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선 구글 머신러닝 개발자 생태계 프로그램 리드
연세대 전파공학과, 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 책임 개발자, 전 네이버 개방형 서비스팀 개발팀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정보기술(IT) 리더 기업으로서 개발자 양성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코노미조선’이 2월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난 권순선 구글 머신러닝 개발자 생태계 프로그램 리드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20년 구글의 인공지능(AI) 분야 머신러닝(기계학습)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머신러닝 부트캠프’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시작했고, 프로그램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4개월간 무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2020년 1기, 2021년 2기 진행했고, 올해 7월 프로그램 3기 수강생 선발을 계획 중이다.

구글 머신러닝 부트캠프는 머신러닝 이론과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수료자의 IT 기업 취업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2년간 진행한 프로그램에 총 4667명이 지원했고, 구글은 그중 449명을 선발해 251명(56%)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구글 머신러닝 엔지니어 자격증 취득 등의 생존 테스트를 통과해야 수료할 수 있다. 수료생 중 70명은 현재 삼성전자, 인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권 리드는 “프로그램의 1차 목표는 개발자 양성과 취업”이라며 “이들이 현업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쌓고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IT 산업이 성장해 또 다른 개발자가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권 리드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연구소 책임 개발자로 근무했다. 2008년부터 2011년 8월까지 네이버에서 개방형 서비스팀 개발팀장으로 일하며 네이버 개발자센터 론칭을 주도했다. 또 회사의 기술 제품을 외부 개발자에게 소개하는 데브릴(DevRel·Developer Relations) 역할도 맡았다. 이후 2011년 9월 구글에 입사해 한·중·일 및 오세아니아 지역 데브릴 총괄을 지냈고, 현재 구글 머신러닝 개발자 생태계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432_18_01.jpg구글 머신러닝 부트캠프를 만든 배경은.
“2016년 구글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후 한국에서 머신러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졌다. 이후 개인적으로 머신러닝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제주도에서 머신러닝 캠프를 진행했다. 이때 머신러닝 산업 인력 수요가 늘고 있고, 이 분야를 배우고 개발자로 취업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다. 이론과 실습을 아우르는 머신러닝 교육 과정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로 진행 중이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우선 딥러닝 특화 과정을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를 통해 진행한다. AI 석학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이 어떤 원리로 이뤄지는지 가르친다. 두 번째는 텐서플로(머신러닝 모델 개발 및 학습 관련 오픈소스 플랫폼) 자격증, 구글 클라우드 엔지니어 자격증, 구글 머신러닝 엔지니어 자격증 세 개 중 하나를 취득하는 코스다. 이를 통해 이론에 맞춰 어떻게 프로그램을 구현하는지 배울 수 있다. 세 번째는 머신러닝 경진대회 캐글에 참여하며 실습한다. 세 개 코스를 모두 통과해야 프로그램을 수료할 수 있다.”

머신러닝 부트캠프만의 강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서바이벌 시스템이다. 매주 주어지는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프로그램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는 꾸준히 공부하게 하는 효과적인 동기가 된다. 두 번째는 멘토링이다. 네이버, 넷마블 등 참가 파트너사들의 현직 개발자들과 구글 개발자들에게 머신러닝 관련 업무에 대한 멘토링과 인터뷰 대비 방안 등을 배운다. 어떻게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술 면접(technical interview)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교육한다. 예를 들면, 직접 코딩 시험을 보고, 피드백을 주는 식이다. 세 번째는 커뮤니티인데, 수강생들로 이뤄진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온라인으로 모여서 마이크는 끄고 웹캠만 켜둔 상태에서 서로를 보면서 공부하는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 등 자발적인 활동이 이 안에서 이뤄진다.”

실습형 교육도 강점이라고 들었다.
“머신러닝 관련 프로젝트를 실제로 해봤으면 좋겠다는 2020년 1기 수료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했다. 2021년부터 캐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대회에 참가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팀을 만들거나 혼자 참가할 수도 있다.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실습해볼 수 있어, 프로그램 수료 후 취업 인터뷰와 실제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수업 시간은.
“자율적인 프로그램이라 정해진 시간은 없다. 그러나 대략 일주일에 최소 10시간은 투입해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작년 프로그램은 총 4개월 과정이었지만, 올해는 수업을 좀 더 압축적으로 진행해 3개월로 줄일 예정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언제 시작하나.
“작년과 비슷하게 7월 공고를 내고 선발 과정을 거친 후 9월에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집 정원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200여 명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2020년 1기 때는 총 2956명이 지원했고 236명을 선발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수료생은 150명이었고, 그중 45명이 삼성전자, 인텔, 네이버, 넷마블, 넥슨 등에 개발자 등으로 취업했다. 지난해 2기를 보면 프로그램 수료생 100명 중 25명이 카카오, 라인, 넷마블, 업스테이지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에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취업했다. 미국에서 AI 관련 기업을 창업한 수료생도 있고, 머신러닝 관련 투자 회사에 입사한 사람도 있다. 올해 6월까지 2기 수료생들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우아한형제들 등도 대학생, 직장인을 대상으로 개발자 육성에 나서고 있다.
“개발자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이고, 기업은 능력 있는 개발자를 점점 더 원한다. 하지만 시장에는 능력 있는 개발자가 부족하다. 개발자 양성이 대학 그리고 정부만의 역할은 아니다. 기업도 함께 개발자 양성에 나서야 한다. IT 산업의 파이를 키우고 성장을 도모하려면 더욱 그렇다. IT 리더 기업으로서 개발자 양성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plus point

Interview 황규동 와이즈교육 대표
“코딩 천재 머스크 기억…韓 코딩 즐기는 문화 구축”

황규동 와이즈교육 대표
황규동 와이즈교육 대표 사진와이즈교육

“코딩 교육은 남다르게,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길러준다.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 결과물(프로그램)을 내놓는 과정 자체가 창의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황규동 와이즈교육 대표는 2월 4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와이즈교육은 유아 및 초·중교 학생을 대상으로 코딩을 가르치는 교육 기업이다. 대한민국청소년로봇연맹의 코딩 심화 교육 과정을 이수한 회사 소속 교사들이 학습 능력에 맞춰 일대일 방문교육을 하고 있다.

2016년 국내 처음으로 코딩 홈스쿨을 개발한 황 대표는 “코딩은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준다”며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설계의 논리가 정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딩 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에 맞는 컴퓨터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며 “아이를 프로그래머로 키우기 위해 코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문제나 현상을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 프로그램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췄다. 와이즈교육은 이해하기 어려운 텍스트 기반의 컴퓨터 언어가 아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명령어가 입력된 ‘코드 블록’을 쌓아가며 프로그램을 짜는 블록형 언어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KT와 협업해 음성 및 영상 인식, 데이터 분석 등 AI 교육 기능을 추가한 ‘KT 교육용 AI 블록코딩’을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황 대표는 “우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코딩 천재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코딩을 즐기며 배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한국의 미래 인재 양성에 일조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