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 서울대 동양사학과, 미국 하와이대 역사학 석사, 미국 루이스앤드클라크대 로스쿨, 전 중앙일보 기자, 전 NHN 미국법인 대표, 전 다음카카오 대표 사진 박상훈 조선일보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 서울대 동양사학과, 미국 하와이대 역사학 석사, 미국 루이스앤드클라크대 로스쿨, 전 중앙일보 기자, 전 NHN 미국법인 대표, 전 다음카카오 대표 사진 박상훈 조선일보 기자

“IT(정보기술)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IT 산업은 비효율적이고, 이용자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것을 발견해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자산 금융 서비스의 성장은 그 점에서 필연적이다. 올해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금융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본다.”

2월 16일 서울 역삼동 업비트 라운지에서 만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조용하고 차분했지만, 자신감이 느껴지는 어조로 “올해도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 산업은 ‘페인포인트(pain-point·아픈 지점이라는 의미로, 고객들의 필요와 욕구를 가리킴)’를 기술을 이용해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 왔다”며 “디지털 자산도 그 과정을 빠르게 밟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는 2021년 11월 방탄소년단(BTS) 등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와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사업을 같이하기로 했다. 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와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플랫폼 세컨블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1월부터는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보상을 지급하는 업비트 스테이킹 서비스를 내놓았다. 가상자산 기반 금융 서비스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두나무의 이 같은 행보는 디지털 자산 산업이 암호화폐 매매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란 이 대표의 설명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표는 미국 변호사로, 1999년 한국IBM 사내 변호사를 거쳐 2004년 NHN(네이버)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0년부터 카카오에서 일하기 시작해 2014~2015년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맡았다. 2017년부터 두나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두나무는 한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한다. 

지난해 11월 8140만원(업비트 기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2월 22일 4545만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을 서두르면서 유동성이 줄고 금융상품 가격이 하락한 데 영향을 받은 결과다. 이 대표는 “특정 순간의 가격 변화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며 “암호화폐가 기반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생태계와 관련 산업 발전이라는 큰 틀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논의되고 있는 암호화폐 업권법에 대해 이 대표는 “많은 이가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현행 논의는 (전통적인 금융자산을 규제하는) 자본시장법을 그대로 가져오는 수준”이라며 “암호화폐 업계의 의견을 청취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산업 육성이라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가장 눈여겨보는 트렌드가 있다면. 
“디지털 자산의 세계는 변화가 워낙 빨라 예측하기 어렵다. 2021년부터 진행 중인 변화를 보면 먼저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하는 등 참여도 늘어간다는 점이다. 각국 정부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나서고 있다. NFT가 단시일 내에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엔터테인먼트, 스포츠는 물론 순수미술까지 NFT와 연계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재화를 소유하고, 공유하며, 즐기는 게 보편화되면 문화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본다. 국내에서는 게임회사들의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업권법 논의도 빠뜨릴 수 없다.”

암호화폐 시장, 특히 가격 동향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암호화폐는 가격 등락을 예측하기 어렵다. 2020년에 2021년 시황을 전망해달라고 했으면 완전히 오답을 내놨을 것이다. 차라리 산업 변화를 깊숙이 봐야 하지 않을까. 암호화폐 가격은 사실 기반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 과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더리움이 스마트 컨트랙트(블록체인 기술로 변경 불가능한 이행 조건과 증빙 등을 디지털화한 계약) 기능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가격이 올랐다가 다시 가파르게 하락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NFT가 각광받자 다시 상승세다.”

2021년 가격 상승은 거품으로 봐야 하나.
“개인적으로 지금의 디지털 자산 시장을 인터넷 초창기에 비유하곤 한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이 꺼졌지만, 인터넷 산업은 성숙도가 높아졌다. 블록체인 산업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본다.”

두나무의 신사업 계획과 전략을 말해달라. NFT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하는 시각이 많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메가트렌드가 진행 중이라고 본다. 온라인에서의 소통이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이 생각을 나누고 취향을 나누는 커뮤니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NFT와 메타버스는 서로 연결된 비즈니스다. NFT가 의미 있으려면 이를 감상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커뮤니티 공간이 필수적이다. 메타버스는 이용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업비트 NFT는 팬덤이 있는 파트너들과 협업해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

하이브와의 협업도 그래서 한 건가. 구체적인 계획은. 
“올 상반기 (합작사를 통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추가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도전이다. 장기적으로 블록체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고, 거래 대상을 확장하는 글로벌 거래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다.”

국회와 금융위에서 가상자산 입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어떻게 보나.
“업권법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 같다. 다만 현재 발의된 법안들이 자본시장법 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게 대부분이라는 게 아쉽다. 신산업은 언제나 산업 발전에 따른 기대와 새로운 사회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함께해 왔다. 리스크가 우려되기 때문에 전체를 막는다면 기술에 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위축될 것이다. 디지털 자산은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코끼리의 일부다. 기술도, 산업도, 서비스도 모두 긴밀하게 얽혀 있다. 빠르게 결과물을 내기보다 심도 있는 논의와 미래지향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아직 암호화폐 업계 의견 청취가 정식으로 이뤄진 적이 없는데, 관련 기업들도 폭넓게 참여해 더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으면 한다.”

조귀동·이정수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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