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샌프란시스코주립대 국제관계학, 전 블루버드 경영 전략 실장, 전 네이버 ‘스노우’‘잼 라이브’ 마케팅 총괄 사진 그립컴퍼니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샌프란시스코주립대 국제관계학, 전 블루버드 경영 전략 실장, 전 네이버 ‘스노우’‘잼 라이브’ 마케팅 총괄 사진 그립컴퍼니

“여성 리더는 남녀라는 구분 자체를 두지 않는 평등한 회사에서 육성된다. 내가 여성 비즈니스 리더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네이버 등 내가 있었던 회사들이 남녀차별을 완전히 배제한 철저한 성과주의와 수평 문화에 기반한 기업 문화를 가졌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내 정체성조차 잠시 잊을 수 있을 정도의 환경에서 일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는 인수를 전제로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컴퍼니(그립)에 1800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 그립을 설립한 김한나 대표는 여전히 전체 창업자 중 여성 비율이 10% 안팎에 불과한 창업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리더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미국 유학 후 벤처기업 블루버드의 해외영업 담당 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때가 2005년. 김 대표는 5년 만에 32세 나이에 임원인 경영전략실장 자리까지 올랐다. 2014년에는 네이버로 이직해 ‘스노우’ 등 사진·영상 서비스 마케팅을 총괄했다. 2018년 네이버 동료 4명과 함께 퇴사해 그립을 창업했다. ‘이코노미조선’은 1월 17일 서울 신사동의 그립 사무실에서 김한나 대표를 만났다.


최근 국내에서도 여성 리더의 약진이 돋보인다. 그 배경은.
“최근 여성 리더가 IT 업계와 스타트업에서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인 업계라 그렇다. 40대 여성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한 네이버는 나도 몸담았었는데, 창업자의 성과·역량 중심 인재 채용·승진 제도 덕에 원래부터 한성숙 대표 등 여성 리더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조직이다. 단순 근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명확한 수치가 드러나는 곳이라 더 그렇다. 당시 동기·선배·리더급 절대다수가 모두 남자였던 블루버드에서도 평가 과정에서 성별을 고려조차 하지 않는 문화가 있었기에, 거의 혼자 여성이었지만 임원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마주했던 편견은.
“시장은 여전히 육아 책임이 있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다. 특히 육아를 여전히 여성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시선을 여성이 더 많이 받기도 한다. 나도 기혼이지만 자녀가 없었을 땐 이직 면접에서 ‘아기 안 낳으실 거죠’ 같은 질문을 받기도 했다. 투자 업계에서도 여성이 창업한다고 하면 당연히 결혼도 안 했고 자녀도 없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도 한다. 나는 아들이 세 살일 때 창업한 워킹맘이다. 여러 번 만난 투자자 중 내가 ‘우리 아기가’라고 말하면 아이가 있었냐며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 창업자가 이렇게까지 몰입해서 회사에 모든 걸 쏟는다는 것 자체가 ‘가족이 없기에 이렇게 몰입해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해야 하므로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이런 편견을 해결하려면.
“회사에선 남성도 육아휴직을 하게 해 육아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사회적인 인식이 형성돼야 한다. 30대 초반이 한창 일하면서 커리어도 가장 꽃피고 창업도 많이 하는 시기인데 이때 여성이 출산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사례가 많다. 나도 일하다 보니 30대 중반에 아이를 낳았다. 남자든 여자든 휴직을 해도, 그 사람이 없어도 조직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잘 구축해줘야 한다. 여성이 육아와 출산 후에도 계속 일하는 모습을 후배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 나부터도 일할 때 모셨던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초대 대표였던 이람 대표님이 지금은 고등학생인 아들을 육아하면서도 계속 수장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고 힘을 얻고 창업까지도 결심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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