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_24.jpg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서울대 전기공학과,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석사 및 박사, 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현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현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 회장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서울대 전기공학과,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석사 및 박사, 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현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현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 회장
사진 김형중

“디파이(DeFi·탈중앙금융) 같은 암호화폐 기반 사업 덕에 하룻밤 사이에도 디지털 은행이 만들어지는 마법이 가능해졌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2월 25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디파이발 혁신을 이같이 설명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한 탈중앙화 금융을 말한다. 중간에 금융 회사를 매개하지 않고 결제나 송금·예금·대출 등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디파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업체들이 구축한 스마트 컨트랙트(계약)에 의해 이뤄진다. 예금을 예치하듯 코인을 맡기면 이자를 주고, 코인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준다. 

김 회장은 “국내의 경우 은행 설립 최소 자본금이 1000억원이지만, 디파이로는 백서(화이트페이퍼)나 스마트 컨트랙트 내용이 좋으면 무일푼이어도 누구나 쉽게 디지털 은행을 만들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 투명성이 담보되므로 은행 건물이나 직원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사업 영역이 암호화폐를 통해 기존보다 광범위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암호화폐와 핀테크는 어떤 관련이 있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과 디지털 화폐가 융합된 하이브리드 핀테크다. 아날로그 화폐인 지폐와 달리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화폐는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기록되며 프로그래밍 또한 가능하다. 디지털 화폐 기반 금융은 블록체인을 통해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정보 비대칭 문제가 없어 신뢰성 확보를 위해 드는 비용이 거의 없다. 전통 금융사들이 오랜 기간 축적한 자본과 인력으로 디지털 금융에 속히 도전하지 않는다면 코인베이스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메이저 은행을 합병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디파이 같은 암호화폐 기반 비즈니스가 활발해진 이유는. 
“정보화 산업 이전의 세상에서는 도로가 핵심 인프라였다. 도로를 통해 물자 이동과 인적 교류가 쉬워졌다. 정보화 산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터넷이라는 인프라가 도로 역할을 하면서, 정보 유통의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췄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출현한 후에는 메인넷(Mainnet)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자본 모집과 전송 과정에서 중개자를 없애고 투명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코인을 디파이 업체에 맡기면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이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된다. 또 코인을 디파이 업체에 맡기면 그 회사 잔고에 코인이 들어가 있지만 코인 소유권은 자신한테 있고, 코인을 옮길 때 개인 키를 개인이 각각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인이 손을 못 댄다.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진 이유다.”

유명한 디파이 사례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 코인인 다이(DAI)를 발행하는 메이커다오(MakerDAO)가 대표적이다. 탈중앙화한 금융 플랫폼인 디파이에 예치돼 있는 자산 규모의 총합계 금액을 뜻하는 TVL(Total Value Locked) 순위에서도 메이커다오가 1위다. 예치금 규모만 150억달러(약 18조3900억원)가 넘는다.” 

암호화폐 산업 규제가 필요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정한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규제는 글로벌 표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규제는 중국 다음으로 과도하다.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규정하지 않은 실명확인계좌의 강제 적용, 개인지갑으로의 코인 전송 금지 등은 매우 과도한 규제다.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주식회사가 세계 최초로 주식을 발행했을 때도 사람들은 종이 뭉치에 불가하다며 그 가치를 불신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라는 신(新)디지털 금융 시대가 열렸지만 정부는 진흥보다는 규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심민관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