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보애즈 카토 인스티투트 부소장전 경쟁력 경제위원회(Council for Competitive Economy) 디렉터, 전 ‘뉴 가드(New Guard)’매거진 에디터 사진 카토 인스티투트
데이비드 보애즈 카토 인스티투트 부소장전 경쟁력 경제위원회(Council for Competitive Economy) 디렉터, 전 ‘뉴 가드(New Guard)’매거진 에디터 사진 카토 인스티투트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최고 고문을 역임한 대표적 보수주의자 마크 레빈(Mark Levin)은 작년 7월 발간한 저서 ‘미국의 마르크스주의(American Marxism)’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이 점차 사회주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복지 인프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증세를 주장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해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진보주의(progressi-vism)니, 민주적 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니 하는 그럴듯한 말로 자신들을 위장해 대중을 현혹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우려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미 대표 싱크탱크 중 하나인 카토 인스티투트(Cato Institute)의 데이비드 보애즈(David Boaz) 부소장도 4월 8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등 여러 나라가 큰 정부로 회귀하려는 분위기에 대해 “일단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은 정부는 그것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감시 사회(big brother)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애즈 부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는 보수 논객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탄탄한 자료조사하에 쓴 자유주의 선언(well-researched manifesto of libertarian ideas)”이라고 평한 저서 ‘자유주의로의 초대(Libertarianism)’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보애즈 부소장과 일문일답.

 

세계 각국이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추세일까.
“전쟁, 경기 침체, 자연재해 등 비상 상황에선 정부의 몸집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비상 상황이 끝난 뒤에도 일단 규모가 커진 정부는 원래 상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번 권력을 손에 넣은 자들은 그것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자유와 경제적 번영(prosperity)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더욱더 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정부가 경제 개입을 강화할수록 시장이 (자체적으로) 활동할 여지가 줄어들고, 이는 경제 성장을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을 어떻게 평가하나.
“불행하게도 많은 미국 정책 입안자와 주요 언론이 높은 세금과 과도한 정부 지출이 경제적 번영을 약화시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 지출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수준, 혹은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절정기 수준으로 정부 지출을 유지하려 한다. 이러한 정책은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회는 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 적자를 낮추고, 규제를 줄이며,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부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부를 운영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가 사회 변화의 매개체가 돼선 안 된다. 자동차, 텔레비전, 컴퓨터 등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 될 발명품에서부터 기회의 균등 같은 여러 사회적 혁신까지 변화의 대부분은 개개인의 발명가, 혁신가들로부터 나왔다. 정부가 그런 변화를 이끈 게 아니다. 진보로 가는 최상의 길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자유 거래, 규제 완화, 낮은 세율,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은 큰 정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다. 많은 소프트웨어는 정부의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정부 규제로 우버·아마존·줌(Zoom) 같은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기란 어렵다. 반면, 국민이 이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온라인상에 남는 정보와 데이터가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 할 때 이러한 데이터는 아주 좋은 감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영국 등 서구 자유주의 사회는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반면, 중국처럼 정부의 힘이 강한 국가가 대응을 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당시 중국이 초기 대응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역이 성공적이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도 신뢰하기 어렵다. 최근 중국의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의 식량 부족 문제 등을 볼 때 중국이 코로나19로 겪은 여파는 세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 정부가 감시 사회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국의 경우는 이미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저서 ‘1984’에서) 예견한 감시 사회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쉬운 암호화(encryption) 같은 개인정보 보호기술을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에 디폴트(기계 장치 등에 기본적으로 지정)시킴으로써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가 큰 정부로 회귀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글로벌 리더들의 역할과 의무는 무엇인가.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이 세계를 빈곤 상태에서 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사회를) 가장 낮은 야만주의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부유함(opulence)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평화, 낮은 세금, 사회 정의를 보장해 주는 정부 말고는 딱히 필요한 게 없다. 그것만 지켜지면 나머지는 전부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세금과 규제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법규가 지켜지는 사회를 보장하도록 하라. 그러면 국민은 자발적으로 경제적 성장과 부를 창출할 것이고, 이를 통해 사회 조화가 이뤄질 것이다.”


plus point

“세계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필요로 한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시자 겸 회장 사진 블룸버그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시자 겸 회장 사진 블룸버그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시자 겸 회장은 지난 1월 칼럼에서 세계 리더들에게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다음은 주요 발췌문.

“코로나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야기한 수많은 위기가 올해부터 조금씩 사그라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 대응 실패와 사회적 결집력 와해 같은 새로운 도전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 리더들은 과거와 다른 거버넌스 모델을 취해야 한다.

거버넌스 4.0은 그 이전의 거버넌스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코로나19 국면에 등장한 거버넌스 3.0과 달리) 멘털, 헬스, 기후 변화 대응, 전 세계 생물 다양성 손실 문제 등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거버넌스 4.0은 과거에 만연했던 톱 다운(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와 기업이 긴밀하게 협조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정부는 자신들이 모든 답을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하며, 기업 역시 더 이상은 사회·환경 문제에 소홀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눈앞의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편협한 경제 노선을 버려야 한다.

아직도 많은 리더가 거버넌스 2.0 상태에 머물러 있고, 일부 국가에선 거버넌스 1.0 상태를 선호하기도 한다. 21세기는 전례 없이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20세기 마지막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 자손들이 21세기를 돌아보며 우리가 이룩해 놓은 것들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현재의 거버넌스 모델은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오윤희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