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우 윤여정.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2 배우 오영수. 사진 넷플릭스3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4 배우 정호연이 장식한 미국판 ‘보그’ 2월호. 사진 보그5 BTS 유튜브 공식 채널 ‘BANGTAN TV’. 사진 유튜브 6 BTS 미국 콘서트. 사진 하이브
1 배우 윤여정.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2 배우 오영수. 사진 넷플릭스
3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4 배우 정호연이 장식한 미국판 ‘보그’ 2월호. 사진 보그
5 BTS 유튜브 공식 채널 ‘BANGTAN TV’. 사진 유튜브
6 BTS 미국 콘서트. 사진 하이브

참가번호 001번 오일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배우 오영수가 1월 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TV 드라마 부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인 배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수상자로 선정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67번 참가자 탈북녀 배역 정호연은 미국판 ‘보그’ 2월호 표지 모델이 됐다. 아시아인이 단독 표지 모델에 오른 건 1892년 창간 이후 130년만에 처음이다.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은 2021년 4월 25일 미국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 역시 한국인 최초 수상이다. 국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21년 11월 21일 미국에서 열린 제49회 아메리칸뮤직어워드(AMA)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AMA 수상자로 아시아인이 선정된 건 최초다. AMA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특히 올해의 아티스트상은 AMA 대상에 해당하는 상이다. 한국의 양대 인터넷 업체 네이버와 카카오는 세계 각지에서 웹툰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등으로 시작한 한류(韓流)가 2000년대 K팝의 부상과 함께 팬층을 아시아 여성층에서 청년층으로 확대한 데 이어 이젠 미국, 유럽 등 세계 주류 무대에서도 주류 문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K콘텐츠는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영향으로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5.4%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화·음악 등 K콘텐츠의 수출액은 108억3000만달러(약 13조1151억원)로 6.3% 증가했다. 특히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한국으로의 인재 유치를 촉진하는 소프트파워(문화, 예술 등을 앞세워 타인의 행동을 바꾸거나 저지할 수 있는 힘) 확대에 대한 기대까지 낳는다.

‘이코노미조선’이 ‘세계로 가는 K콘텐츠’를 통해 신한류 붐의 배경과 현상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들여다본 배경이다. K콘텐츠의 신 세계화 배경에는 △디지털 환경 △세계인이 공감하는 내러티브(Narrative·敍事) 전략 △트랜스 미디어 선순환 생태계가 있다.

디지털 환경 구축은 소셜미디어(SNS)로 대표되는 ‘디지털 실크로드’와 넷플릭스로 상징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부상이 보여준다. 2012년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튜브가 있었다.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 유튜브 영상은 52일 만에 1억 뷰를 찍었다. BTS 역시 TV 같은 전통 미디어 대신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아미’를 규합해갔다. BTS의 트위터 팔로어는 약 4345만 명, 유튜브 공식 채널 ‘BANGTAN TV’의 구독자는 6310만 명에 달한다.

특히 팬데믹은 OTT 성장을 가속화해 K콘텐츠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효과로 이어졌다. 세계 최대 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2021년 말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약 2억1350만 명으로, 팬데믹이 본격 확산하기 전인 2020년 초 대비 약 48% 늘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방송된 K콘텐츠는 총 130여 편으로 이 중 오징어 게임 등 80여 편이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이었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K콘텐츠 제작에 투입했다. 올해만도 25편의 K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로 나간다.

K웹툰의 부상에도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 만든 모바일 콘텐츠 시장 빅뱅이 있다. 네이버 웹툰은 2021년 100개국에서 웹툰 앱 수익 1위를 기록했고, 카카오가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만화 앱 ‘픽코마’는 2021년 일본 전체 앱 마켓에서 비(非)게임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SNS, OTT, 스마트폰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환경의 디지털화만이 K콘텐츠의 부상을 설명해주진 못한다. 김영대 음악 평론가는 “BTS는 화려한 퍼포먼스 외에도 음악에 내포된 세계관과 메시지가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BTS의 성공은 미국 내 하위문화적 현상으로 인식되던 K팝이 주류 음악으로서 재정의될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인이 공감하는 메시지를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내러티브 전략이 먹힌 것이다.

샘 리처즈(Sam Richards)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BTS가 세계를 강타한 이후로 한류라는 단어를 일상에서 듣게 됐고, 넷플릭스 등 영상 플랫폼 속 한국 드라마들을 보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트랜스 미디어 선순환 생태계가 K콘텐츠의 성장동력을 뒷받침한다는 분석과 맥이 닿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흥행작 가운데 K웹툰을 원작으로 한 것들이 많다. ‘스위트홈’ ‘마이네임’ ‘지옥’ ‘킹덤’ ‘경이로운 소문’ ‘이태원 클라쓰’가 대표적이다. ‘웹툰 영상화→흥행→웹툰 재조명’의 선순환(善循環)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OTT를 통한 K드라마 흥행은 한국 노래 세계화에도 기여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SBS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주제가(OST) ‘크리스마스트리’는 1월 5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79위에 랭크됐다. 한국 드라마 OST 중 빌보드 메인 차트에 들어간 건 처음이었다.

K콘텐츠는 국내외 기업들과 인수합병 또는 제휴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형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2021년 하이브의 미국 연예기획사 이타카 홀딩스 인수, CJ ENM의 미국 스튜디오 엔데버콘텐트 인수, 네이버의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등이 이를 보여준다.

영국의 경제 매거진 ‘모노클’은 2021년 1월호에 실린 ‘소프트파워 슈퍼스타들’이라는 기사에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독일에 이어 2위로 높게 평가했다. 2021년 9월에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K드라마에 자주 등장한 ‘치맥(chimaek)’ ‘대박(daebak)’ 등 26개의 한국어가 새로 들어갔다. 1976년 ‘김치(kimchi)’가 처음 등재된 이후 45년간 총 20개의 한국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됐는데, 한 해 동안 26개의 한국어가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미국 할리우드 일변도에서 다극화하는 추세인 데다, 1980년대 이후 세계에서 주목을 받은 일본 콘텐츠가 과거에 비해 시들해지고 있는 사례는 K콘텐츠 전성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있다.


plus point

[Interview]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
“온라인 플랫폼 환경 변화로 K콘텐츠 확장성 커졌다”

심민관 기자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

“국내 콘텐츠 시장은 규모가 작아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은 1월 19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본부장은 “K웹툰 등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경쟁력 있는 스토리를 가진 K콘텐츠 풀(pool)이 커졌고, 선순환이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 K콘텐츠의 성공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콘텐츠 소비 환경이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변하면서, 여기에 최적화된 K콘텐츠의 확장성이 대폭 커졌다”며 “경쟁력 있는 K콘텐츠들이 장르를 넘어 서로 융화되면서 가치를 확대하는 선순환의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 등 넷플릭스발 K콘텐츠 수익의 해외 유출 우려에 대해선 “제일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제작비 조달 환경이 열악한 국내 제작사들 입장에선 이점”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OTT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에 국내 제작사들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심민관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