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지호텔스 인스타그램 계정. 다양한 비건 숙박 시설과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2, 3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휴양 시설 ‘파이블먼츠 발리 (fivelements Bali)’와 비건 음식. 베지호텔스 4 이탈리아 로마의‘호텔 라파엘(hotel raphal)’ 옥상에 있는 비건 레스토랑 ‘마테르 테라에(Mater Terrae)’. 베지호텔스
1 베지호텔스 인스타그램 계정. 다양한 비건 숙박 시설과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2, 3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휴양 시설 ‘파이블먼츠 발리 (fivelements Bali)’와 비건 음식. 사진 베지호텔스
4 이탈리아 로마의‘호텔 라파엘(hotel raphal)’ 옥상에 있는 비건 레스토랑 ‘마테르 테라에(Mater Terrae)’. 사진 베지호텔스
토머스 클라인 베지호텔스 대표 베를린대 사회과학, 현 ‘클라인미디어’ 대표 겸 기자, ‘베지호텔스: 베지테리언 휴가의 기쁨’ 저자
토머스 클라인 베지호텔스 대표
베를린대 사회과학, 현 ‘클라인미디어’ 대표 겸 기자, ‘베지호텔스: 베지테리언 휴가의 기쁨’ 저자 사진 베지호텔스

“여행을 떠났는데 호텔 식당에서 주문할 수 있는 것이 사이드 메뉴뿐이라면 아름다운 방과 수영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비건 여행자들을 위한 독일의 비건 숙박 시설 소개 플랫폼 ‘베지호텔스(veggie-hotels)’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베지호텔스 설립자 겸 대표인 토머스 클라인(Thomas Klein)과 그의 아내 카렌 클라인(Karen Klein)은 세계 곳곳을 누비던 여행 작가다. 이들 부부 역시 오랫동안 채식주의를 실천한 비건으로, 낯선 여행지에서 비건 음식을 제공하는 숙소를 찾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토머스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비건 여행자를 위한 전 세계 숙박 및 식당 정보 제공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는 2011년 아내 카렌, 정보기술(IT) 전문가 페터 하우네르트(Peter Haunert)와 함께 베지호텔스닷컴(www.veggie-hotels.com)을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인터뷰, 사전 조사를 통해 엄선한 전 세계 수백 개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를 넘어 삶의 전반에서 동물에 대한 착취를 거부하는 철학이자 삶의 방식)’ 숙박 시설과 음식점 등을 소개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같은 이름의 소셜미디어(SNS)도 운영 중이다.

토머스 대표는 “최근 여행 산업에서도 지속 가능성과 윤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비건 라이프스타일은 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지호텔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식물 기반(plant-based)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사람이 여행을 떠났을 때 ‘좋은 음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랜 비건인 우리 부부도 여행 작가로 각국을 다닐 때 오롯이 비건을 위한 숙소를 찾는 데 고충을 겪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숙박 시설이 별로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에 우리가 직접 전 세계 비건 숙소를 찾아 보여주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우리가 사이트 운영을 시작했던 2011년만 해도 비건은 주류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비거니즘의 확산에 따라 이런 정보 수요가 늘고 있다. 전 세계 190개국 이상에서 방문자들이 우리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숙박 업계와 식음 업체들도 이런 추세를 인지하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베지호텔스에서는 5성급 호텔에서 아늑한 오두막까지, 전 세계 62개국에 있는 500개 이상의 호텔과 음식점, 게스트하우스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100% 비건’ ‘유기농’ ‘반려동물 동반’ 같은 카테고리, 또는 ‘요가’ ‘하이킹’ ‘겨울 스포츠’ 같은 즐길 거리 등 검색 조건을 설정하거나 특정 국가로 한정해 숙박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도 할 수 있다.”

