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시 크리슈나(Vamsi Krishna) 베단투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인도공과대(IIT) 봄베이, 락샤(Lakshya) 공동 창업자
밤시 크리슈나(Vamsi Krishna) 베단투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인도공과대(IIT) 봄베이, 락샤(Lakshya) 공동 창업자

“이전에는 ‘온라인 교육이 공부가 될까’라는 의문을 가진 학부모가 많았죠. 한 번도 온라인 교육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교육마저 온라인으로 전환하자 모든 학생이 온라인 교육을 경험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구심이 ‘공부가 된다’는 확신으로 바뀌게 된 것이죠.”

인도 온라인 교육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베단투(Vedantu)의 밤시 크리슈나(Vamsi Krishna)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월 14일 ‘이코노미조선’과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온라인 교육 시장을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의 교육 산업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연평균 15% 고성장해왔다. 코로나19 사태는 전례 없는 봉쇄령으로 이어져 온라인 교육 시장을 키웠고,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들은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이런 상황은 인도 유니콘 명단에도 반영됐다. 인도 유니콘 중 가장 기업 가치가 높은 회사는 바로 에듀테크 업체인 바이주스(Byju’s)다. 기업 가치가 210억달러(약 25조2210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만 인도에서 네 개의 에듀테크 업체가 연이어 유니콘에 합류했다. 언아카데미(Unacademy), 업그래드(UpGrad), 이루디투스 익스큐티브 에듀케이션(Eruditus Executive Education), 베단투다. 이 중 가장 최근 유니콘에 이름을 올린 베단투 창업자 크리슈나는 “베단투의 유료 고객이 2019년 4만5000명에서 2020년 20만 명으로 4.5배 가까이 급증했다”며 “올해 유료 고객은 40만 명에서 60만 명 수준으로 전년보다 두세 배 늘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베단투의 유료 고객은 1년에 1인당 평균 250~300달러(30만~36만원)가량의 이용료를 낸다.

베단투가 다른 에듀테크 업체들과 다른 점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녹화된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는 게 아니다. 실제 학원 강의처럼 학생은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온라인 강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도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다. 수업 참관 보조교사는 학생의 질문에 답해주면서 좋은 질문이 나올 경우, 메인 강사에게 이를 전달해 수업 도중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베단투는 인도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매달 3600만 명이 이용한다.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액만 3억600만달러(약 3675억원)에 달한다. 투자 유치 대부분은 지난해와 올해 진행됐다. 베단투는 지난해 7월 미국 헤지펀드 코투(Coatue),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Tiger Global Management) 등이 주도한 1억달러(약 1201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싱가포르 임팩트 투자 전문회사 ABC월드 아시아가 주도한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E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국 KB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4월 베단투에 700만달러(약 84억700만원)를 투자했다.

크리슈나 창업자는 “내 꿈은 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자신의 잠재력, 야망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에게 유니콘 진입 비결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2005년 대학을 졸업한 후 한 회사에 입사해 7개월가량 일했지만, 내가 교육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뒀다. 당시 나는 펀자브 지역의 바나라(Barnala)라는 작은 동네에 살았는데, 이때만 해도 이 지역 학생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인도공과대(IIT) 봄베이를 함께 졸업한 베단투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풀킷 자인, 아낭드 프라카시, 사우라 삭세나와 어린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2006년 첫 교육 벤처기업인 락시야(Lakshya)를 설립했다. 이때 우리가 가르친 35명의 학생 중 11명이 인도공과대 봄베이에 합격했다. 우리는 이 성공에 자극받아 양질의 교육을 좀 더 많은 학생에게 전파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오프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온라인 교육만이 해답이었다. 2012년 잘 운영해온 락시야를 매각한 후 창업 멤버들과 함께 이번에는 실시간 소통을 적용한 ‘베단투’를 설립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실시간 온라인 수업 모델을 선보인 건 2014년이다.”

유니콘이 된 비결은.
“베단투의 성공적인 안착 비결은 실시간 소통 온라인 강의와 학생과 서비스에 집중한 것을 들 수 있다. 2014년 처음 인도에서 베단투 사업을 시작했을 때 다른 에듀테크 회사들은 모두 녹음된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베단투는 온라인 강의가 현장 강의만큼 집중력을 끌어낼 수 없다는 문제점을 포착해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강의를 사업모델로 정했다. 또 창업자인 나부터 16년간 교육에 종사한 결과 학생에게 집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베단투는 제품(상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 베단투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을 더 나은 길로 인도하고 조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사업모델을 따라하는 회사도 생겨났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단순히 사업모델을 베껴도 추격하기 힘들 만큼 베단투는 충성도 높은 이용자와 많은 양의 콘텐츠라는 경쟁력이 있다.”

에듀테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인도는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 인도는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특징도 있다. 그만큼 교육을 통해 좋은 직장을 얻고, 신분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교육은 인도 내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도는 땅이 넓은 만큼 작은 마을에 사는 학생의 경우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만큼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다.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양질의 교육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이다.”

상장 계획은.
“인도 유니콘이 연이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고 있다. 베단투 역시 18~24개월 내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인도 내에서 할 가능성이 크지만, 언제나 다양한 옵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콘텐츠 다양화, 학생들의 접근성과 경험 향상에 쓸 계획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장기적으로는 베단투 이용료를 낮추는 방법, 혁신에 노력할 것이다. 베단투 이용료가 비싸다고 말하는 고객이 있는 것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혁신은 베단투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다.”

인도 유니콘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왜일까.
“우선 인도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인구가 많다 보니 각종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 동시에 인터넷 보급률이 높다 보니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며 유니콘이 연이어 탄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인도는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인도 정부는 글로벌 투자자가 인도 기업에 쉽게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후배 창업가들에게 조언한다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해라. 스타트업은 단번에 대박을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기복이 심할 수 있다. 투자 유치에 있어서는 일단 해당 사업의 시장이 커야 유리하다.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믿음도 확실해야 한다. 투자자가 당신에게 투자하고 싶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돈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 투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생사 여부가 달린 절실한 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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