가 동향, 연준의 금융 정책 동향, 모두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도 높아졌다.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은 소비자들이 서비스나 비(非)상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게 만든다. 이는 결국 산업 구조를 바꾸게 될 것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은 산업 구조 변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도기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은 기업의 생산 능력과 고용을 늘리기 위한 동기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고용 시장도 함께 짚자면, 높은 임금 인상과 노동력의 심각한 부족으로 인한 노동 시장 붕괴 또한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각국은 노동자의 이동성과 유동성이 높은 안정된 경제 상태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연준이 최근 11월 말부터 테이퍼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은 일련의 통화 정책 정상화 과정의 시작이라기보다는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시행했던 특별 정책을 취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양적 완화 정책은 금융 시장에 거품을 일으키며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 미국에서 통화 완화 정책이 오래 이어지면서 금융 시장, 특히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분야에서 치우침이 발생했다. 2023년 이후 통화 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금융 시장의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테이퍼링 발표 후 모두 금리 인상 시기를 주시하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2022년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나는 연준이 당장 2022년보다는 2023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중국 경제 악화와 더불어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인한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2022년 물가 상승률 하락 등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후, 시장의 관심이 모두 금리 인상 시기로 몰리자 연준 고위 인사들은 2022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측근이자 연준 ‘이인자’로 알려진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11월 8일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세 가지 필요조건이 2022년 말까지 충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연준이 계획보다 이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해석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로 통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2022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도 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까.
“세계 각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 간 격차가 확대되고, 미래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리먼 쇼크처럼 큰 금융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각국에서 미리 주택 가격 상승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두 가지 요인이 집값을 상승시켰다. 하나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 둘째는 과도한 통화 완화 정책이다. 물가 상승의 경우, 에너지 가격 인상을 포함해 추가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2022년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다면 급격한 주택 가격 상승 흐름은 끝날 수 있다. 다만 각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주택 가격을 계속 지지할 수도 있어서 주택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중국은 예외다. 2023년에 예상대로 여러 국가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주택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

중국발 리스크도 글로벌 경제 위험 요인으로 많이 거론된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그룹 위기는 중국과 세계에 심각한 금융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부동산 부문에 의존하기 때문에 (헝다그룹 사태로 인해) 중국의 성장률은 둔화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2022년 중국 경제 성장률은 5% 미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세계 주요 투자은행(IB)은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직후 타격을 입었지만 이후 급격히 반등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국 경제가 올해 7.7%, 내년은 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6%에서 5.2%로 내렸다. 국제 신용평가 업체 피치도 중국 주택 경기 둔화가 내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하향 조정했다.

전 세계가 ‘탈(脫)탄소’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은.
“탈탄소 움직임은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탈탄소가 꼭 필요하다. 탈탄소화 혁신이 진전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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