‘비건웰컴’이라는 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2015년 ‘비건웰컴닷컴(www.vegan-welcome.com)’이라는 사이트를 열었다. 완전 비건만을 위한 숙박 시설은 아니지만, 일반식과 비건을 위한 채식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비건 친화적’인 숙박 시설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비건 입문자나 채식이 낯선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5성급 호텔부터 인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리조트, 스위스 알프스를 여행하는 등산객과 자연을 즐기는 여행객을 위한 숙소까지, 20개 이상 국가의 130개가 넘는 숙박 시설을 소개하고 있다. 비건웰컴은 2021년 국제동물보호단체(PETA)의 ‘2021 여행 어워드(Travel Award 2021)’에서 ‘최고의 온라인 여행 포털’ 상을 받기도 했다. 비건웰컴에 이름을 올린 시설은 비건웰컴 로고를 그들의 행사장이나 웹사이트, 마케팅 자료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비건을 어떻게 정의하나.
“비건은 본래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유제품이나 달걀까지도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라는 의미로 통한다. 최근 이 단어는 ‘비거니즘’ 확산과 함께 식물 기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지칭하는 의미로 발전했다.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옷, 화장품, 가구 등에서도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비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건 라이프스타일의 확산은 현재 인류가 당면한 중요 이슈에 대한 관심이 반영됐다. 동물 보호나 환경 보호를 위해 많은 젊은이가 비거니즘을 주목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육류를 소비하는 사람은 하루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건에 비해 2.5배 정도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할 수 있을까. 앞으로 계획은.
“지속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160억달러(약 19조원)였던 전 세계 비건 푸드 시장 규모는 2025년 220억달러(약 26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베지호텔스와 비건웰컴 이용자들은 비건 라이프스타일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베지호텔스와 비건웰컴은 여행 업계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비거니즘은 여행 산업에서 안정적인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는 이용자들이 더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계속 데이터와 기술을 업데이트해 나가겠다.”

 

plus point

호텔가 비건 바람
‘힐튼·워커힐’ 특급 호텔, 비건 스위트룸 선봬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비건 스위트룸 내부. 사진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비건 스위트룸 내부. 사진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육류나 모피와 같은 동물성 제품을 배제하고 채식주의 삶을 추구하는 ‘비거니즘’이 확산하면서 숙박 업계에서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럭셔리’ 콘셉트를 고수하며 콧대 높던 특급 호텔들의 변화가 주목된다.

영국의 힐튼 런던 뱅크사이드(Hilton London Bankside)는 2019년 세계 최초 비건 스위트 객실을 선보였다. 이 객실은 영국 디자인 전문 업체 봄파스앤드파르(Bompas & Parr)에서 영국 비건협회(The Vegan Society)의 자문을 받아 디자인했다. 미니바부터 베개, 소파, 쿠션 등 객실을 채운 인테리어 소품도 모두 비건 소재다. 이를테면 소파에는 동물 가죽 대신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비건 가죽 ‘피나택스(Pinatex)’ 소재를 활용했다. 객실 문을 여는 카드키 역시 같은 소재로 만들었다. 베갯속은 조류 깃털 대신 메밀, 대나무로 만든 섬유로 채웠고, 객실 바닥은 대나무로 만들었다. 룸서비스로는 비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이 호텔은 지붕에 정원을 조성하고 직접 채소를 재배해 음식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5성급 호텔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업계 최초로 비건 스위트 객실을 마련했다. 객실 내 방석이나 쿠션에는 닥나무 소재의 한지 가죽을 활용했고, 타월과 가운, 욕실 매트 또한 국제 공정무역 라벨이 부착된 친환경 제품으로 바꿨다. 객실 어메니티는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을 제공하는데, 특히 샴푸는 97% 자연 분해되는 바 제품이다. 이 밖에 사람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최소형 자가 발전기 ‘휠스윙’도 구비했다. 숙박객이 직접 자전거를 타며 생산한 전기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다. 조식 메뉴 역시 비건을 위한 식단으로 구성했다.

이선목 기자·김보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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