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킨 세일즈포스 마케팅 클라우드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SVP)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MBA, 전 디지타스 부사장,전 가트너 마케팅 담당 리서치 부사장,‘고객 데이터 플랫폼’ 공동 저자 사진 마틴 킨
마틴 킨 세일즈포스 마케팅 클라우드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SVP)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MBA, 전 디지타스 부사장,전 가트너 마케팅 담당 리서치 부사장,‘고객 데이터 플랫폼’ 공동 저자 사진 마틴 킨

업종·산업을 불문하고 ‘고객 목소리’가 최고로 여겨지는 시대, CRM(전사적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로 15만 개 이상의 기업들에 러브콜을 받은 기업이 있다. 1999년 설립된 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새로운 방식으로 형성한 세일즈포스다.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1위 CRM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2021년 기준 포천 500대 글로벌 기업 중 90%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초기부터 많은 기업이 세일즈포스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서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264억달러(약 32조6000억원)였으며, 주가는 팬데믹 직전(2019년 12월 말) 대비 현재(3월 22일) 32% 상승했다.

세일즈포스는 모든 채널과 정보를 고객 중심으로 연결하고,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사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디지털 혁신의 판을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분석·컨설팅 기관 IDC는 세일즈포스와 고객, 협력사, 파트너가 창출하는 수익과 일자리를 가리켜 ‘세일즈포스 이코노미’라고 칭하고, 세일즈포스가 2026년까지 930만 개의 신규 일자리와 1조6000억달러(약 1970조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봤다. 

세일즈포스가 팬데믹 시기에도 수많은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이코노미조선’이 3월 22일 마틴 킨 세일즈포스 마케팅 클라우드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SVP)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많은 기업의 DT를 돕고 있다. 기업은 DT가 필요한지를 어떻게 알 수 있나.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고객 경험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면, DT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영상황이 악화됐을 경우도 해당한다. 떠난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들어보면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DT 전략을 짤 때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은 통합된 고객 데이터다. 그다음에는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과정)과 조직, 업무 등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다음은 웹사이트, 이메일 등 각기 다른 포맷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디지털 혁신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 많은 데이터를 모은다고 되는 건 아닐 것 같다. 
“모든 데이터를 완벽하게 수집하려고 하는 건 좋지 않다. 앞서 미국 소매업체 ‘베드 배스’와 식품 제조기업 ‘제너럴밀스’의 데이터로 연구해본 결과, 고객 데이터 중 일부만 가치 있었다. 고객의 80%는 일회성 구매자였다. 대부분의 고객이 ‘가치 있는 고객’이 되기란 어렵기 때문에, 모든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방법은 옳지 않다. 소비자 전체 데이터 수집에 나서려고 할 경우 더 많은 비용을 쓰기만 하고, 이들을 고객으로 전환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좋은 고객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고, 그 고객과 어떻게 관계를 구축할지 생각해야 한다. 고객이 데이터를 제공하면 그 반대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멤버십 제도가 전략적 접근이 될 수 있다. 가장 집중해야 할 고객은 상위 5~10% 고객이다. 이들이 어떤 행동패턴을 보이는지, 어떤 종류의 제품을 구입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집중해야 한다. 자사 데이터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은 속해 있는 산업, 가지고 있는 채널 등을 분석해 더 가치 있는 고객에게 집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기업에 어떤 기여를 하나.
“제품 개발과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좋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데이터에 기반해 도출한 분석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혁신적인 방법과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로 이어질 수 있다.”

DT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엔 팬데믹 영향도 있는 듯하다. 
“팬데믹은 DT를 가속화했으며, 소비자 행동도 변화시켰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은 차나 집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소비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차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바로 주문을 할 수 있다. 전체 프로세스가 훨씬 더 디지털화된 거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2019년까지만 해도 집을 한 번도 보지 않고 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영역을 디지털로 접근·이용하는 게 편리해졌다. 소비자 행동이 완전히 바뀐 거다. 기업도 디지털로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적응해야 한다.”

팬데믹 위기를 DT로 넘긴 고객사도 있나. 
“식음료 기업 ‘펩시’가 대표적이다. 펩시는 식음료 제품을 주로 소매업체를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편이었다. 다른 전통적인 소비재 회사와 비슷하게 고객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았다. 최근 프라이버시 문제로 서드파티 쿠키를 수집하기 어려워지면서, 펩시는 고객 맞춤형 광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해왔다. 펩시는 또 팬데믹 기간 많은 소매점이 문을 닫자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구매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펩시는 코로나19 확산 한 달여 만에 전자상거래 사이트 2개(스낵닷컴, 팬트리숍닷컴)를 열었다. 펩시의 온라인쇼핑몰에는 펩시의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찾아오며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펩시는 가입자들을 통해 자사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고, 소비자 구매 행동과 함께 구매한 제품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 연구, 로열티 프로그램도 할 수 있게 됐다. 펩시뿐만 아니다. 보험, 은행, 자산 관리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인의 다국적 금융 그룹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 은행(BBVA)’은 세일즈포스와 일주일 만에 본사(90%)·지점(70%) 직원 대부분이 원격근무할 수 있는 재택근무환경을 구축했다. 기업·개인 대출사업을 하는 ‘뱅커스 헬스케어 그룹(BHG)’은 팬데믹에도 고객 클라우드 구축에 성공해 대출 신청 시간을 12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하고, 1주일 만에 1500건 넘는 대출 신청을 접수했다.”

조직이 DT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직원들이 DT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조직 구성원 간 부서 이기주의가 없어야 한다. 특히 마케팅팀은 채널별로 팀이 나뉘어 있어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서로 다른 팀 간에 훨씬 더 많은 의사 소통을 하고, 팀을 통합해야 한다. 때로는 조직 구성이 데이터 수집이나 기술보다 더 어렵다.”

DT에 실패하는 기업이 많다. DT 시도 기업에 조언을 해준다면. 
“너무 빠르게, 한꺼번에 DT를 하려고 하면 실패할 수 있다. 35개국에서 40개의 건강·미용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 있었는데, 너무 야심찬 전략을 세웠다가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지금껏 본 기업 중 DT에 가장 성공한 기업은 미국 중서부·남부에 있는 편의점 체인 ‘케이시 제너럴 스토어(Casey’s General Stores)’다. 이 기업의 목표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 구축한 POS 시스템과 로열티 프로그램, 이메일 등을 통합하는 거였다. 예를 들면 고객들이 좋아하는 피자를 파악해 맞춤 광고를 하는 것으로, 한 고객과 여러 채널을 통해 나눈 커뮤니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하려고 한 거다. 목표는 크지 않았지만 결과는 뛰어났다. 케이시 제너럴 스토어는 2020년 1월에 로열티 프로그램을 시작한 뒤, 팬데믹 동안 250만 명의 가입자를 얻었다.”

안소영 기자, 김보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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