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윤 와그 창업자 겸 대표(CEO) 단국대 행정학, 전 브라이니클(현 디어유) 홍보 담당, 2016년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대상(대통령상)’ 수상
선우윤 와그 창업자 겸 대표(CEO) 단국대 행정학, 전 브라이니클(현 디어유) 홍보 담당, 2016년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대상(대통령상)’ 수상

“2015년에 이미 모바일로 항공·호텔을 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었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와 액티비티 모바일 예약 서비스는 없더라. 레저와 액티비티도 모바일로 쉽게 예약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또 레저와 액티비티는 세계 곳곳에 있지 않나. 그렇게 와그(WAUG)는 2016년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선우윤 와그 대표가 3월 30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밝힌 창업 배경이다. 와그는 전 세계 여행지의 투어 프로그램, 각종 체험부터 스파, 레스토랑까지 자유 여행에서 즐기는 모든 액티비티를 모바일 예약으로 옮긴 토종 여행·레저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 200여 개 도시에서 액티비티 3만여 개를 공급하고 있다. 시장도 와그의 성장성을 알아봤다. 2016년 출시부터 지금까지 와그가 국내 내로라하는 기관들로부터 투자받은 누적 금액만 370억원에 이른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전인 2019년 와그는 월평균 2만 건 이상의 해외 사용자 결제가 이뤄졌다. 

다만 와그도 팬데믹을 피하진 못했다. 이때 와그는 국내 액티비티 카테고리를 늘리며 유연하게 대응했다. 덩달아 새로운 이용자도 유입됐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교원그룹,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인라이트벤처스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C를 유치했다. 글로벌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구글 플랫폼과 협업했다. 선우 대표는 팬데믹이 “위기이자 기회였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와그 앱에서 ‘파리’ 탭을 누른 후 페이지(왼쪽)와 와그 오리지널스로 운영되는 필리핀 세부의 배. 사진 와그
와그 앱에서 ‘파리’ 탭을 누른 후 페이지(왼쪽)와 와그 오리지널스로 운영되는 필리핀 세부의 배. 사진 와그

와그만의 차별점은.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출발한 업체라는 것이 국내 다른 여행·레저 플랫폼과 다르다. 와그는 영어, 일본어 등도 모두 지원하고 해외 결제도 된다. 팬데믹 이전에 전체 결제에서 해외 비중이 90% 수준이었다. 와그는 초기부터 주요 해외 시설물, 여행 명소와 직접 계약해 상품을 선보였다. 미국, 유럽은 물론 몽골 울란바토르, 아프리카 시설물까지 와그에 입점해 있다. 이걸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팔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나. 그래서 글로벌로 서비스했다. 그렇다고 국내 여행·레저 시설물에 신경을 쓰지 않은 건 아니다. 국내 시설물도 계약했다. 외국인이 와서 한국의 레저·액티비티 시설물을 즐길 수 있으니까. 그야말로 ‘전 세계인’이 우리 고객이다.”

와그의 글로벌 전략이 구글까지 닿았다던데.
“지난해 말 구글 여행 액티비티 검색 및 예약 서비스인 ‘구글 싱스 투 두(Google Things to do)’와 국내 기업 최초로 협업했다. 구글에서 ‘에버랜드’를 검색하면 구글은 에버랜드 정보 하단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업체 몇 곳을 띄워주고 바로 해당 업체의 플랫폼으로 연결해준다. 이게 구글 싱스 투 두다. 구글 싱스 투 두에는 세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를 비롯한 소수의 글로벌 업체만 입점해 있다. 우리는 구글을 통해서 전 세계 고객을 와그 플랫폼으로 유인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국내 업체 중 와그만 영문 서비스와 해외 결제를 지원하고 있어 구글과 계약이 가능했다. 와그는 2018년에 네이버와도 파트너십을 맺어 네이버 검색 화면에서 곧바로 전 세계 주요 여행지의 입장권을 살 수 있게 했다. 이런 대형 엔진으로 유입된 이용객을 와그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만큼 와그도 팬데믹 상황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팬데믹 전 매출이 연평균 360% 성장했는데, 팬데믹을 겪으면서 하루 결제 건이 90%까지 줄었다. 지금은 많이 회복했다. 이 상황을 잘 버티기 위해서 와그는 국내 카테고리를 늘렸다. 국내에서 스파와 마사지, 레스토랑 등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면서 결제 건을 차츰 회복해나갔다. 기존 20대 여성에게 쏠려 있던 고객층도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트래픽이 예년보다 늘었다. 실제로 스파와 마사지 부문에서 결제 건이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여행·레저에 집중했던 와그가 외도를 한 건 아니다. 스파와 마사지, 레스토랑도 모두 액티비티 영역이다. 액티비티라고 하면 관광이나 활동적인 레저만 생각하는데, 해외여행 가면 마사지도 액티비티가 되지 않나. 또 구글에 검색되는 모든 장소에 와그 티켓링크가 떠 있으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리한 지점을 잡을 수 있겠다 싶었다.”

팬데믹으로 여행·레저 트렌드가 변했나.
“그렇다. 팬데믹으로 인해 여행·레저 업계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Digital Transformation)이 빨라지고 있다. 비대면이 만연하면서 국내외 여행지의 가게나 시설물도 계속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여행·레저 산업에서의 DT란 예약 등이 모두 자동화되는 것이다. 와그에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티켓을 예약했다고 하면 결제를 마치자마자 모바일로 QR코드 티켓이 발권된다. 입장 전에 QR코드 티켓만 기기에 갖다 대면 입장 완료. 기존에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서 직원에게 티켓을 보여주는 모든 절차가 없어지는 것이다. 해외 주요 시설물들도 ‘이제 너희 같은 곳이랑 더 많이 계약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팬데믹 전에는 QR코드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 방역 패스로 인해 전 국민이 QR코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이런 점이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

팬데믹 속에서도 120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기관들은 여행·레저 시장이 없어지는 시장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시장은 대체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계속 다른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또 경험에 대한 가치는 예전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다. 투자받은 자금은 DT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쓸 것이다.”

방역 지침 완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 텐데.
“다시 해외 영업에 집중하려 한다. 선진국 위주로 수요가 급증하리라 생각해서 유럽이나 미주에 있는 레저·액티비티를 늘리고 있다. 일각에서 해외여행 ‘반짝 수요’일 수 있다고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여행이 주는 가치는 예전보다 더 올라갔다. 전형적인 단체 여행을 갔던 예전과 자유 여행 기반이 된 지금의 여행 트렌드는 굉장히 다르다. 각자 여행을 떠나는 목적과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여행의 만족감은 더 커졌다. 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여행 플랫폼과 상품도 다양해졌다. 와그는 다양성을 겨냥하기 위해 ‘와그 오리지널스’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와 액티비티를 골라 와그가 직접 기획, 판매하는 자유 투어 상품이다. 전 세계 14개 여행지에 30여 개 상품이 있다. 예를 들어, 필리핀 세부에 다양한 액티비티와 세련된 외관을 갖춘 와그 오리지널스의 ‘분홍 배’가 인기를 끌면서 흰색 일색이던 세부 현지 배들이 점점 분홍색으로 칠해지고 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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