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로저스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교수 전 아메리카 마케팅 협회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플레이북’ ‘네트워크는 당신의 고객이다’ 등 저자 사진 데이비드 로저스 마이클 레녹스버지니아대 다든 비즈니스스쿨 교수 전 스탠퍼드대·하버드대·옥스퍼드대 방문교수,전 듀크대 후쿠아경영대학원 교수 사진 마이클 레녹스
데이비드 로저스(왼쪽)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교수 전 아메리카 마케팅 협회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플레이북’ ‘네트워크는 당신의 고객이다’ 등 저자 사진 데이비드 로저스
마이클 레녹스버지니아대 다든 비즈니스스쿨 교수 전 스탠퍼드대·하버드대·옥스퍼드대 방문교수,전 듀크대 후쿠아경영대학원 교수 사진 마이클 레녹스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에 도전하지만, 성공시키기는 쉽지 않다. 2021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전 세계 70개 기업 임원 8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DT 목표를 달성했다고 답한 기업은 35%에 불과했다. 같은 해 베인앤드컴퍼니가 제조기업 경영진을 조사한 결과, 66%가 제조과정 디지털화에 투자하고 있지만, 25%만 원하던 성과를 달성했다고 답했다. 수많은 기업이 DT에 돈을 쏟아붓고도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코노미조선’과 3월 21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데이비드 로저스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DT는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됐다”면서도 “명확한 비전과 계획 없이 DT에 나서면 값비싼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마이클 레녹스 버지니아대 다든 비즈니스스쿨 교수도 “과거의 성공법칙에서 벗어나 각 부서에 디지털 챔피언을 길러야 DT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DT는 어떤 기업에 필요한가.

로저스 “DT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기존 비즈니스를 다시 구상하고 변형, 적용해 성장하는 것이다. ‘DT는 기술과 관련된 것’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꼭 그런 건 아니다. 물론 기술은 선택한 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만들지만, DT의 핵심이라거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니다. DT가 차세대 우버나 에어비앤비, 야놀자 같은 스타트업을 세우는 데 필요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제품과 서비스, 고객, 직원, 파트너, 투자자, 브랜드 평판 등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전진할 때 쓰는 방법이다. 지난해 연구한 결과 미디어나 테크놀로지 기업과 제조·에너지 기업 간 DT 수준 차이가 크게 보이지 않았다. DT가 업계 불문, 모두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거다. 기업의 수장은 DT를 통해 비즈니스를 재창조하고, 조직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DT는 할지, 말지, 언제 시작할지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빠르게 할 것이냐가 문제다.”

레녹스 “DT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기술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DT는 산업의 경쟁 기반을 바꾼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법을 창출하고, 기존 공급망을 해체하거나,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거나, 디지털 파워를 갖게 한다.” 


팬데믹이 DT 트렌드에 영향을 줬나.

로저스 “코로나19 이후, DT의 목표와 투자 방향이 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전에 비즈니스 연속성이나 공급망, 생산성 등에 초점을 맞췄으나, 올해는 혁신 가속화와 고객 기반 확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2020년에는 재택근무 기술에 많이 투자했으나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팅, 머신러닝, 프로세스 자동화 등 핵심 디지털 기술 투자에 다시 자금을 붓고 있다.” 

레녹스 “팬데믹은 소매,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했다. 공급망이나 물류 부문에서 겪는 문제는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많은 기술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전통기업도 DT를 해야 하나.

로저스 “전통기업도 하루빨리 DT 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넷플릭스, 틱톡, 쿠팡을 사용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며, 기계를 다루거나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할 때에도 프로그램 확장성이 뛰어나고,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이길 기대한다. 전통기업들이 핵심사업만 고수할 경우, 매출과 수익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 전통기업 중 DT에 성공한 기업을 꼽자면, 농기계 제조기업 1위인 존 디어가 있다. 존 디어는 트랙터, 파종기, 수확기 등 농기계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인데, 농기계를 판매할 때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지원해 클라우드에 연결한다. 농경지 곳곳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농부들이 씨앗을 심고, 비료를 주고, 수확할 때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산업용·의료용가스를 생산하는 에어리퀴드도 있다. 에어리퀴드는 전 세계 400개 산업플랜트와 2000만 개의 가스 실린더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쌓아 오작동 이전에 예측·유지·보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온라인, 전화, 애플리케이션, 대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대응하며, 대형고객사나 스타트업과 협력해 의료, 대기오염 솔루션 등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DT로 어려움을 뚫고 돌파구를 찾은 기업도 있나.

로저스 “디즈니다. 디즈니의 6번째 최고경영자(2005~2020년)였던 밥 아이거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를 통해 디즈니의 장기비전을 세웠다. 그는 디즈니+에 많은 투자를 했고, 직원들과 투자자에게 이 방향이 맞는다는 것을 알렸다. 단기적으로 비용 투자가 많았지만, 투자자들은 디즈니의 전략을 지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디즈니월드, 디즈니랜드가 영업을 중단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디즈니+는 빠르게 성장했다.”


DT에 실패하는 기업도 많다. 이유는 주로 무엇일까.

레녹스 “DT가 IT팀의 업무라고 잘못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경영진과 직원들이 디지털 기술을 똑똑하게 활용하는 기업이 기존 산업, 사업모델들을 파괴하고, 시장을 아예 바꿔버리는 ‘디지털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바꾸는 것을 우려한다.” 


DT 성공 조건은.

로저스 “DT에 성공하는 기업은 35% 정도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5가지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먼저 미래 공통 비전을 정의하라. 디지털 미래에 대해 비전을 공유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이에 공감하지 못해 반발하고, 투자 효과가 떨어진다. 우리 회사가 어느 분야에서 경쟁할 것인지, 기업의 고유한 강점은 무엇인지 알려라. 둘째,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를 파악해 디지털 전략을 구성하라. 셋째, 새로운 디지털 벤처를 신속하게 테스트하고 검증하라. 많은 것을 시도하고, 효과가 없다면 그 전략은 빠르게 접어야 한다. 넷째, 디지털 혁신 프로세스를 확장하는 것을 반복하라. 마지막으로, IT 부서와 HR 부서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게 만들어라. 적절한 인력과 기술 비중을 파악해 디지털 문화를 구축하라. 실패의 덫을 피하고, 혁신 성공의 키에 초점을 맞춰라.”

레녹스 “조직의 민첩성을 길러라.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최첨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습·혁신의 신속한 순환이 필수적이다. 과거의 성공기법이 디지털 세상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미 세워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테스트하라. 또 디지털 인재를 키워라. 데이터 과학자나 데이터분석가,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 전문가만 필요한 게 아니다. 기업은 마케팅, 제품 개발, 재무, 인사팀에서 데이터 과학자와 주요 운영 부서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디지털 챔피언을 육성해야 한다.”

안소영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