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에 떠 있는 아이스아이의 초소형 SAR 위성을 묘사한 이미지. 사진 아이스아이
지구 위에 떠 있는 아이스아이의 초소형 SAR 위성을 묘사한 이미지. 사진 아이스아이
라팔 모드르제브스키 아이스아이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바르샤바공과대 전기공학, 전 핀란드 기술연구센터(VTT) RFID 및 무선 감지 분야 연구원 사진 아이스아이
라팔 모드르제브스키 아이스아이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바르샤바공과대 전기공학, 전 핀란드 기술연구센터(VTT) RFID 및 무선 감지 분야 연구원 사진 아이스아이

기원전 500년,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인간은 지구와 구름 너머로 올라가야만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대학교 위성 제작 수업을 듣다가 ‘스타트업 불모지’인 인공위성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아이스아이(ICEYE)의 라팔 모드르제브스키(Rafał Modrzewski) 최고경영자(CEO)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두고 “이게 바로 지구 관측 위성이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스아이는 2014년에 설립된 핀란드의 초소형 상업용 위성 스타트업이다. 아이스아이는 초소형 SAR(Synthetic Aperture Radar·고성능 영상레이더) 위성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유명한데, 이 기술은 현재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비롯한 소수의 기업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소형 SAR 위성이란 한마디로 ‘가성비 위성’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중대형 인공위성보다 설계 비용이 적고 초경량(100㎏ 이하급)이라 제작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개발 비용이 저렴하다 보니 위성 수십에서 수백 개를 확보해 관심 지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실제 대형 위성 1기당 평균 양산 가격이 2400여억원에 달하는 반면 초소형 SAR 위성은 1기당 70억~8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ADD) 산하 첨단기술연구원도 최근 초소형 SAR 위성을 미래 기술 도전 사업 과제로 선정하고 2023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초소형 위성으로 ‘뉴 스페이스(new space)’ 스타트업의 대표 사례가 된 모드르제브스키 공동 창업자 겸 CEO를 3월 4일 서면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주 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우주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우리가 항상 맞닥뜨리는 날씨도 우주의 영향을 받는다. 필수적인 기후 변수의 절반 이상은 우주에서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학을 다니면서 SAR 위성에 관심을 두게 됐다. SAR 위성 크기를 줄여 100㎏ 미만이 되게 만드는 상상을 했다. 작게 만들어 비용도 줄이고 그 속에서 강력한 영상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게 꿈이었다. 그 꿈은 아이스아이로 이어졌다. 아이스아이는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과 미국 스탠퍼드대 기술 벤처 프로그램인 ‘알토-1’에서 탄생했다. 알토대에 다니던 중 나와 아이스아이 공동 창업자인 페카 라울리아(Pekka Laurila)는 위성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어려운 위성 제작과 관측 분야에 뛰어들었다.”

아이스아이의 성과를 알려달라.
“우리는 16개의 초소형 SAR 위성으로 이뤄진 위성 콘스텔레이션(위성 시스템으로 함께 작동하는 인공위성 그룹)을 소유·운용하고 있다. 초소형 SAR 위성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지금까지 총 3억4000만달러(약 4201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2015년 시리즈A로 연구개발(R&D) 자금 280만달러(약 35억원)를 조달했고, 이를 통해 2018년에는 세계 최초의 100㎏ 미만 SAR 위성이자 핀란드 최초의 상업 위성인 ICEYE-X1 발사에 성공했다. 이 위성은 중량 85㎏, 해상도 1m급이다. 올해 2월에는 시리즈D로 1억3600만달러(약 1680억원)를 받았다.”

아이스아이의 초소형 SAR 위성 강점은.
“SAR 위성은 지구 표면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우주 기반의 레이더 지진계와 같다. 우리의 초소형 SAR 위성 콘스텔레이션은 기존 지구 관측 영상 위성과 달리 우주에서 약 550㎞ 떨어진 지구 표면에 강력한 레이더 빔을 튕겨내 지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미지화한다. 이 레이더 빔은 구름과 연기도 뚫는다. 밤에도 지상을 촬영할 수 있다. SAR 위성의 레이더 영상 기술은 지구를 연중무휴 24시간 관측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우리 고객은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빠르고 지속적으로 지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우리 초소형 위성은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레이더를 탑재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지상의 상세한 변화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다른 업체의 위성과 무엇이 다른가.
“타 업체는 대부분 전자광학렌즈를 탑재한 위성을 갖고 있다. 이 위성은 가시광선으로 지구를 관측한다. ‘구글어스’를 생각하면 쉽다. 눈으로 보는 것처럼 지구를 보는 식이다. 반면 우리 위성은 레이더가 탑재돼 있다. 어둠과 구름을 모두 뚫는 레이더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더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수가 일어나면 보험 업계는 더 정확하고 빠르게 위험 요소를 분석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아이스아이는 SAR 위성으로 이미지를 얻은 다음 여러 보조 정보들과 결합해 홍수가 일어난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위험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로 인해 보험 회사는 성과를 개선하고 고객 불만을 해결할 수 있으며 손실 관련 비용을 연간 20~30% 줄일 수 있다.”

아이스아이의 핵심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가 위성으로 얻은 이미지는 지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산업군별로 보면, 보험 및 위험 관리, 홍수 관리·감독, 해양 안전 및 기름 유출 감지, 기반시설 관리, 광산 및 에너지, 국방 등 산업이 우리 이미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우리는 스위스리(스위스의 재보험사), 에이온(글로벌 보험 중개사), MDA(캐나다의 우주 기술 회사), 일본의 도쿄마린, 유엔(UN) 국제 재난 헌장, 유럽우주국(ESA) 등과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다. 모두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나 인력 파견이 어려운 지역의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다. 우리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2019년 5월, 우리는 한국의 AP 위성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의 뉴 스페이스 시장 발전을 돕기로 했다. 또 SAR 위성 이미지를 제공하고 관련 사업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에는 자회사인 ‘아이스아이 US’를 통해 국방과 정보 분야 고객을 두루 갖추고 있다. 아이스아이 US는 미 국립정찰국(NRO), 미 국립지질정보국(NGA), 미 육군,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국과 해양 환경 위험 관측과 대응을 지원하는 계약을 했다. 앞으로 전 세계의 비정부기구(NGO)와도 협력하고 싶다. 우리는 매시간 업데이트되는 지구상의 모든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스아이는 핀란드에서 시작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핀란드 정부와 유럽연합(EU), 대학들은 아이스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핀란드는 우수한 기술 대학을 갖추고 있다. 또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초기 단계 기업에 적극 투자한다. 우리의 첫 번째 투자금은 2015년 EU의 ‘호라이즌 2020’ 프로그램에서 받은 지원금 280만달러(약 35억원)였다. 이는 우리가 초소형 SAR 위성을 개발하고 다음 단계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데 발판이 됐다. 다만 처음에 ‘뉴 스페이스 혁신을 촉진하는 것은 정부’라고 정부를 설득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앞으로의 목표는.
“고객은 이제 단순한 위성 이미지를 넘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원한다. 우리는 고객 요구에 따라 지구상의 어느 지역에서든 지리, 소셜미디어(SNS), 기후 정보 등을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통합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말 룩셈부르크에 SAR 영상과 지구 관측 기술을 위한 머신러닝센터를 열었다. 고객이 미래를 더 잘 파악하게 지원하는 곳이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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