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영화사 비단길 대표 / 사진 이소연 기자
김수진 영화사 비단길 대표 / 사진 이소연 기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사실임을 승리호의 세계적인 성공이 증명했다. 누군가는 ‘한국형 신파’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한국이 가장 잘하는 부성애(父性愛) 등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를 우주까지 확장해 전 세계인의 마음도 울렸다.”

지난해 넷플릭스로 공개된 한국 블록버스터 SF 영화 ‘승리호’는 전 세계 190개국에서 동시 상영됐다. 공개 첫날 한국, 프랑스, 핀란드 등 16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1위에 올랐다. 승리호를 제작한 김수진 영화사 비단길 대표는 한국 영화를 해외에 알리고 승리호, 추격자, 작전, 늑대소년 등 영화를 통해 한국 영화 장르의 지평을 넓히는 데 공헌한 바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보관(寶冠)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코노미조선’은 1월 13일 김수진 대표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영화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제작했나. 
“제작비 규모만 생각해도 국내 시장만으로는 비용 충당이 안 된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까지 노리고 만들었다. 다만 해외 진출을 고려해서 설정을 바꾸는 등의 행동은 전혀 없었다. 한국 영화 자체를 다양한 세계인이 함께 활동하는 우주로 무대만 옮겨 확장했을 뿐, 한국 영화의 스토리라인이나 설정, 개성 등은 그대로 살렸다. 예컨대 다양한 국적, 인종의 인물이 등장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이는 해외 진출 때문에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이 아니라 우주라는 드넓은 공간의 특수성 때문에 등장한 것이다. 우주라는 공간 자체가 해외 진출이 용이한 배경이다. 거대한 우주에 한국인만 있다는 게 오히려 말이 안 되지 않나. 한국 영화를 담는 그릇이 한국과 지구를 떠나 우주까지 확장되면서 영화의 관객도 확장된 것이다. 영화의 주제 자체가 글로벌한 것이다. 예컨대 중국에 진출할 거면 중국 배우를 섭외하라는 등 의견이 있었으나, 우리는 이야기와 배경 자체가 보편적이고 글로벌하기 때문에 해외 관객을 의식해 불필요하게 이야기나 설정을 바꾸지 않았다.”

승리호가 해외에서 호응받은 이유는.
“국내에선 가장 익숙한 것이 해외에선 가장 새로운 것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일각에서 다소 진부한, 너무나도 ‘한국적인 신파’ 요소라고 여겨지는 가족의 이야기에 해외 평단과 관계자 등이 더 감동받았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달고나, 줄다리기 등 소재를 잘 살렸더니, 해외에서 소재가 참신하게 받아들여지고 큰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 승리호 역시 가장 한국적인 감동의 서사를 잘 담았고, 이러한 가족 등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감동 이야기를 해외에서는 참신하게 받아들였다. 해외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이 쏟아진 인물이 강력한 힘을 가진 소녀 ‘꽃님이’ 역을 맡은 아역배우 박예린이라는 점도 유의미하다. 한국 관객에겐 익숙한 캐릭터 설정이지만 해외에선 큰 힘을 가진 작은 동양인 여자아이가 서사의 중심이 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기 때문이다.” 

영화 가치사슬에서 한국이 강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영화를 기획·개발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제작하는 과정은 우리나라 영화계가 월등하게 잘한다. 반면 영화를 제작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상영하는 노하우는 아직 부족하다. 승리호도 넷플릭스라는 미국 OTT를 활용해 승리호를 단시간에 가장 많은 관객에게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국내 OTT는 아직 그만큼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관객을 모을 수는 없다.”

앞으로의 목표는.
“아직 승리호 세계관 전체 이야기의 3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영화 승리호 2, 3탄뿐 아니라 스핀오프로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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