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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부크홀츠 경제학자 겸 법률가,하버드대 로스쿨,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석사, 전 타이거 펀드매니저, 전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저자. 사진 토드 부크홀츠
아서 사이어 카시지대 국제정치경제학과 석좌교수, UCLA 정치학,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현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 연구원, 전 시카고 세계무역센터 회장, ‘탈냉전기 미국 외교 정책’ 저자. 사진 아서 사이어

“위기 상황 속 지도자는 단호하고 강해진다. 위대한 지도자는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Todd G. Buchholz)는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국가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부크홀츠는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러쉬’ ‘유쾌한 경제학’ 등 베스트셀러를 쓴 경제학자다. 조지 H.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저서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에서 국가의 잠재적 분열 요인으로 △출산율 하락 △국제 무역 활성화 △부채 증가 △근로 윤리 쇠퇴 △공동체성 소멸 등을 꼽으며, 그 해법으로 ‘위대한 리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 미·중 갈등 심화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이 산재한 가운데 한국은 향후 5년간 국운을 좌우할 대선을 앞두고 있다. 위기 상황 속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은 무엇일까. 그리고 유권자는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까.

아서 사이어(Arthur I. Cyr) 미 카시지대 국제정치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위기 속 지도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해 “침착하고 냉철하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이어 교수는 ‘탈냉전기 미국 외교 정책’을 집필한 국제 정치·외교 전문가다. 그는 “한국은 강력한 민주주의와 훌륭한 경제를 갖췄다”며 “차기 대통령은 분별력 있는 정책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조선’은 두 전문가와 인터뷰를 통해 역사 속 지도자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살펴보고, 미래 지도자의 역할과 덕목을 짚어봤다.


역사적으로 성공적인 국가 지도자를 꼽는다면. 그 이유는.

부크홀츠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다. 사실 레이건 전 대통령 취임 당시 미국은 암흑기였다. 물가와 실업률이 급등했고, 자원도 부족했다. 베트남 전쟁에서 공산주의가 승리했고,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이란 정부를 장악하는 등 외교 정책에서도 크게 실패했다. 레이건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연설을 통해 ‘기업가 정신’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며, 자유와 자유시장 가치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국민을 설득했다. 실제로 ‘레이건식 개혁’은 미국인의 자부심을 회복시켰고, 그의 퇴임 직후 (공산주의의 대표인) 소련이 무너졌다. ‘레이건식 개혁’은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까지 계속됐다.”

사이어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이들은 군사적 충돌과 같은 위기 상황과 관련됐다. 미국 13개 식민지를 영국에서 분리해낸 조지 워싱턴 장군을 비롯해 (미국) 남북전쟁에도 국가 통합을 이뤄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대공황을 이겨낸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팬데믹으로 지도자의 위기 대처 능력이 주목받았다. 역사 속 위기 극복에 성공한 지도자는 누가 있나.

부크홀츠 “코로나19 사태 속 지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에는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험에 들게 됐다. 역사적으로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한 지도자로는 터키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에서 군대를 이끌어 영국군과 호주군을 격파했다. 전쟁 이후 그는 터키를 재건하는 데 힘썼고, 1923년에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 서구화를 지향하는 세속주의의 터키공화국을 선포했다. 이로써 터키 국민의 문화와 과학이 크게 발전했다.”


위기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부크홀츠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면, 그는 평소 참모의 의견을 수용하고 그들의 결정에 맡기는 행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그를 수동적이며, 현실에 안주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그러나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또 다른 부시가 등장했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국가 지도자들과 직접 통화했고, 참모들과 밤늦게까지 대책 회의를 했다. 그리고 사담 후세인을 향해 ‘(쿠웨이트에 대한 공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경고했다. 위기 속 지도자는 단호하고 강해진다.”

사이어 “미국 최악의 위기였던 남북전쟁 기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던 링컨은 매우 청렴했고, 지적이었다. 또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잘 대처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보면 침착하고 냉철하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역사적으로 실패한 지도자 사례가 있다면.

부크홀츠 “실패하는 지도자는 부족한 판단력으로 비합리적인 결정을 한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매우 낮다. 미국인은 물가 상승의 책임을 묻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대처 미흡,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등을 비판한다. 특히 미군 철수 당시 바이든 정부는 자국민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데 실패했고,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와 차량, 항공기를 탈레반에 넘겨준 꼴이 됐다. 탈레반은 이를 미국과 우방국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거나 중국, 이란 등에 팔아넘길 수 있다. 이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쁜 판단을 한 것이다.”

사이어 “미국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 전 대통령이 역사상 최악의 지도자로 거론된다. 그는 링컨 대통령의 전임자다. 그는 (남북전쟁이) 고조되는 위기 속에서도 게을렀고, 노예제도를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을 해결할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좋은 국가 지도자의 조건은.

부크홀츠 “위대한 리더는 과거 관습과 통념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1980년대 미국 정치인은 소련이 강대국 지위를 오래 유지하리라 생각했다. 냉전 시대 미국은 공산주의 추가 확산을 막는 것만으로도 기뻐했다. 그러나 레이건은 대통령 취임 전인 1977년 소련에 대한 자신의 정책에 대해 ‘단순하다. 미국이 이기고 소련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자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기존 사회 질서를 뒤엎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통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국민의) 결속을 다지고, 미래 비전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차기 지도자에게 조언한다면.

부크홀츠 “차기 한국 대통령은 (우방국) 미국, 일본, 호주 등과 함께 북한과 중국의 공격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잔혹 행위를 놓고 일본과 대립하고 있지만, 지금은 북한 핵 위협이나 중국 첩보 활동 및 영토 확장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하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자유 동맹(alliance of freedom)’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최근 한국이 글로벌 제조업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 K팝, K콘텐츠 등 지식재산권(IP) 시장에서 빠르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다. 차기 대통령은 해외 시장에서 이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이어 “한국은 놀라운 경제력과 강한 민주주의를 갖춘 국가이자,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분별력 있는 정책을 펼쳐 국민의 존경과 지지를 유지해야 한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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