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하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성균관대 국어국문학 학사, 카이스트 소프트웨어공학 석사, 전 야놀자 최고기술책임자, 전 SK플래닛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 팀장, 전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 팀장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
성균관대 국어국문학 학사, 카이스트 소프트웨어공학 석사, 전 야놀자 최고기술책임자, 전 SK플래닛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 팀장, 전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 팀장 사진 우아한형제들

“기존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개발자들의 시간당 노동 가치를 업계에서 가장 높게 인정했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월 7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1위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20대 개발자들이 입사를 선호하는 국내 5대 테크 기업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21년 독일 배달 플랫폼 서비스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배달 음식 주문 급증으로 한 달에 약 1억 건이 넘는 막대한 트래픽을 처리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수시로 외부 개발자를 영입했다. 2021년 9월에는 60여 명 규모의 경력직 개발자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인 ‘배민1’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생필품 배달 서비스인 ‘B마트’나 전국 맛집 음식을 택배로 배달하는 ‘전국 별미’ 등 사업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하기 위해선 개발자 충원이 필수이기 때문이었다.

외부 개발자 영입이 이어지면서 우아한형제들 직원(1443명) 중 개발자 직군 비중도 50%를 넘겼다. SK플래닛에서 2015년 CTO로 이직한 김범준 최고경영자(CEO)나 2020년 야놀자에서 자리를 옮긴 송재하 CTO도 외부에서 영입한 경력직 개발자다.

우아한형제들은 외부인을 대상으로 한 개발자 육성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회사는 2019년 5월, 개발자 취업을 꿈꾸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52명 정원의 개발자 양성 교육 과정인 ‘우아한테크코스’를 개설, 지금까지 3년여간 총 171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 중 약 87%가 우아한형제들, 쿠팡, 카카오, 삼성전자, 라인,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우아한형제들은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근무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주 35시간 근무제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고, 신규 입사한 경력직 개발자들에게는 연봉의 20%를 보너스로 일괄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송 CTO는 “성장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뛰어난 개발자들이 수혈돼야 한다”며 “‘일, 돈, 사람’ 세 가지 측면에서, 개발자들이 우아한형제들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발자들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가 된 비결이 있나.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이 직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일, 돈, 사람’ 세 가지 관점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 준다. 우선, 우아한형제들은 ‘일’ 측면에서 개발자 스스로 성장하기에 매우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정해진 틀에서 반복적인 업무 대신 성숙도가 높은 업무를 경험할 환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개발자들이 적절한 실험을 시도하고, 실패를 거쳐 개인적 성취와 성장에 이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사람’ 측면에서는 새롭게 좋은 경력직 개발자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사내에 역량 있는 개발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할 수 있고, 사람을 통해 느끼는 만족감이 커지고, 상호간 관계도 긍정적으로 이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돈’의 측면에서도 우리 회사는 근무 시간당 노동 가치를 업계에서 가장 높게 인정해주고 있다고 자부한다. 올해부터는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을 통해 워라밸을 높임과 동시에 근무 시간당 노동 가치를 높였다.”

본인도 경력직 개발자다. 우아한형제들로 이직한 이유는.
“이직의 핵심 키워드는 ‘도전을 통한 성장’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나에게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성장의 기회와 도전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규모의 큰 조직 운영, 업무의 복잡성, 기술적 압박뿐 아니라 사회의 제도적 요구까지 감안해서 기술 조직을 이끄는 일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CTO 출신 CEO의 장점은 뭔가.
“테크 기업에서 CEO가 기술 조직의 최고 책임자 출신일 경우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영업 논리나 매출 목표로 인한 압박감 때문에 기술이나 상품 개발 측면에서 불합리한 결정을 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들 수 있다. 더불어 기술직군 구성원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어내기가 비기술직군 CEO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상품 개발의 수준이나 이슈에 대한 대응 능력도 비개발자 출신 CEO에 비해 더 유연하다. CEO가 개발자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설득력을 뿜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자 영입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삼성이 최근 전무 직급을 없애고, 상무 다음 바로 부사장 승진을 할 수 있게 인사제도를 개편했다. 개발자 영입에 직급 상향이 도움이 될까.
“이야기는 들었지만 인사제도 개편이 어떤 효과를 낼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내가 아는 훌륭한 개발자들은 전무나 부사장이 돼 관리자의 역할을 꿈꾸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들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의 효용에 감동하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더 많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결의에 찬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개발 업무를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우리는 2020년부터 ‘기술이사제’를 도입해 운용해오고 있다. 현재 9명의 기술이사는 개발을 계속하면서 개별 구성원에 대한 인적관리 부담을 배제한 채 개발자들을 지도하고 또 자신의 기술적 영향력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제도가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곧바로 진급하는 방식이 주는 개발자 유인책보다 훨씬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일반인에게도 개발자 교육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속적으로 숙련된 개발자들을 채용할 계획을 세웠지만 원했던 것 만큼의 목표를 이루기는 어려웠다. 좋은 인재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외부 서치펌(유료 직업소개 업체)을 활용하기도 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과거 동료 추천을 활용했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개발자 확보가 여전히 부족했다. 우리가 자체적인 개발자 양성 교육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아한테크코스라는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로운 인재를 직접 교육시키고, 이들을 우리 회사의 신입 개발자로 대거 채용했다. 교육 수료생들은 우리 회사에만 입사하는 게 아니라 여러 회사로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우리는 개발자를 육성하고, 이들을 업계 전반에 퍼뜨리는 사회적 책임도 수행하고 있다.”

신입 개발자 채용 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우리는 우아한테크코스 수료생을 대상으로 신입 개발자를 선발할 때 세 가지 덕목을 본다. ‘기술 역량’ ‘소통 역량’ ‘성장세’가 그것이다. 기술 역량은 단순 경력이 아니라 학습 시간 대비 성취 수준을 가늠하는 것이다. 비슷한 시간을 투입한 것으로 간주했을 때, 명석한 이해력과 학습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소통 역량은 논리와 증거에 기반한 소통 능력과 동료들 사이에서 얼마나 더 유연하고 효과적이며 설득력 있는 소통 관계 설정이 가능한지를 보는 항목이다. 성장세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역량이 얼마나 가파른 속도로 발전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두 시간의 면접이 아니라, 교육 과정에 따라 길면 약 10개월 정도의 긴 시간 동안 관찰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살핀 후 판단하게 된다.”

심민관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