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호 UPS 아·태 지역 사장 싱가포르국립대 회계학 학사, 호주 맥쿼리대 응용금융학 석사, 전 UPS 아·태 지역 재무 부문 부사장, 전 UPS 중국 사장 사진 UPS
미셸 호 UPS 아·태 지역 사장 싱가포르국립대 회계학 학사, 호주 맥쿼리대 응용금융학 석사, 전 UPS 아·태 지역 재무 부문 부사장, 전 UPS 중국 사장 사진 UPS

“여성의 잠재력이 100% 발휘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전체에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반영할 것이다. 운송 업계 성별 다양성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UPS(United Parcel Service)의 미셸 호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사장은 1월 21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포용의 문화를 강조했다. 싱가포르 출신의 호 사장은 2010년 아·태 지역 재무 부문 부사장, 2019년 UPS 중국 사장을 거쳐 2021년 8월 UPS 아·태 지역 최초 여성 사장으로 취임했다. 30년 이상 UPS에 근무하며 여러 리더 경험을 축적한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UPS는 페덱스(FedEx), TNT익스프레스, DHL과 함께 세계 4대 국제특송 업체로 꼽힌다. 전통적인 남성 중심 물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성별과 인종, 민족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왔다. 2018년부터 중소기업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네트워킹을 돕는 ‘여성 수출업자 지원 프로그램(WEP·Women Exporters Program)’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미국 정부가 주최한 ‘여성 글로벌 개발과 번영 이니셔티브’ 회원 기업으로 여성 역량 강화 활동에 참여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20년 6월, UPS 113년 역사상 첫 여성 CEO 캐롤 토메가 탄생했고, 지난해 여름엔 미셸 호를 아·태 지역 최초 여성 사장으로 임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화물 수요가 급증하고 항만 적체, 항공 운송 지연 등 혼란이 이어졌지만, UPS는 2020년 846억달러(약 102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2021년 포천 500대 기업 중 35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9위에 오르며 토메 CEO의 리더십은 주목받았다. 2021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CEO가 이끄는 23개 기업 중 UPS는 유일한 운송 기업이다.

호 사장은 여성인 자신이 아·태 지역 41개국을 총괄하게 된 배경으로 능력 중심 조직 문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한 경제 활동 참여 기회가 보장될 때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0년 6월 취임한 캐롤 토메 UPS CEO. 사진 UPS
2020년 6월 취임한 캐롤 토메 UPS CEO. 사진 UPS
UPS가 운영하는 ‘여성 수출업자 지원 프로그램’. 사진 UPS
UPS가 운영하는 ‘여성 수출업자 지원 프로그램’. 사진 UPS

리더십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UPS가 해온 노력은.
“캐롤 토메 CEO를 포함해 13명의 이사진 중 6명이 여성이다. 네 명은 흑인과 동양인 등 유색인종이다. 또 UPS는 2018년부터 ‘여성 수출업자 지원 프로그램(WEP)’을 통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여성 기업가들이 해외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 세계 1만7000명의 여성 기업가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일반적으로 운송 기업이라고 하면 남성 직원이 다수이고, 변화에 소극적인 분위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UPS는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넘기 위해 평등과 포용의 가치를 핵심 비전으로 내세웠다. 여성 직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리더십 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제공했다. UPS의 목표는 2022년까지 전 세계 정규직 여성 비율 28% 달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경영진 대상 인식 교육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성(性) 고정관념을 깨닫게 하고, 동료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지할 수 있게 돕는다. 지금까지 UPS 경영진의 95% 이상이 교육을 마쳤다.”

UPS 아·태 지역 최초 여성 CEO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2010년 아·태 지역 재무 부문 부사장이 됐을 때만 해도 이전까지 리더 경험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성별에 제한하지 않고 성과를 기반으로 신뢰해준 회사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후 6년간 사업 관점을 크게 확장했고,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리더십도 발견했다. 인생에서 큰 도약이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지난해 아·태 지역 사장이 됐을 때는 확실히 자신감이 생기더라. 지금은 UPS 아·태 지역 전체에 걸쳐 서로 다른 능력과 사고방식, 나이 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직원 개개인의 역량 발전을 위해 작은 프로젝트에서라도 직접 리더가 되어보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성별 다양성이 가져다주는 변화는.
“성별과 관계없이 능력으로 평가받는 조직 문화는 일의 원동력을 키운다. 구성원들은 현상 유지에만 매달리기보다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수 있다. 이는 가치사슬 전체의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져 공동체 발전이라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성별 다양성은 조직의 성과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UPS가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건 다양한 성별과 인종으로 구성된 이사진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보다 창의적인 돌파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한 경쟁과 승진 기회가 주어질수록 조직의 위기 극복 능력은 강해진다.”

더 많은 여성 CEO가 경제에도 기여하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여성의 힘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새롭게 알게 됐다. 실제로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을 때 얻는 경제적 이익이 크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8조달러(약 3경3992조원) 증가한다. 전 세계 GDP의 약 25%로, 매우 큰 규모다. 전 세계 근로자의 노동생산성 또한 40%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남성과 여성 모두 특별한 장애물 없이 자유롭게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성과 포용이 반영된 조직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미래의 여성 CEO에게 조언을 한다면.
“30년 넘게 UPS에 근무하면서 느낀 건 네트워크의 중요성이다.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면 업무 능력을 키우는 것 외에도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쌓아야 한다. 여성들은 종종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느라 네트워킹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조직 안팎의 교류 활동에 최대한 참여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링크드인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라도 활용해 네트워크를 확장시켜야 한다. 또 나보다 더 똑똑하고 빠르고, 일 잘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도 좋다. 그래야 매일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에서 들리는 응원의 말들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조직에서 존경받는 선배의 말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UPS에는 동료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표현을 이메일에 담아 전하는 여성 리더가 많다. 특히 여성 리더는 앞서 성공한 다른 여성 리더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여성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 끌어주는 관계가 많아지면 좋겠다.”

김혜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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