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왼쪽)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 하이브
BTS(왼쪽)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 하이브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17년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2020년엔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처음으로 빌보드 메인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아시아 가수 최초 수상이었다. BTS가 K팝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27~28일, 12월 1~2일 총 4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대면 콘서트도 BTS의 해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2년 만에 열린 이번 콘서트에는 총 21만4000여 명의 관객이 모였다. 미국 ‘빌보드’는 BTS가 이번 콘서트로 3330만달러(약 4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역대 콘서트 티켓 수익 6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최근 9년 만에 가장 큰 흥행 기록이다.

‘이코노미조선’이 K콘텐츠 글로벌화를 대표하는 BTS의 성공 비결과 하이브(BTS 소속사)의 음악·가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확장 전략을 들여다봤다.


성공 비결 1│SNS로 팬과 진정성 있게 소통

2021년 12월 1일 미국 콘서트를 마친 BTS의 제이홉은 유튜브 라이브를 켜고 팬들과 대화했다. 그는 자신의 호텔 방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옷, 이건 미국에서 산 옷들. 옷이 참 많다고? 난 옷을 진짜 좋아해”라고 했다. ‘내일 물리학 시험이 있어요’라는 댓글이 달리자 “물리학 시험 파이팅!”이라고 했다.

BTS 성공의 키워드는 팬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다. 2013년 데뷔한 BTS는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과 일상을 공유했다. 팬은 고객이 아닌 친구였다. TV 등 전통 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일방적 소통을 한 당시 관행을 깼다. 하이브가 작은 기획사라 전통적인 대규모 프로모션 비용에 부담을 느낀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BTS 멤버들은 음악 작업실 또는 방을 소개하거나 팬의 안부를 묻고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식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에 공을 들였다.

2022년 1월 18일 현재 BTS의 트위터 팔로어는 4345만 명에 달하고, BTS의 유튜브 공식 채널 ‘BANGTAN TV’ 구독자는 6310만 명에 이른다. BTS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가 약 4억 회에 달한다. 343만 개의 댓글 대부분은 영어로 쓰여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17년 ‘엠넷아시아뮤직어워드’ 기조연설에서 “SNS의 등장과 온라인 플랫폼의 다변화로 전통적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서구 음악 산업의 축이 거세게 흔들렸다”며 “BTS가 10∼20대와 SNS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기존 미디어의 흐름을 바꿔 놨다”고 말했다.


성공 비결 2│韓 아이돌그룹 특유의 퍼포먼스

BTS는 리더 RM을 중심으로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보컬, 랩, 춤에 탁월하다. 미국 음악 시장에 없는 역동적이면서도 자로 잰 듯 딱딱 맞는 ‘칼군무’ 등 한국 아이돌그룹 특유의 퍼포먼스 능력을 갖췄다.

2010년대 중후반 당시 하이브는 국내 작은 기획사였지만 SM, YG, JYP 등 3대 엔터테인먼트 정도의 아이돌 육성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았다. 그 중심엔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방시혁 의장이 있다. 그는 중학교 시절 밴드 활동을 했고, 대학생이던 1994년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았다. 이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총괄책임자(CCO)와 함께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그룹 GOD를 발굴하고, 비의 ‘나쁜 남자’ 등 여러 히트곡을 제작했다.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를 설립했고, 2013년 BTS를 데뷔시켰다.


성공 비결 3│세계관 음악에 담은 내러티브

BTS는 자신들의 이야기 이른바 ‘내러티브(Narrative·敍事)’를 음악에 담으며 하나의 큰 세계관을 구축했다. 기존 한국의 아이돌그룹과는 달리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그룹이 아니었다. 방 의장은 BTS의 방향성 등을 잡아줬지만, 멤버들이 하고자 하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줬다. BTS는 작곡에 참여했고, 가사는 직접 썼다.

BTS는 데뷔 초 10대 후반~20대 초반 겪었던 학교생활의 어려움과 끊임없이 고민했던 꿈(화양연화·2015년)을 주제로 노래했다. 이후 유혹을 이겨내고 성인으로 나아가는 모습(피땀눈물·2016년)과 진짜 사랑에 대한 고민(DNA·2017년, 페이크 러브·2018년)을 다뤘다. 팬데믹 이후에는 희망(다이너마이트·2020년, 버터·2021년 5월, 퍼미션 투 댄스·2021년 7월)을 주제로 노래했다.

김영대 음악 평론가는 “BTS의 성장 스토리가 팬들에게 그대로 대입되며, BTS와 팬들이 함께 울고 웃고 즐기고 고민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0년 3월 BTS의 성공 스토리를 다룬 기사에서 이들의 성공 요인을 ‘견고한 세계관’이라고 분석했다. “BTS처럼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노래를 내놓은 것은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앨범마다 짧은 스토리를 내놓아 거대한 서사를 완성해가는 세계관 전략은 신규 팬을 유인하는 동시에 기존 팬의 충성도를 강화한다.


하이브, 플랫폼 통한 사업 확장

BTS의 성공 이후 방시혁 의장은 플랫폼을 통해 음악과 가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는 2019년 스타-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선보였다. 이후 2021년 네이버 인터넷 방송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인수, 네이버의 검색·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플랫폼을 올해 상반기에 선보인다. 앞서 2020년 9월 하이브는 팬데믹에 대응해 미국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와 합작법인을 설립, 디지털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 서비스 플랫폼 ‘베뉴라이브’를 시장에 내놨다. 하이브는 또 2021년 4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미국 대형 레이블 ‘이타카 홀딩스’를 1조186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엔터 업계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레이블 인수 사례였다. 하이브는 최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협력해 가수 IP 기반의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상품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plus point

J라이브시티, 한국에 K콘텐츠 성지 만든다

 

경기도 일산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사진 CJ라이브시티
경기도 일산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사진 CJ라이브시티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약 10만 평)에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CJ ENM의 계열사 CJ라이브시티가 음악, 영화, 드라마, 예능 등 한국의 대표 문화 콘텐츠를 전 세계인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10월 착공했다. 2024년 완공하면 해외 공연하던 한국의 아이돌그룹이 공연할 수 있는 한류 팬의 성지(聖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복합단지의 핵심은 세계 최초의 K팝 전문 공연장 ‘CJ라이브시티 아레나’다. 실내 2만 명과 야외 4만 명 수용 규모로, 최첨단 음악 공연 시스템을 갖춘다. 다양한 K콘텐츠 경험 시설, 상업 및 업무·숙박시설과 친환경 생태 공간이 함께 조성된다. 또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기술을 적용해 복합단지 내 모든 K콘텐츠를 가상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형관 CJ라이브시티 대표는 “한류 팬들이 한국으로 찾아오는 ‘인바운드(In-bound) 신(新)한류’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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